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금은 험악하게 생겼다 여겨지는 정체모를 생물?에 대한 궁금증이 일어나시지 않나요?      우리 몸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호르몬 아저씨와 아줌마들을 형성화시킨 모습입니다.      이 책은 이 호르몬 아저씨, 아줌마들이 몇 번 등장해서 성장과정을 보여주고 있답니다.

 

오~ 아이들 책에도 이런 내용을 담고 있구나!

시대의 변화에 늦됨이 좀 있는 내게 요즘 나오는 어린이 책들은 사뭇 신기할 때가 있다. 내 어린 시절과 비교함은 당연히 안 되는 것이겠지만 새삼 감탄을 자아내기도 한다.

배빗 콜의 <이상한 곳에 털이 났어요!>는 소위 성교육의 일환으로 좋은 책인 것 같다. 예전에는 성교육하면 왠지 남우세스러운 생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이제는 하나의 성장과정 중 필수가 되지 않았던가. 여성과 남성에 대한 차이점을 이미지화 시켜 보여주고 있었다. 소위 제2차 성장이라고 일컬어지는 ‘사춘기’과정에서 호르몬 아저씨, 아줌마들이 등장해 어떤 작용을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물론 동화다보니 자세한 현실적 이야기가 아닌 얼핏 보면 형상화시켜 충분히 인지 가능한 아이들에게는 쉽게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테드라는 인형으로부터 엄마와 아빠의 성장과정을 듣는 형식으로 되어져 있다. 어떤 타인에 의해서가 아닌, 엄마와 아빠라는 매개체를 이용해 남성과 여성의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하기 때문에 친근감이 더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렴풋이나마 인지할 수 있게 해주는 작용을 하는 것 같다.

친척동생에게 어떤 느낌이냐고 물으니, 10살이 넘어서 그런지;; 좀 쉽다고 이야기하더라. 7,8,9살 아이들에게 가장 적절하려나. 아이들은 하나를 알면 열을 물어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이상한 곳에 털이 났어요!>를 읽고 나서도 이해하지 못한 부분에 있어서는 쫑알쫑알 물을 것 같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 성장과정 등 큰 맥락을 잡아준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이런 책은 굉장히 긍정적으로 다가오고 좋다는 느낌이 강하다.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유용함이 배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항상 왜?! 주변국들은 우리나라를 못 먹어서 안달을 부릴까하는 생각을 가졌었다. 물론 표면적으로나마 들어난 이유가 있긴 하지만, 건드리지 않으면 그쪽한테 피해를 주지 않을 대한민국이라 여겨지는데, 어쩜 그리고 간악하게 침략도 많이 하고 그러는지. 일제강점기 시대에 워낙 당한 게 많다 보니 일본한테 좋지 않은 감정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중국이라고 일본보다 나았던 건도 없는 것 같다.

프롤로그가 존재한다. 몇몇의 조선선비(혹은 몇몇 장정들)들이 자결을 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아무런 이유도 나오지도 않고, 그저 결의에 찬 모습으로 사랑하는 이를 뒤로한다. 도대체 어떤 내용이 진행이 될지 쉽사리 예상이 되지 않았다. <초아>는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한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초반에는 조금 혼란스러운 감이 없지나마 있었지만, 지금은 탄식이 흘러나온다. 그저 약한 나라에 태어난 이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죄송스런 마음도 얼핏 든다. 나 같으면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명성황후의 처절하기까지 한 죽음과 그 후의 일들이 소설이라고 하지만 너무나 끔찍하게 다가왔다. 여자로 그런 참혹에 가까운 모습을 지켜보는 건 너무 괴로웠다. 그래서 그 부분은 다시 읽고 싶지도 않을 정도였다. 소설은 조선후기 시대를 거쳐 현대 시대로 넘어와 액션스릴러(라고 명명할 수 있겠다) 형식으로 넘어간다.

이야기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직전 아들인 대건에게 남긴 유언에서 비롯된다. 이 유업(遺業)을 본의 아니게 이어받게 된 대건에게 갑작스런 삶의 변화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소위 자기희생을 감내하는 대건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전반에 조선시대가 등장했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어째서 자결이라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서서히 그 내막을 알 수 있게 된다. 한편의 영화를 보는 기분이다. “한반도”라는 영화와 비슷한 느낌 이지 않을까 싶다.(영화를 보지 않고 줄거리만 알기에;) 중국과 일본과의 보이지 않는 싸움이 전면에 들어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동북공정에 열을 올리고, 일본은 도독침략에 기를 쓰고 있는 요즘. 아무런 대책도 없이 그저 당하는 입장만 내보이는 정부의 모습을 보면 한없이 속상할 때가 있다. <초아>를 보다보면 그런 부분에 있어, 혹시나 하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는 시간을 잠깐이지만 가질 수 있게 돼서 후련한 기분이었다.

