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대여점
제목에서 끌렸다. 외모대여점, 무엇이든 빌려드립니다.
전혀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면, ‘외모’를 대여해 보세요.
‘무엇이든 대여점 변신 가면’에서는 원하시는 그 어떤 외모라도 하루 동안 자유롭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두 가지 조건만 지켜주신다면요.
첫 번째, 범죄 행위에 사용하지 말 것
두 번재, 혼이 뒤바뀐 상태에서는 서로 가까이 있을 것
책을 읽으면서 묘한 기분이 들었다.
나도 누군가로 변신해,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
굉장히 기발한 상상이다.
외모 대여는 타인과 내가 단순히 영혼이 뒤바뀌는 체인지와 또 다르다.
이 책에는 변신 둔갑술에 능한 여우들이 나와서 영혼은 그대로 두고, 몸만 바뀐다.
마치 복면가왕이난 인형탈을 쓴 사람처럼!!
점장 안지, 깜찍하고 귀여운 쌍둥이 변신 여우 호노카와 마토이, 무엇이로든 둔갑이 가능한 만능둔갑술의 달인 구레하, 구레하와 마찬가지로 뭐든 변신이 가능한 요력의 소유자 사와카가 외모 대여점에 직원이다.
안지는 호노카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대여점의 점장이다. 쌍둥이의 보호자이기도 하다. 가게에서 자전거로 30분 정도 떨어진 국립 대학에 다니고 있는데, 갓 입학한 새내기다. 하여 평소에는 사와카와 구레하가 두 사람만 가게에 나와 있다. 호노카와 모토이가 일하는 날도 일주일에 세 번 정도다.
호노카가 새침하게 고개를 돌린 채 안지에게 말했다.
“점장씩이나 됐으면 좀 더 손님이 찾아오도록 노력해야 하는 거 아냐?”
어째선지 안지에게는 뾰족하게 굴고 만다.
“호노카, 안지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야.”
별안칸 등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호노카는 움찔했다.
구례하는 호노카를 나무랐다.
“착각하지 마, 호노카, 네 보호자는 우리가 아니라 안지라고.”(~18면)
“사람을 상대하는 장사라는 건, 가게 측도 손님도 서로 규칙을 지킴으로써 성립하는 거야. 그러니까 수상쩍은 느낌만으로 손님을 거절할 순 없어.”(77면)
뒤늦게 호노카도 몸을 부르르 떨었다. 등 뒤에서 어마어마한 요력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열린 미닫이 너머로 무시무시한 표정의 구례하가 서 있었다.
“제 멋대로 안지의 방에 들어가지 말라고 했지. 대체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을래!”
뒤 늦게 들려오는 천둥 소리처럼 연이어 성난 목소리가 날아온다. 호노카와 마토이는 바들바들 몸을 떨었다. 안지의 일로 화를 낼 때의 구례하가 세상에서 제일 무서웠다.
“안지의 어릴 적이 궁금했단 말이야...”
호노카가 간신히 목소리를 쥐어짜내며 말했다. 그러자 구혜하가 되물었다.
“안지의 어린 시절?”
흥미가 생긴 모양이다.
몇 분 후에는 셋이서 힘을 합쳐 안지의 어린 시절고 관련된 물건을 찾기 시작했다. 몇 분의 시간이 흐른 뒤 역시나 무시무시한 기운을 풍기면서 사와카가 나타났다.
“구례하, 너까지 합세해서 뭘 하는 거니!”
어머어마한 벼락이 떨어졌다.(105면)
외모대여점은 이시카와 히로치카의 상상력이 빛을 발한 멋진 이야기이다. 가독성도 좋고, 무엇보다 재미있으며, 은근히 교훈까지 담고 있다. 외딴 마을 변두리에 문을 연 외모대여점, 여기를 찾는 사람들은 과연 무엇 때문에 외모를 빌리고자 하는 것일까? 궁금하다면 책을 통해 직접 확인해 보기 바란다.
한 여름 더위 조차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그리고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 지 모를 정도로 재밌게 몰입해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희망하신 외모를 준비해 두었습니다.
그럼 이 외모로 대여를 하시겠습나까?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