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우리 주변에는 떡집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빵집이 들어서서 성업을 이루고 있다. 아무래도 떡이 우리 고유의 음식이라면 빵은 다분히 서구적인 먹거리라고 하겠다. 떡은 쌀을 재료로 한 담백한 맛이 일품이지만 빵은 여러가지 식용유라든지 유지방이 들어 있어서 몸에 좋은 것 같지는 않다. 예전에는 빵을 좋아했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떡이 좋아지는건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

딸아이도 이 책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다가 가을 바람이 스산히 부는 요즘 부쩍 이 책을 자주 꺼내온다. 그림으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종이로 오려 붙여 만들어진 책은 기존의 책들과는 다른 느낌을 주었으며 내용도 명절이나 계절에 따른 우리 민족이 즐겨 먹는 떡에 대한 것이어서 신선했으며 은근한 매력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아이도 서서히 이 책에 애착을 보이는 것 같다. 설날의 떡국에서 시작하여 나도 잘모르는 진달래 꽃전이니 국화전이니 하는 것에서 아이들의 생일상을 떡으로 마무리하는 아이디어를 보여주는 지은이의 수고스러움이 빛을 발하는 책이다.

갑자기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가지 떡이 먹고싶다. 그 중에서도 시루떡이 너무 먹고 싶다.

여자 아이들은 거의 대부분이 공주라면 사족을 못쓴다. 우리 아이만 그런 줄 알았더니 그 또래 아이들은 모두 똑같은 반응을 보인다. 공주 드레스에 공주 옷에 공주 핀에 머리띠....공주와 관련된 모든 것은 무조건 좋아한다.

너무 공주를 좋아하는 것이 자칫 수동적인 자세를 가져올 것 같아 기존의 공주 이미지와는 다른 공주 이야기 책을 많이 보여주려고 한다. 이 책도 그런 책들 중의 하나다.

빨간 책표지와 까만 긴 머리를 둘둘 말고 앉아 있는 공주의 모습은 엽기적이다. 하지만 책 내용은 그렇지 않다. 가난한 왕국의 공주가 머리를 자르지 않고 계속해서 기르는 이유는 따로 있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은 부분이었지만 미와 부를 쫒는 사람들의 허영과 욕심에 대한 일침이 되는 내용이었다.

공주는 자신이 원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내용으로 끝을 맺는다. 빨간색과 검은색으로 이루어져 있어서인지 전체적으로 무거운 톤이 느껴진다. 기존의 알록달록한 공주 책과는 전혀 다르다.

독립심을 길러주고 적극적인 공주의 이미지를 원하는 부모님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예전에 모 스포츠 신문에 연재된 “무대리” 라는 만화가 직장인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은 적이 있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현실을 아주 적나라하고 코믹하게 묘사하여 보는 이들로 하여금 고개를 끄덕이게 할 정도로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그 만화에는 직장인들이 직장내에서 겪는 상사, 동료, 후배 등과의 대인관계, 그리고 업무처리에 대한 것들을 주 소재로 하여 직장인들의 힘든 모습을 때로는 코믹하게 때로는 가슴 찡하게 들려 주었다.

만화로 표현하다보니 과장된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아마 직장인들이 직장내에서 가장 힘든 부분이 대인관계와 업무일 것이다. 입사는 같은 날 했지만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고 나면 사람들마다 업무처리에 있어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유독 업무처리에 능하고 상사들이나 동료들이나 후배, 고객들로부터도 좋은 평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

도대체 그 사람들의 노하우는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이 책은 바로 그와 같은 물음에 대한 답을 담고 있다. 아마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 중의 하나가 직장이 아닐까 한다. 입사는 같이 했지만 진급은 그와 상관없이 이루어진다. 직장에서 잘 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왠지 모르게 부럽기도 하고, 저 사람들은 나와 무슨 차이가 있어서 저렇게 잘 나가는 걸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지은이는 일을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의 차이는 업무 기술에 달려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적절한 타이밍에 질문을 하라”에서 시작하여 “회의 시간은 상사보다 먼저 가서 기다려라” 까지 직장에서 성공을 하기 위한 업무 기술 100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짤막짤막한 내용을 2페이지 분량에 실어 두고 있어 읽기 편한 면도 있지만, 일본에서 주식회사 JCI 대표이사 회장 겸 사장이고, 20년 넘게 국제 비즈니스 경영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면서 터특한 지은이의 경험이 녹아 있어서인지 상당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물론 지은이가 이야기하고 있는 많은 내용을 염두에 두고 직장생활을 하려면 이것 또한 상당한 스트레스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들이 자연스럽게 나 자신에게 체화가 되어야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그럴려면 아주 사소하고 간단한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시간을 두고 시야를 넓혀간다면 직장생활이 더욱 활력이 있고 재미가 있지 않을까 한다.

어떤 면에서는 이 책에서 언급한 내용들 중 많은 부분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인지도 모른다. 이런 책을 자꾸 읽는 것도 그렇게 알고 있는 내용을 다시 각인시키려는 발버둥(?)인지도 모른다. 새롭게 제시된 특별한 업무 노하우는 없다. 다만 중요한 것은 알고 있어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 실제로 자신의 업무에 적용하고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지은이가 이야기한 아래의 말이 아주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항상 ‘자신을 갈고 닦는다’는 마음을 가지고 노력하면 된다. 비교 대상은 과거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 그리고 미래의 자신뿐이다.”(본서 제151쪽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