제주 동쪽

일을 하고 나서 출장이든, 여행이든 일 년에 꼭 한번은 제주도를 방문하게 되는 것 같다.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제주도에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냥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맑은 공기와 더불어 천혜의 자연환경은 심신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은 물론 기분마저 상쾌하게 만들어 준다. 물론 업무로 가게 되면, 짜여진 일정에 쫓겨 관광은 고사하고 그저 일정에 따라 비행기를 타고 왔다갔다는 하는 것 정도로 만족해야 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출장지가 제주도라면, 그 사실만으로도 무조건 가고 싶다.

제주도를 여러 번 가봤지만, 여전히 가본 곳 보다 안 가본 곳이 훨씬 더 많다. 이상하게도 전에 갔었던 곳을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가다보니, 늘 가던 곳만 가게 되었던 것 같다. 이 책을 보고 나서 나만의 제주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들었다. 책 속의 제주 풍경들 중에는 실제 가서 꼭 한번 보았으면 하는 곳들도 다수 있었다.

 

책을 펼치자 마자 눈에 들어오는 제주 바다.

구좌읍 평대리 해변.....

21세기북스에서 출간된 대한민국 도슨트, 제주동쪽 책이 아담하니 너무 예쁘다.

사실 따뜻한 봄기운이 느껴질 때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이 있다. 산이 있고, 바다도 있으면서 분명 대한민국 영토인데, 어딘가 대한민국 같지 않은 이국적인 풍경을 담고 있는 곳, 바로 제주도이다.

 

제주는 뭍과 동떨어진 섬이다. 또한 제주는 언어와 문화가 사뭇 다르고 풍토와 자연경관도 뭍과 차이를 보여 종종 이국적인 섬이라고 불린다.…한라산은 높기만 한 것이 아니라 화산답게 땅속으로도 깊은 산이다. 땅 아래 미로처럼 얽힌 동굴을 만들었고 지상으로도 깊고 얕은 골짜기를 만들어 곳곳에 하천이 생겨나게 했다.…한라산은 성스러운 산이라 하여 함부로 오르지 않았다. 가로질러 산 너머로 가는 일은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일이었다. 하여 산을 넘기 보다는 에둘러 돌아가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리적 조건 덕에 제주 사람들의 관습과 문화, 생활방식 등은 크게 동과 서로 나뉘었다.(~20면)

 

15~6년 전쯤 제주도에 가기 위해 처음 비행기를 타고 제주 공항에 내렸을 때 공항에서 나를 맞아 준 야자나무를 보고 이국적인 제주의 정취에 한껏 고무된 적이 있었다.

제주를 동서남북으로 구분 했을 때, 제주 동쪽에는 함덕리, 김녕리, 조천읍, 구좌읍, 성산읍, 표선, 남원읍, 서귀포시 일부가 제주 동쪽에 속한다. 함덕에는 서우봉이 있고, 김녕리에는 다랑쉬오름과 다랑쉬굴이, 성산에는 우도와 성산일출봉 그리고 광치기 해변이 있다. 성산에서 쭉 내려가다가 표선리와 남원읍 경계에 이르면 파도와 바위가 만들어낸 해안 절경이 일품인 큰엉해앙경승지가 있다. 여기는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인데, 이제까지 몰라서 가보지 못한 곳이다.

 

푸른 비경에 감춰진 통한의 역사. 성산을 비롯한 제주는 발길 닿는 모든 곳이 아름답다. 하지만 제주 토박이들에게 제주 바다는 끝도 없이 흘러 넘친 피눈물이 응어리진 것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고난 중에서도 가장 참혹한 아픔은 70여년 전 제주를 아비규환의 생지옥으로 만들어놓은 4.3이다. 4.3은 7년 7개월 동안 이어진 대학살극이었다. 당시 제주 전체 인구가 30만이었는데, 학살당한 희생자의 공식적인 숫자만 3만명이 넘는다. 열 사람 중 하나가 죽임을 당했고, 제주 모든 곳이 사형장이며 묘지였다고 한다.…현기영의 소설 순이삼촌은 조천읍 북촌리에서 벌어진 실제 학살을 다룬 작품이다.(~31면)

 

발길 닿는 곳 모두가 아름다운 제주 동쪽에는 여행자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시린 역사와 뜨거운 신화가 살아 숨 쉬고 있다. 그렇다. 이제까지 우린 제주의 겉모습에 현혹되어 겉만 보았을 뿐, 속을 들여다보지 못했다. 제주도를 여러 번 가봤지만, 제주도에 이런 아픔이 있는지는 깊이 있게 생각해 보지 못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름다운 풍광이면에 제주의 아픔과 슬픔, 통한을 조금은 공감할 수 있었다.

