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있는 모든 중학교, 고등학교의 여학생들과 선생님들의 골칫거리는 공부도 아니고, 대학교도 아닌 바로 치맛단이다. 학교에서 정해준 교칙에 따라 치마를 입게 된다면 그 치마는 바로 월남치마!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월남치마를 입고 다닐 수 있을소냐. 과감히 우리 여중생, 여고생들은 선생님들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그게 바로 이 소설의 주요 내용. 학교의 교칙에 따라야 하는 학생인 우리도 여자이니 예쁘게 꾸밀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것.  그렇지만 나는 그렇게 크나 큰 공감은 하지 못했다. 많은 학생들이 치맛단을 줄여서 예쁘게 맵시를 낸다는데 나는 보여줄 몸매도 없고 상관도 없으니 별로 크나크게 다가오진 않았다.

 

 그리고 이 소설. 우린 학생이지만 여자로서 꾸밀 수 있는 자유가 있다라니. 당연한 소리를 하신다. 꾸밀 수 있는 자유가 있다! 자유 민주주의 국가에서 보장해주는 당연한 자유권! 그렇지만 그 자유를 누리기 위해선 당연히 학생으로서의 교칙은 지켜줘야 하는 법이다. 내 입장에서는 별로 치맛단에 미련이 없는지라 그저 적당히 하면 될텐데 왜 저리 집착을 할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뭐 개인차가 있기 마련이므로 그 부분은 넘어가련다.

 

 이 소설에서는 주인공의 '학생'의 삶 보다는 '여자'로서의 삶에 초점이 맞춰진 듯 하다. 그래서 나같이 조금 관심을 덜 보이는  애들에게는 큰 공감을 끌어내는 것은 무리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들처럼 살아가는 많은 여고생들에게는 재미있게 받아들여지리라. 이것도 개인차겠지. 아무튼 이렇게 가볍게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소설이 많이 나온다면 책을 안 읽는 애들도 자연스럽게 책장을 넘기게 되지 않을까? 그런 책을 만들어 보고 싶다. 뭐 나는 이러한 소설 보다는 연애 소설에 관심이 더 많지만.

 

 이 주인공의 삶을 들여다 보며 느낀 것은 우리도 여자라는 것. 학생이긴 하지만, 그래도 여자로서 기초정도는 가꿔줘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나라는 한 여고생이 팔방미인이 될 필요가 있다는 것도 느꼈다. 공부만 할 것이 아니라 여자로서 할 건 하자는 그런 다짐말이다. 아무튼 좋다. 우리는 학생일 뿐만이 아니라 여자니까! 열심히 공부도 하고 열심히 가꾸기도 해야겠다.

 

 결론은! 나는 여자이기 전에 학생이지만, 학생이기 전에 여자라는 것! 그러므로 팔방미인이 되자! 화이팅!

 

여고생의치맛단, 김민서, 휴먼앤북스, 여고생, 여자

 한창 로맨스소설만 즐겨보던 시절 내 책장에 추가 된 책이다. 제목에서부터 필이 오지 않나. 순정이랜다. 남자의 순정인지 여자의 순정인지 그건 읽어보면 알 것이니 주저 않고 펴든 책이다. 예상 외로 둘 사이에 격풍은 없었지만, 삼각 관계나 사각 관계의 막장 스토리가 판치던 그때의 나에게는 꽤나 신선하게 다가온 책임으로, 결코 심심하게는 보지 않았었다. 그러나 우리 언니는 많이 재미없으시단다. 음, 추천해 줬는데, 취향차이랄까ㅜㅡ.

 

 아무튼 첫장은 열여섯과 열일곱의 겨울에서 시작된다. 마음에 품은 연이 떠난다고 하니 설은 마지막으로 품은 이 연심을 고백하고자 했고, 고백은 했으나 결국 그렇게 풋사랑은 쓸쓸히 빛을 바랬다. 며칠 울고 나면 그만일 테니까. 그렇게 이 수줍기만한 기억을 설은 사고로 인해 잊고 말았다. 일본사람과 재혼한 그녀의 어미를 따라 간 그곳에는 저 풋사랑보다 더 환한 사랑이 기다리고 있었으므로. 바로 자신의 오라비.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사람이지만 그는 자신의 오빠였고 더군다나 그는 사랑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 환한 사랑은, 풋사랑의 그날처럼 마냥 울고 나서 끝날 사랑이 아니라 그녀는 결국 오토바이를 몰고 거리를 나섰고 사고를 당했다. 그리고 잊어버렸다. 그 수줍었던 겨울날. 설처럼 깨끗하게 피어난 그 풋사랑을 잊고야 말았다. 그래서 연은 슬펐다. 자신을 기억해주지 않아서. 결국 자신을 택해주지 않아서. 연은 설을 기억하는데 설은 연을 기억하지 못하고 기어이 딴 사람에게로 가버려서. 많이 아팠었다. 