 

어떤 일을 기록한다는 건 대단한 일이고, 그 기록을 오랜 시간 지키는 건 더 대단한 일일 것이다. 약한 소국들은 강대국의 입지에 기 한번 못 펴보고 세계역사 뒤로 사라진 곳도 있으리라. 소위 내 것은 내가 지킨다는, 일련의 저작권법이라는 생각이 얼핏 든다. 우리 것은 우리가 지켜야함이 최우선의 원칙이자 기나긴 세월의 선조들에 대한 예의라고 여겨진다. 어떤 이는 이런 점을 두고 민족주의의 폐단이라고 하면서 부정적인 시각을 보내기도 한다. 그런데 툭~까놓고 말해서, 한반도에서 옆집을 먼저 건드린 것과 옆집에서 먼저 건드린 것을 간단히 수적으로만 비교할 때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 조선시대만 놓고 보면 맨 날 침략 당했지, 다른 곳을 침략하지는 않았다는 소리다. 지리적 여건도 있겠지만, 옆집에서 먼저 건드리지 않으면 우리 집도 큰 충돌을 원하지 않는 것 같은데, 열에 아홉은 옆집들에서 먼저 화를 돋우지 않던가. 우리 민족주의도 결국은 그런 옆집 애들에 의해 더 커진 것이 아닐까 싶다. 하나의 생존본능이라고 여겨진다. 그걸 두고 민족주의의 폐단이다 뭐다 한다면... 할 말 없다.;; 어차피 난 엄청난 애국주의자는 안 되는 것 같지만, 옆집에서 종종 튀어나오는 언사를 보면 화딱지 나는 건 두말할 필요 없기 때문에, 말만 뻔지르르한지도 모르겠다.

순간 한탄스러움이 밀려온다. 한반도의 5천년 역사를 밀어버리려는 중국의 행동을, 우리 땅이지만 자유롭게 갈 수 없는 독도를 생각하니 역사가 무엇 이길래...하는 철학을 흉내 낸 물음이 다가오려고 한다. 그저 한숨만 쉬지요.   

“역사란 한쪽 날개는 진실에, 다른 한쪽 날개는 거짓에 바탕을 둔 야누스 같은 존재여서 언제나 승리한 자와 강자가 자신들에게 적합하도록 고치고 왜곡하게 마련이다. 그것은 지구상에 인류의 기록이 시작된 후로 끝없이 반복되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146p 

쓰레기가 주는 단어의 느낌은 은근 미묘한 것 같다. 뭐든지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느냐의 차이겠지만, 아이들이 읽는 동화에서 형제라는 단어와 함께 쓰레기가 붙어있는 모습에서 처음에는 의아했다. 하지만 곧 읽으며 느끼길 내가 얼마나 허례허식에 찌들어 살았는가, 하는 반문을 하게 된다. 동화가 주는 느낌은 아이와 어른사이의 간극이 있기 마련이겠지만, 성인이 된 내게 동화는 새로운 이정표를 보여주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 근래 동화의 재미에 새롭게 빠져들게 된 원인도 그러한 측면이리라. 순수를 지향하고 싶어서일까.

삼성당에서 출간 된, 한국창작동화인 <쓰레기 형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형제의 단어가 주는 뜻보다는, 우정에 관계됐다고 여겨진다. 표지를 보자면 한 없이 우울해 보이는 남자 아이가 쓰레기통을 들고 배경은 소위 달동네 언저리인 것처럼 보인다. 아~ 우울한 느낌의 이야기인가 보구나. 그러나 주인공 중 한명인 만복의 한없는 미소가 저절로 떠오르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고 있자면 내 머리를 콩하고 때린다. 만복과 더불어 동화를 이끌어가는 대철이. 허구 헌 날 싸우는 부모님의 모습과 그들이 무심결에 내뱉는 아들에 대한 비난의 말들. 새삼 “애들 앞에서 못하는 소리가 없어.”라는 말이 메아리가 쳤다. 외적인 모습에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대철이와 만복이. 서로의 진실 된 모습을 알아가고 진정한 형제애를 나누는 이야기로 마무리 되고 있었다.

책을 다 읽고 잠시 허공에 시선을 두었다. 대철의 부모에 대한 분노가 중반까지만 해도 엄청나게 밀려오다가, 마지막에는 오히려 그들에 대한 연민이 일었다. 아이들은 항상 어른들에 의해 희생을 강요당한다. 이 말을 쓰는 순간 왠지 울컥 하구나. 왜! 약한 자들은 강한 자들에 의해 희생을 강요당하고, 아무런 항의의 말도 못한 채 약육강식의 제도(?)대로 되는 걸까. 짐승이 아닌, 이성이 존재하는 인간이거늘...

각설하고, <쓰레기 형제>는 해체되어 가는 우리 사회의 가족상에 대한 경고를 보내고 있었다. 세대가 변할수록, 시대가 발전할수록 가족이 갖고 있는 중대성은 더욱 크지 않나 여겨진다. 그러나 현실은 그러지 못하다보니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현실인 것 같다.

순수하게 아이들의 시각에서 이 책을 보자면(성인인 내가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사회문제는 뒤로 하고 그저 대철과 만복의 우정에 짠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한 아이는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어린 나이에 가장이라는 무거운 갑옷을 입었다. 다른 아이는 부모로부터 ‘쓰레기’같은 존재로 여겨지는 아이다. 사연 많다면 많은 이 두 아이들이 서로의 아픔과 슬픔을 발견하고 마음 속 깊숙이 그래도 희망은 있을지도...라는 우정을 발견하게 되는 모습을 본다. 이 아이들의 미래가 진심으로 밝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