 

지미오름 정상에서 내려 본 성산, 30분 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지미 오름은 바다 가까이에 있어 특별한 전경을 선물한다. 푸른 제주 바다와 반듯하면서도 개성넘치는 제주 밭이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120면)

 

지미오름 외 아부오름의 분화구, 표선 해수욕장, 다랑쉬오름, 말미오름은 꼭 한번 가보고 싶을 정도로 인상적이고 아름다운 곳인 것 같다. 다음 번에 제주에 가게 된다면 이곳들을 우선 가보고 싶다.

21세기북스에서 출간된 대한민국 도슨트, 제주동쪽은 그저 평범한 여행 안내서가 아니다.

이 책은 제주 동쪽의 자연 풍경 속 험난했던 역사와 삶의 자취를 찾아 떠나는 여정이다. 제주 토박이 전문가가 아니면 결코 알 수 없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제주를 다시 새롭게 느껴보고 싶다. 그리고 제주 동쪽이 나왔으니, 나머지 제주서쪽, 남쪽, 북쪽의 이야기도 무척이나 궁금하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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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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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글 쓰러 갑니다.

퇴근 후 글을 쓴다. 이게 가능할까?

사실 퇴근 후에는 너무 피곤해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다.

나의 경우, 체력 단련을 위해 식후에 1시간 정도 가볍게 산책이나 구보 등의 운동을 하는 편이다. 이렇게라도 소화를 시키지 않으면 몸이 힘들어서 견디질 못하기 때문이다.

 

퇴근 후, 과감하게 나만의 프로젝트를 시작하라.

바로 내 책 출판이라는 프로젝트.

글을 슨다는 건 내가 만든 세상의 창조주가 되는 일이다.(~7면)

 

제목이 인상적인 이 책의 저자는 정말 대단하다.

사실 나도 책 읽는 행위, 이른 바 독서를 좋아한다. 책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머리 속에 어떤 생각들이 맴돌고 그 생각들을 글로 옮겨 적어 보고 싶을 때가 있다. 책을 읽다가 그저 자연스럽게 글을 쓰고 싶은 충동에 사로 잡히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그 글이 어디까지나 체계적이지 못하고 논리 또한 정연하지 못해 남에게 보이기에는 부끄러운 수준이라는 점이다.

 

출판의 형태에는 출판사를 통한 출판과 독립 출판의 방식이 있는데, 각기 장단점이 있다. 독립 출판은 투고와 반려의 번거로움이 없는 반면 초기 투자 비용이 발생하고, 출판사를 통한 출판은 금전적 보상(인세)를 받고 출판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며 출판할 수 있는 반면, 출판사의 간택을 받아야 하고 계약이 필요하다.(25면)

 

문제는 글을 썼다고 해서 모든 글이 다 책으로 출판되는 것은 아니다. 출판이 되는 글과 되지 못하는 글이 있다. 정보, 재미, 감동, 기쁨, 위로, 설득, 공감, 통찰 등등 소재와 내용의 차별화가 있어야 한다. 예컨대, 여행 책을 낸다면, 기존에 사람들이 많이 다녀온 곳의 여행 에세이는 출간이 어렵다. 반면 사람들이 거의 가보지 못한 나라에 대한 여행 에세이는 독자들의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차별화 전략이다.

 

퇴근 후 글 쓰러 갑니다. 제목이 무척이나 강렬하게 다가왔다. 평소 책을 읽고 느낀 점 내지 소감 같은 걸 쓰는 걸 좋아하다보니, 당연히 글쓰기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글쓰기를 한번이라도 해 보신 분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듯이 글쓰기가 말처럼, 생각처럼 호락호락 쉽게 되지 않는다. 느낀 점, 생각, 읽은 책의 내용들을 고루 잘 정리해야 하고, 그 정리된 내용으로 조리 있게 글로 옮겨야 한다. 말은 쉽지만, 막상 쓸려고 하면, 그 과정이 생각처럼, 내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한 권의 책을 출판하기까지 어떤 과정이 거치게 될까?

글쓰기 – 제안하기 – 출판사와 조율 – 계약서 작성 – 최종원고 전달 – 교정 및 보완 – 인쇄 및 유통 – 마케팅(29면)

 

책을 내면 작가들의 수입은 어떻게 책정이 되는가?

일단 인세는 기본적으로 책값의 10% 정도 책정된다고 한다.

총 판매량에 책값을 곱하고 다시 10%를 계산하면 작가의 몫이 나온다.(59면)

 

출간은 대형 출판사에서 해야 하는가? 대형 출판사와 소형 출판사의 차이는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들 수 있다. 인력, 자본력, 시스템!! 하지만 대형 출판사의 경우, 1년에 수십 권의 책을 내다 보니, 보통 연간 로드 맵이 정해져 있고 인지도 높은 작가들이 많아 초보 작가들이 진입할 수 있는 문턱이 너무 높고, 내 책이 찬밥 신세가 될 수 있다. 소형 출판사는 이 반대라고 생각하면 된다. 인력, 자본력,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열악하지만 내 책 하나에 집중이 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167면)

 