 

 그렇지만 소중한 것은 혼에 새겨진다고 했나. 결국 설은 연을 기억해내었다. 그리고 지금의 둘은 아이도 낳고 알콩달콩 살아가는 행복한 신혼부부이다.(너무 많이 낳는 것 같지만, 부양을 못할 연이 아니므로 딱히 상관이 없는 듯 하니 통과.)

 

 처음부터 끝까지 저 둘은 심장을 간질간질 간지럽히는 사랑을 한다. 독한 악역도 없는, 어찌보면 심심하다고도 볼 수 있는 이 소설에는 다른 소설에는 없는 애틋함이 있다. 처음으로 둘만의 얘기를 풀어낸 것 같았다. 재미를 위해서는 이리저리 얽혀있는 관계가 좋다지만, 역시 사랑을 하기에는 둘 만 있으면 되니까. 저 둘은 둘 만의 사랑을 이뤄낸 것이다.

 

 방해가 있건 없건 상관없다. 중요한 건 저 둘의 마음이니까. 그래서 큼직한 사건이 없어도, 두근두근 광대가 승천하는 기분을 느끼며 보게 되고, 작은 애정행각에 부러워도 해보고, 설이 연을 떠날 때 슬퍼도 해보고, 다시 기억해냈을 때 연의 심정이 되어보기도 하고. 아무튼 나를 다른 의미로 애태우게 하는 소설이랄까.

 

 그리고 또 좋았던 점은 아름다운 외모로 무장한 연이 설을 살살 꾀어낸다는 점일까. 중국의 조비연처럼 아름다운 그에게 설은 15살 그 어렸던 날처럼 달콤하게 젖어들게 되니까. 딴 건 필요없다. 다 필요없다. 소설의 뒷 표지에서 말하는 것처럼 연의 미소에 설이 취하고, 설의 밝은 웃음소리에 연이 웃음 짓는, 이 달콤한 애정행각들만 있으면 순정이니까 말이다.

 

'서로를 보며 웃는 것' 그게 바로 중요한 것이고, 그게 내가 연인들의 이야기를 엿보는 이유니까 말이다.

 

 결론은, 나는 결혼 못할 것 같다. 남자들 중에 내 짝이 없을 것 같아서, 이럴수가. 이런 소설들 덕분에 내 눈이 너무, 이상하게 높아졌다고나 할까. 흐음. 아무튼 슬프다.ㅜㅡ.

순정, 나나문, 조비연, 대명종, 삼삼한로맨스

너에게 닿기를. 대부분 일본 학원 순정물의 최고봉이라 함은 이 만화를 먼저 떠올리지 않나 싶다. 그만큼 달달한 만화. 만화 좋아하지 않는 내 친구도 빠져들 만큼 속타게 만드시는 이 만화의 팬북이 드디어 나오셨단다. 너에게 닿기를 팬북이라는데 안 사서 볼수야 없지. 그렇게 해서 내 손에 들어온 이 책은 그 동안의 인물들의 관계정리를 깔끔히 해주셨다.

 

 벚꽃나무 아래에서 눈물을 머금으며 환히 웃고 있던 사와코에게 호감을 느낀 카제하야는 결국 사와코를 사랑해 버리고 만다. 사와코도 그 누구도 불러주지 않았던 자신의 이름을 정확하게 불러주며 상쾌하게 웃는 그를 보고 사랑에 빠져 버렸다. 

 

  저 둘이 서로 마주하기까지, 서로의 손을 잡고, 서로를 보며 웃을 때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나. 처음 만난 입학식의 봄부터 시작해 함께 추억을 쌓고, 함께 새해를 맞이하고, 연인이 되어 여름을 맞을 때까지. 참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는 시간을 저 둘은 꿋꿋이 이겨주었고 결국 행복해 졌으니 이것이야말로 해피엔딩!

 

 보면 볼수록 좋았다. 참 운명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사랑이기도 했으니까. 그리고 조마조마도 했다. 함께 웃는 저 둘이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서로를 보며 웃는 저 둘이 연인이 되지 않는다면. 얼마나 안타까울까, 하고. 다행히도 저 둘은 두근두근 하게 서로를 속썩이고, 독자를 울고 웃게 하셨으니. 참으로 대단한 연인이고, 대단한 만화가님이시다.

 

 물론 이 만화에서 싹트는 사랑은 많지만 여느 친구들보다 먼저 사랑의 결실을 맺은 건 저 둘이니까, 좀 더 마음이 간다. 그렇지만 나머지 애들도 얼른 마음을 깨닫고 좋은 사람 만나 행복해 졌으면 한다. 그게 바로 청춘고교생이니까!훗!

 

 이번 관계정리 편에서의 너에게 닿기를에서 나온 특별 외전 소설판은 꽤나 흥미진진. 역시 만화와 글과 영화는 천지차이랄까나.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돈이 생긴다면) 꼭! 보고 싶다^^.

 

결론은! 내가 본 순정 만화중 '너에게 닿기를'이 최고로 내 가슴을 애태운다는 얘기, 후훗.

 

너에게닿기를, 시이나카루호, 카제하야, 사와코, 팬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