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예술 문화의 공간 인사동은 그 지명부터 어감이 참 좋고, 친근한 느낌이다.
딱 사람 냄새나는 정겨운 사람들이 사는 곳이란 의미와도 잘 부합되는 것 같다.
지금 인사동은 거리의 가게들과 풍경들이 바뀌고 사람들도 참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한국의 전통문화와 문화 예술의 중심지임엔 틀림이 없다.
1960년대 인사동은 고서점 거리였다고 한다. 안국동로타리 인사동 입구부터 시작하여 학예사, 통문관, 승문각, 영창서관, 문고당 등이 줄지어 있었고, 유홍준 교수는 어떤 책을 사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슨 책이 있나 보러 인사동 서점가를 순회하였다고 하였다.
그 뒤 수십년의 세월이 흘러 2002년에 와서는 한국 최초 문화지구로 지정이 되었고, 여기에는 권장 업종인 고미술, 화랑, 표구, 지필묵, 공예, 고서점, 한정식, 전통차 등 오랜 시간 동안 인사동을 지켜온 가게들이 인사동의 맛과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한국을 여행 온 외국인들의 필수 코스로, 세계인이 가고 싶어 하는 거리이기도 하며,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도 첫 한국 방문에 인사동 거리를 최초로 찾아 우리 전통문화 거리의 멋과 정취를 한껏 느끼고 갔다고 한다.
아직 서울에서 옛 우리 문화의 정취와 분위기를 느끼며, 마음과 정서를 풍요롭게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인사동이다.
통문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이다. 1934년 관훈동에서 금항당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문을 열었으며, 이후 1945년 해방을 맞아 통문관으로 상호를 변경해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열두 평 공간에 2만 5천권가량의 고서가 가득 들어차 있다.
통문관은 입구부터 아주 인상적이다. 이 서점은 현재 인터넷으로 운영이 되고 있으며, 거래가 가능하다. 고서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아마도 통문관을 한 번이라도 거치지 않은 인사가 없을 것 같다.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사서 오래 들여다보면 진짠 지 가짠 지 알 수 있지.”
선생은 도자기의 진짜 가짜를 가리는 법을 손쉽게 설명해 주었다. 가짜는 얼마 지나면 싫증이 난다고 했다. 나로서는 놀라운 말이었다.
책을 읽다가 천상병 시인과 관련된 이야기를 만났다. 천상병 시인은 귀천에 나오면 가까운 그림마등 민에 꼭 들렀다. 전시장에 들어오면 그림은 안중에도 없이 돈 천원을 요구했다. 그때마다 난 저울질을 해야 했다.
“대원아!, 대원아, 돈 천원만, 돈 천원만!!”
당시 천상병 사인은 막걸 리가 버거우셨는지 맥주로 바꾸셨다.
천상병 시이는 한눈에 봐도 불안하고 볼품없는 얼굴에 가난의 때가 철철 넘쳤다. 그런 그를 당시 알았던 사람들은 대부분 피하고 멀리했다.
천상병 시인은 일찍부터 스스로의 욕망에 사로잡히지 안으려고 부귀영화를 아예 멀리했던 것 같다. 불편한 가난을 친구처럼 여기고 작은 행복을 마약같이 즐기다 간 모습이다.
인사동 그야말로 예술인들의 거리였다. 서울 인사동은 두 번 정도 가 보았던 것 같다. 2007년인가 2008년인가 서울에 갔을 때, 오전에 일을 보고 인사동 거리를 찾았다.
평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고, 길거리에서는 그림, 시 전시회와 각종 공연과 문화 행사들이 진행 되고 있었다. 가끔 TV에서 보던 그 인사동의 모습, 풍경과 꼭 같았다.
그때 아마, 통문관 서점도 방문을 했었던 것 같고, 붓 글씨 쓰는 도구를 파는 문필방도 방문을 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또 몇 년 뒤 다시 방문을 했었었 때는 전과 갔었던 인사동과는 또다른 느낌이었다. 덕주에서 나온 <인사동에서 만나자>를 보니, 문득 지난 시간 속 감회가 떠오른다. 이 책을 읽는 순간순간, ‘여긴 가 봤던지 곳이지!!’하며 다시 인사동 거리를 걸어 보고픈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