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면서 육아에 도움이 된다는 책은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많이 보는 편이다. 엄청난 부피의 두께를 자랑하는 책에서부터 작은 크기의 문고본에 이르기까지 육아에 관한 책은 다양하게 독파한 편이다. 그런데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데도 읽어 보지 않았다가 최근에야 구입해서 보게 되었다.

혹자들은 너무나 평이한 내용이어서 이미 다른 책들을 많이 보신 분들은 읽어 볼 필요가 없는 내용들이라고 하는가 하면, 혹자는 가장 기본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어 다시금 리마인드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일단은 내가 읽어 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았다.

읽어 본 바에 의하면 양자의 견해가 전적으로 틀린 것은 아니었다. 육아에 관한 교과서와 같은 책이라고 할까. 신생아때부터 36개월에 이르기까지 유아들의 성장발달 정도에 따라 인지.정서.행동 발달 기준을 제시하고, 그에 맞는 육아방법들을 담고 있다. 그리고 여러가지 유용한 내용들과 우리가 일반적으로 잘못 알고 있는 내용들을 따로 정리해 두고 있다.

이 한 권으로 육아에 관한 모든 것을 정리하기는 힘들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내용을 담고 있고, 적당한 정도의 페이지여서 부담을 갖지 않고 읽을 수 있는 육아 기본서라 하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은이의 생각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 입장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학습능력과 재능을 동일시하는 잘못된 편견이 만연해 있다. 공부 잘하면 일단 재능있는 사람으로 보는 것이다. 이는 21세기 창의성을 요구하는 시대에 결코 적응할 수 없는 잘못된 생각이다.

아이의 재능은 부모가 제일 잘 안다. 하지만 우리 부모들은 아이를 객관적으로 보고 아이가 가진 재능을 꽃피워 주기보다는,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며 그런 아이들과 동일시하며 자신의 시각으로 아이를 보려고 한다. 그러다보니 지금 너도 나도 학원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탓할 수도 없다.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그러니. 지은이가 이야기하는 아이의 숨은 재능을 이끌어 내는 마인드 전략이나 21세기형 재느아 만들기 단계별 프로젝트는 우리 사회의 시각이 바뀌지 않은 다음에야 나 혼자 한다고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이다.

한국 부모들은 창의적인 아이보다는 공부 잘하고 좋은 대학 들어가서 좋은 직장을 가지는 것에 만족한다. 단기적으로는 아이와 부모에게 좋을지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 봐서는 국가적으로나 아이에게 그다지 좋은 결과는 아니다.

에필로그에 실린 것처럼 차별화된 아이가 사회적 성공을 이룬다는 내용은 한국 사회에서는 모험을 걸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지은이의 의도는 알겠지만 그 의도가 우리 사회에서 실현될 수 있는 분위기는 아직 요원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