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친구가 있다라는 책의 제목이 참 흥미로웠다. 작가의 친구인듯 보였는데 읽어보니 또 그건 아니더라.

하여튼 내 친구님의 추천책이였으므로 의리상 읽어보았다.

 

 여러나라가 소개되어있다. 그리고 그 곳에 살고 있는 교포나, 교포 2세, 뭐 그런 아이들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나라를 소개해 준 책이었다.

 

 스페인, 체코, 헝가리, 오스트리아, 독일, 뉴질랜드, 영국, 이탈리아 등등의 멋진 문화를 가진 곳에서 살고 있다고 했다.

(아! 물론 그리스를 빼 먹으면 섭하겠지만….)

나는 그 중에서도 영국에 산다는 소녀의 이야기와 프랑스에 사는 소녀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먼저 영국은 익히 들어 알다시피 변덕을 부리는 날씨 덕에 쨍쨍한 햇빛을 보는 날이 많지 않다는 것이 재밌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했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햇빛은 보고 살아야 하니까.

사실 그것보다는 역시 해리포터라고나 할까-?

해리포터의 배경이 된 영국이니 만큼, 제작된 영화의 배경도 영국이다.

그래서 그런지 마법 물품을 파는 가게도 있단다.

하지만 이건 원체 그 나라 사람들이 그런 것을 좋아했기에 예전부터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프랑스에 사는 소녀도 신기했다.

현장체험 학습으로 루브르 박물관 견학에 모나리자 감상이라니…부럽잖아!ㅋㅋ

우리 여행경험 많으신 영어쌤께서 이르시길 프랑스는 모네 그림 앞에서 애들이 그림을 배우고 그린단다.

교과서로 찍어낸 모네의 그림을 보고 배운 우리와 붓의 선까지 세세하게 볼수있는 실사판을 보고 배운 프랑스 학생들의 차이는말 안해도 알것이다. 결론은…부럽다.ㅠㅜ.

 

 나도 나중엔 꼭 가보고 싶다! 영국에! 선조님들이 열심히 약탈의 문화를 이룩해 끌어 모은 고대 이집트 유물들이 있는 대영박물관도 가보고 싶고, 해리포터에서 나온 킹스크로스 역의 9와 4분의 3 승강장도! 가보고 싶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유는, 선생님 말씀에 이르길 유럽의 훈남은 영국에 몰려 있댄다.

그러므로 무조건! 유럽에 가야한다.ㅎ. (한국남자 평생 볼테니 몇주 쯤 영국 사람봐도 될테니까.훗.)

유럽, 친구, 영국, 프랑스

 이 책을 보게 된 것은 인터파크에서 였다.

흔하디 흔한 추천책이였고, 그저 흔하기만한 소재였지만, 주인공이 내 또래라는 점과 조금쯤(많이많이…) 경각심을 가지자! 하는 의미에서 학교 도서관에 신청해 빌려보게 되었다.

 

 주인공인 말비나는 그저 평범한 소녀다.

엄마, 아빠, 오빠, 언니, 나(말비나) 이렇게 다섯 명이서 사는 가족.

결코 단란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행복한 가정이었다.

읽으면 읽으수록 평범해 보였다.

그러나 결국 오류가 있었으니, 말비나의 할아버지가 문제였다.

 

 말비나는 그녀의 할아버지에게 성폭행 당하고 있었다.

더욱더 놀랍고 경악스러운 것은 그녀의 할머니는 그것을 알면서도 묵인한 점이다.

말비나에게 "할아버지를 곤란하게 만들지 마라"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저런 인간말종을 감싸주다니!

물론 오랫동안 같이 살아온 인생의 동반자이며 사랑한다는 사람이지만!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의 사랑하는 손녀딸을 성폭행하고 있는 사람인데!

이럴 수도 있다고 생각은 하고 이해를 한다 해도 결코 용서받지는 못할 행동이지는 않은가.