책읽기를 좋아하고 글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적이 소망이 하나 있을 것이다. 바로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을 내는 것, 이른 바 작가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대중을 상대로 책을 쓸 정도로,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베스트셀러 작품을 내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꿈은 꾸면 이루어진다고 했는가? 굳이 많은 이들이 읽지 않으면 어떤가? 다만 나의 글을 읽고 공감해주는 소수의 독자만 있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글쓰기, 출판과 관련해서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다. 책을 쓰기 위한 출간 준비에서부터 쓴 글을 출판, 출간하는 팁, 그리고 계약과 탈고를 통해 한 권의 책을 완성하기 까지 전 과정을 보고 배울 수 있다. 나도 꼭 작가가 되고 싶다.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이 있다. 방법과 노하우를 알았으니, 차근차근 글을 쓰며 글들을 모아 볼 생각이다.

드라큘라

 

작품은 속기로 작성한 조너선 하커의 일기로 첫 장이 시작된다.

 

5월 3일 루마니아의 비스트리츠.

이곳은 드라큘라 백작이 언급한 역마을이었다.

5월 1일 저녁 8시 35분 기차를 타고 뮌헨에서 출발해 다음 날 오전 빈에 도착…드라큘라 백작은 골든 크로네 호텔을 알려주었는데, 오래돼서 낡아빠졌지만 그 지역 고유의 모습을 모조리 감상하고 싶었던 나에게는 무척 마음에 드는 숙소였다.…남자는 자리를 떴다가 금세 편지 한 통을 가지고 돌아왔다.

 

친애하는 하커씨,

카르파티아산맥에 들어온 것을 환영하오.

그대가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오 있소.

…런던에서 이곳까지 그대의 여정이 즐거웠으리라 믿으며,

아름다운 내 영지에서의 체류도 만족스러우리라 생각하오.

그대의 친우, 드라큘라(~17면)

 

표지가 시선을 끈다. 드라큘라 하면 연상되는 동물이 바로 박쥐이다. 드라큘라의 망토와 박쥐의 날개가 닮아 있고, 어둠과 피를 좋아하는 습성 또한 닮아 있다. 표지 속 이미지에서도 둘의 관계가 느껴질 정도다.

브램 스토커, 나에게는 무척이나 낯선 이름이지만, 이 사람이 바로 <드라큘라>라는 작품을 쓴 작가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작품이 1897년에 출간되었다는 사실이다. 영화, 만화, 뮤지컬로 제작되어 대중들의 꾸준한 관심과 주목을 받은 이 작품이 탄생한 지 무려 120년이나 되었다고 한다.

동양에 귀신이 있다면 서양엔 드라큘라가 있다고 할 정도로 드라큘라는 공포와 괴담물의 대명사였던 작품이다. 나는 사실 이런 작품이 원작 소설이 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 드라큘라에 대해서는 막연하게 알고 있었는데, 본격적인 작품은 접해 본 건 아주 오래 전 학창 시절 한 편의 영화를 통해서였다.

 

위노나 라이더, 키아누 리브스가 매력적으로 나왔던 바로 <드라큘라>라는 제목의 영화였는데, 밤이 되면 관 뚜껑이 열리고 그 속에서 드라큘라 백작이 나와서 사람의 목을 물어 피를 빨아 먹던 모습이 아직도 뇌리 깊숙이 강하게 박혀있다.

그렇게 오래 전에 영화로 보고는 잊고 있었던 작품인데, 근래 새로운 최신 번역본이 출간되고, 아울러 뮤지컬로도 제작되었다고 하니, 과연 그 인기를 실감하겠다. 소설을 읽으면서 신기하게도 아주 오래 전에 보았던 영화 속의 장면들이 중간중간 오버랩 되기도 하였다. 아마도 그 영화를 원작 소설을 모티브로 제작한 것 같았다.

 

 

내가 문지방을 넘자마자 그는 불쑥 앞으로 튀어나오며 내 손을 움켜쥐었다. 그 힘이 어찌나 센지 나는 순간 인상을 찌푸렸다. 그의 손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는데, 도무지 산 사람의 손 같지 않고 시체를 만지는 듯한 기분이어서 몸이 움츠러들었다.

“내가 바로 드라큘라 백작이오. 하커씨, 그대가 방문해 주어 매우 기쁘오.”(~40면)

 

그 대단하다는 죽지 않는 존재를 찾아내게. 찾아내서 머리를 자르고, 심장에 말뚝을 박거나 심장을 불에 태워. 그러면 세상 사람들이 위협적인 그자를 더는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걸세. 반 헬싱 씀…어제는 하마터면 반 헬싱 교수님의 해괴한 주장에 설득될 뻔 했다.(~439면)

작품은 일기형식으로 되어 있어, 마치 누군가의 비밀 이야기를 읽는 듯 가독성이 매우 좋고, 흡입력 또한 대단하다.

작품을 읽으면서 이 작품이 왜 고전, 명작 등의 수식어가 붙는 걸작의 반열에 들어 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