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토로후발긴급전 , 책 제목이 참 어색했다.
표지에 나와있는 문구로 짐작하기에는  에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비슷한 구성이 아닐까 생각했다.
섬에 갇혀서 서로 믿지 못하고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
하지만 내 짐작과는 달리 주인공 겐이치로가 에토로후섬까지 가는여정은 길었고,
겐이치로가 미국의 첩보원이라는 사실(혹은 의심)을 알고 일본군이 그를 추격하는 내용이었다.

표지에 써 있는 문구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라는 속담에 어울릴듯 하다

평소 전쟁에 대해서 크게 관심이 없어서, 에토로후발긴급전을 읽는 데에는 나름 ’용기’ 가 필요했다.
하지만 첩보소설에 재능이 뛰어나다고 하는 사사키조의 이름에 걸맞게 처음부터 긴장감넘치게 이야기는 시작된다.

제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직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소설은
겐이치로, 슬렌슨, 김동인, 유키 등 여러 등장인물이 나오는데 헛! 한국인도 등장한다.
물론 한국인이 읽기에는 조금 거북스러울수도 있겠다.
나는 그보다 일본인, 미국인, 한국인 등 여러나라의 사람이 등장하는것이 더 신경쓰이는..

초반엔 여러 등장인물의 내용이 비슷한 비중으로  소개되기 때문에 누가 주인공인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수십개의 흩어졌던 점들이 한곳으로 모이게 되며 
겐이치로와 일본군, 제2차세계대전의 발발상황이 긴장감 넘치게 진행된다.

겐이치로는 미국이라는 나라를 위해서 첩보활동에 자신의 모든것을 거는 모습이 이해가 되면서도 살짝 이해되지 않았다.
전속력으로 달려가는 차라고 할까, 방향을 쉽게 바꿀수 없는..
그리고 남자라는 의무감..
그것이 겐이치로가 사랑을 져버리면서, 결말을 알고 있으면서도 끝까지 내달렸던 이유일 것이다.

’이번이 마지막이다. 이번일이 끝나면 난 자유로워지겠지’ 하는 겐이치로의 모습이
통속적인 드라마를 보는것 같기도 했다.
역시나 뭐든 타이밍이 중요한데.
한발짝 더 빨랐더라면, 한시간만 빨리 움직였더라면..

책을 덮으며 삭막한 전쟁속에서 꽃피운 애틋한 사랑과 여운을 느낄수 있었다.
제2차세계대전을 비롯한 전쟁소설에도 관심이 생겼고,
지금 이 현실에 살고있는 내가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