 

 이 책을 읽는 내내 주인공의 심리 상태를 보면 뭔가 이상하다는 점을 눈치챌 수 있다.

그런데 그게 바로 성폭력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니.

어딘가 묘하게 비틀어진 사고를 가진 주인공을 보며 왜 이러지? 하고 생각하긴 했다.

…그게 저런 일에서 비롯된 일이라니….

 

 그래도 이름도 안 나온 남친 일명 '폼쟁이'와 그녀의 절친한 친구 리지, 그리고 안네 언니가 있기에 그녀는 다시금 상처를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정말로 다행이다.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만 말비나를 따뜻하게 안아줄 사람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그동안 말도 못하고, 해봤자 알아주지도, 이해하려 들지도 않았던 부모님과 오빠 사이에서 그녀가 얼마나 상처받았던가.

이제라도, 물론 그 끔찍한 기억을 다 잊을 수는 없겠지만… 말비나가 정말로 행복해 졌으면 한다.

 환한 웃음으로 14살의 생일을 맞은 말비나에게 앞으로 행복한 일이 가득하기를 축복해 본다.

 

말비나! Happy Birthday!

빨간모자울음을터뜨리다, 성폭력, 베아테테레자하니케, 극복

 세상에는 여러 가지 풍습이 있다. 남편이 죽었다고 남은 부인을 함께 순장하는 악습이 있는가 하면, 바로 이 책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전족이라는 악습이 있다. 상류층의 중국 여성들은 비틀거리며 아장아장 걷는 우스꽝스러운 그 모습을 위해서 발을 묶는다. 그 묶은 발을 아기신처럼 작은 신발에 억지로 구겨 넣는 전통, 그게 바로 전족인 것이다.

 

 이 글의 주인공 타오 아이린은 중국의 개화시대에 태어난 여자아이로 전통과 근대의 대립점을 가장 극심하게 겪은 여자아이다.

전족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파혼 당하고 이방인 취급받고, 밖에 내놓기도 싫어하는 말괄량이 아가씨 취급을 받는 아이린은 선교사가 가르치는 공립학교에 다니고 싶어하는 학구열이 뛰어난 아이였다.

비록 중간에 그만두게 되고 그녀의 꿈이던 영어교사를 하지는 못하게 되었지만 그녀는 지금 미국에서 자신의 큰발을 부끄러워 하지 않으며 그녀의 남편인 제임스 추와 함께 식당을 운영해 가고 있다.

 

 전통에 얽매이지 않는 그녀의 모습이 진정 아름다웠다.

상류층의 삶을 버리고 자아를 찾아 떠난 그녀가 존경스럽다.

나도 내 자신의 모습을 찾았으면 좋겠다. 그녀처럼.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전족은 남자를 위한 풍습이다.

그렇기에 그녀의 선조부터 내려오던 풍습이었다.

저 전족이란 풍습을 지키기 위해 그녀의 어머니와 할머니는 아이린을 상대로 고군분투한 것이다.

좋은 곳에 시집보내려고.

옛부터 모든 어머니의 바람은 자신의 딸이 좋은 곳에 시집가서 행복하게 살게 해주고 싶은 것이었고, 그 바람을 이루기 위해선 전족이란 풍습을 꼭 해야했다.

 

 그렇게 이어온 풍습인 전족이 진정으로 남자를 위한 풍습이었을까?

작은발로 아장아장 걷는 모습을 보며 희열을 느끼는 새디스트는 그닥 많지 않다.

그렇다면 결국 전족은 그 누구를 위한 풍습이었을까?

 

 문득 드는 생각이 있다.

혹시 그들은 아이를 낳아주는 소중한 아내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그들의 발을 싸매어 소유한 것일지도 모른다.

농경시대에 꼭 필요한 아이를 낳아주는 여인네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그들의 발을 으스러뜨려 매어둔 것이라면….

 

 ……아……한국에 태어나길 잘했다.

큰발중국아가씨, 전족, 악습, 렌세이나미오카, 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