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일본의 731부대 "모성애 실험"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쇠로 만든 집에 갓난아이와 엄마를 집어 넣고 그 집을 불로 달군 후, 그 열기속에서 엄마는 아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 지켜보는 것이었지요.

오랜시간 집을 달군 후, 그 안으로 들어가보았더니, 엄마는 아이를 자신의 배 위에 올린 채 뜨거운 바닥에 누워 죽어잇었다고 해요.

 아이를 지키기 위해 뜨거운 바닥의 고통을 감내한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정말 모성애란 것이 대단하다,

엄마의 힘은 강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가슴이 찡해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열달동안 곱디 곱게 뱃속에 품고, 큰 고통을 이겨내어 세상의 빛을 보게 해주고,

그렇게 많은 것을 해주고도 또, 자식을 위해 자신을 내 던지는 "엄마" 

<엄마꽃>은 그런 "엄마" 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이 담긴 책입니다.

봄/여름/가을/겨울 각 계절에 맞는 꽃과 함께 시인, 교사, 편집장 등 각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이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들이 간결하지만 감동을 가득 머금은채 담겨 있는 그런 책,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 사랑, 그리움이 묻어나는 이야기들이 많았지만

그중에 특히, 기억에 남는 글은 김정산님이 쓰신 '아직도 낙산사에 가지 못한다'라는 글이었습니다.

<엄마꽃>을 읽다가 처음으로 눈시울을 붉힌 부분이었지요.. 

치매에 걸려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어머니를 모시고 우리나라 방방곡곡을 여행하던 중 낙산사 경내에 들어가자마자 어머니께서

"얘야 요즘 내가 너무 이상하지?"

하며 정신이 돌아오셨고, 김정산님은 그동안 치매걸린 어머니 뒷바라지 하느라 자신이 힘들었던 것을 투정부렸다고 합니다.

그러자 눈물을 글썽이며 혀를 차던 어어머니께서 아들의 손을 슬그머니 잡으시더니 

" 어렵겠지만 얘야, 눈 딱 감고 나를 그냥 여기다 버리고 가거라"
라고 말씀하셨답니다..

 자신이 자식의 짐이 될까, 노심초사하고, 결국 자기를 버리라고까지 하는 어머니,

해준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자식만을 생각하는 마음에 목이 메어서 이 대목에서 눈물이 핑 돌더라구요.

 <엄마꽃>에 담긴 이야기들은 각기 다른 사람들의 다양한 경험이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딱 하나였습니다.

 "어머니는 사랑이라는 향기를 내뿜는 아름다운 꽃이다" 

사실 이 책은 엄마와 함께 읽으면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었는데요..

지금은 좀 마음이 바뀌었답니다. 왜 바뀌게 되었냐고요?  

제가 열심히, 심각하게 <엄마꽃> 읽자 저희 엄마가 

"그 책 무슨 책이야? 재밌어?" 

라고 물어보시더군요. 그 물음에 저는 이렇게 대답했답니다. 

"원래 엄마랑 같이 읽고 싶었는데.. 읽다보니 이거 엄마가 읽으면 슬퍼질 것 같아서 엄마 안읽었으면 좋겠어.

이 책 읽으면 왠지 엄마가  우리 딸이.. 내가 하늘나라 가고나면 이렇게 날 그리워하겠구나 하면서 슬퍼할 것 같아.." 

보고나면 가슴 가득 엄마에 대한 애틋함이 퍼지는 그런 책, 바로 <엄마꽃> 이었습니다.

엄마꽃, 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