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어디가? 아빠가 외출할때 아기가 하는 말 같다. 그럼 아빠는 올 때 과자를 사온다며 아이를 달래고, 이마에 뽀뽀를 한 후 집을 나서겠지. 다정한 아빠와 아이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하지만 장 루이 푸르니에의 <아빠 어디가?>는 이 한마디밖에 할 줄 모르는 장애아를 둔 아빠의 진솔한 이야기다.
자칫 무겁고 우울해 질 수 있는 ’장애아’에 관한 문제를, 장 루이 푸르니에는 진솔한 얘기와 그만의 블랙유머를 적절히 조화시켜 읽는 내내 미소를 짓게 만든다. 자신의 아들이 ET를 닮았고, 음악감상도 할줄 모르고, 글씨를 읽을줄도 모르며, 할줄 아는것이라고는 추상화를 그리는것밖에 없는 새대가리· 똥강아지라고 표현한다. 또한, 장애아를 갖는 것은 천벌을 받는 것이라고도 말한다.
누가 장애아를 그렇게 부르겠는가? 보통의 아이들보다 더 세심하게 쓰다듬어주고 걱정해주는게 일반적이라면, 장 루이 푸르니에는 우리가 평소 할 수 없었던 말들을 거침없이 내뱉고 위트있게 표현하고있다.
두 아들 중 토마는 바다를 무서워한다. 아빠는 토마가 바다에 익숙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토마를 안고 바닷가를 걸었다. 이 때, 토마는 비극적인 표정을 지으며 소리친다. "똥!똥!" 정말 위급한 상황이구나 싶어 아빠는 얼른 토마를 물밖으로 데리고 나간다. 하지만 곧 위급한 상황이 아님을 깨닫고 아빠는 감동을한다. 토마도 재치라는것이 존재하는 아이였던 것이다!
아들을 창문 밖으로 던져버리고 싶고, 고의적으로 잃어버리고 싶은 아빠다. 하지만 아빠는 항상 두 아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끝까지 책임을 졌다. 장애아를 갖는다는건, 상상조차 하기 싫은 일이다. 내 인생에서는 절대 그런 불운이 따를것 같지 않고, 있어서도 안된다. 현실적으로, 아이가 태어나기전에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안다면 지우는것을 심각하게 고려해볼것이고, 태어난후라도 자식을 버리고 도망가는 사람이 존재할것이다. 장 루이 푸르니에는 두 똥강아지들을 위해, 그리고 자기자신을 위해 비극적인 상황속에서도 절대 웃음을 잃지 않았고, 정상적인 삶을 살게 해주지 못한것에 대한 반성, 후회, 책임을 통해 누구보다 훌륭한 아빠의 역할을 해냈다.
자칫하면 장애아를 가진 부모의 입장에서는 (혹은 대부분의 사람들 역시) 말이 좀 심하다는 생각에 불편함을 느낄수 있을 내용을, 장 루이 푸르니에는 유머와 현실사이에서 적절한 조화로 최적의 균형을 찾아내었고 그로인해 더더욱 감동의 물결이 전해지는것같다.
우리는 장애에 관하여 이야기를 할 때 (혹은 장애인과 직접 이야기를 할 때) 단어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하고, 그들을 배려하는 말투, 행동을 위해 온 신경을 쏟는다. 하지만 이런 과한 행동들이 오히려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는 더 불편한 느낌을 가지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실제로 장 루이 푸르니에는 눈물로 호소하며 동정을 사는 글을 쓰고 싶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빠어디가?>를 통해 장애에 관하여 곰곰히 생각해볼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지금 나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고 행복함을 느낄 수 있었다. 힘든 상황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고 헤쳐나갈수 있는 힘을 배웠고, 나도 나중에 결혼해서 아이가 태어나면 아빠로써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책 中에서
얼마 전 일이다. 나는 정말 큰 감동에 휩싸였다. 마튜가 독서삼매경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너무나 감격한 나는 아이 곁으로 다가갔다.
..
..
하지만 마튜는 책을 거꾸로 들고있었다.
아빠어디가,
장루이푸르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