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나 신문을 보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엄청난 흉악범죄가 보도되곤 한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단지 눈이 마주 쳤다는 이유만으로, 아니면 이 세상이 살기 싫다는 이유만으로, 자신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들을 폭행하거가 살해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들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것도 아니다. 이런 일을 접할 때마다 도대체 이런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답이 안나온다. 전문가들도 머리를 맞대어 보지만 속시원한 대답은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히려 그런 흉악범죄는 자꾸만 늘어만 갈 뿐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해외에서도 우리나라 국민들을 상대로 하는 무차별적인 테러가 행해져서 국민들을 놀라게 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특별한 원한 관계가 있는 것도 아니다. 단지 위하를 가하기 위해 그 희생양이 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우리나라는 국제적인 테러로부터 안심한 줄 알았는데 이제 그게 아니다. 무차별적으로 자행되는 테러 앞에는 속수무책이다.

 

어떻게 해서 이런 끔찍한 일이 발생하는 걸까? 이 책은 바로 이러한 물음에 대한 답을 제시하려고 한다. 의료 윤리학의 메카로 불리는 헤이스팅스 센터의 설립자이자 미국 정신 의학의 대가인 지은이는 '증오‘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증오자‘들의 마음 속을 사회 심리학적 관점에서 해부한다.

 

지은이는 '증오‘, ’감정으로서의 증오‘ ’사고 장애로서의 증오‘, ’애착으로서의 증오‘, ’증오의 문화‘라는 다섯 꼭지를 가지고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먼저 증오가 ’화‘ 또는 ’격노‘와는 확연히 구분이 되는 것으로, 다른 사람이나 집단에 대한 공격적인 충동이 오랜 기간 구조화된 복잡한 감정이라는 것을 전제로, 증오에 대한 심층 분석을 한다.

 

결론적으로 테러라는 것은 증오가 자신의 내적 좌절과 갈등을 제대로 해소라지 못하고 운 나쁘게 희생양이 된 집단에 표출하는 일종의 심리적 질환이라고 진단한다. 즉, 증오가 실제적인 위협이나 모욕 등에 대한 합리적인 반응 양식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우리나라 국민들처럼 특별히 증오자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피해자들도 그들의 목표가 된다는 것이다. 증오자는 대상에 끊임없이 집착하고 실질적인 적이 없으면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은 급격한 통신망의 발달로 하나의 문화로까지 발전되었다고 한다.

 

여태까지 이런 테러의 가장 큰 원인은 강대국들의 패권 다툼으로 인한 것이라는 견해, 종교적인 갈등이 표출된 것이라는 견해, 석유나 가스 등 천연자원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세력다툼으로 인한 것이라는 견해 등 테러의 외적인 부분에서 그 해답을 찾고자 했다면 지은이는 테러를 저지른 당사자의 마음 속을 헤집고 들어가는 색다른 방법을 선택했다. 다양한 사례와 지은이의 전문적인 지식이 녹아 들어가서 테러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보여준 글이었다.

 

다만 이 책 자체가 증오를 테러의 기원으로 보고 증오에만 집착하다보니 다른 원인들에 대해서는 다소 소홀하게 다룬 점이 없지 않나 하는 의문을 가져본다. 테러를 일삼는 자들에게서 느껴지는 증오라는 것이 단순히 정신적인 질환으로 치부해버릴 수 있는 문제인지, 좀 더 거시적인 접근이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종래 테러와 관련해서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진지한 분석이 없었던 데 반해 이 책은 증오자들의 마음을 헤집고 들어갔다는 점에서 테러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야를 가지게 한 것 같다.

누구나 한 번쯤은 위인전을 읽은 일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학창 시절에는 세계사를 통해 위인들의 이야기를 공부했을 것이다. 그들의 삶과 인생은 분명 남다른 데가 있었다. 시대를 선도하고 시대를 바꾸어 버릴 정도로 그들의 영향력은 대단한 것이었다. 요즘은 위인이라는 말보다는 영웅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위인이라고 이야기하면 왠지 정치가나 과학자들로만 국한된 느낌이 드는데 영웅이라고 하면 그 이외에 운동선수나 연예인들까지 포함하는 좀 더 넓은 인물이야기가 가능할 것 같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영웅을 원한다. 무슨 이유로 우리는 영웅을 원하는 걸까? 점점 세상은 복잡해지고 각박해지면서 우리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영웅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예전과 달리 요즘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숙한 사람들에게서 영웅의 모습을 보기를 원하고 있는 것도 그와 같은 이유일 것이다. 지은이도 이 책의 들어가는 글에서 ‘자신을 믿고 미래를 머릿속에 그릴 줄 알았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영웅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영웅의 이미지와는 다소 동떨어진 인물에 대한 이야기도 실려있다.

 

물론 영웅이 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이끈 것이라고 단정지어 이야기할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 세상은 언제나 중요한 시점에서는 수많은 민중의 힘이 큰 물결이 되었다. 그래서 세계사에 대한 초점을 민중들로 이동해서 미시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연구하는 경향이 생기고 있다. 여하튼 이 세상에는 오늘도 새로운 영웅이 탄생하고 명멸하기를 거듭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영웅들의 모습은 어떨까?

 

드보라, 유딧, 삼손, 다윗에서 시작하여 최근의 레이건, 대처, 요한 바오로 2세까지 수많은 영웅들을 언급하고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만, 부디카 여왕, 제인 그레이, 월터 롤리, 제인 웰시 칼라일, 패멀라 베리 등은 개인적으로 생소한 인물들이었다. 특히 이 책에서는 여성들이 많이 눈에 띈다. 칼라일의 그늘에 가려 지냈던 제인 웰시 칼라일, ‘마지막 정치 파티 주최자’인 패멀라 베리, 많은 이들에 의해 섹스 심벌로만 여겨졌던 매릴린 먼로 등 그녀들의 굴곡진 삶에서 느껴지는 강인한 신념과 끊임없는 자기 노력은 그냥 지나쳐 버릴 수 없는 것들이었다.

 

지은이 폴 존슨은 마거릿 대처, 토니 블레어에게 역사를 강의하고 그들의 고문이자 연설문 작성자로 활동했으며, 엘리자베스 황태자비를 비롯한 영국 왕실의 인물들에게 역사를 강의하기도 한 일급 역사가라고 한다. 이 책은 이미 그가 발표한 ‘지식인들’, ‘창조자들’에 이은 ‘폴 존슨 3부작’의 완결편이라고 한다. 그만큼 지은이의 애정이 많이 들어간 책이다.

 

지은이가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자신을 믿어라”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인물들이 오늘날 우리에게 영웅으로 남아 있는 것은 그들이 오직 자신을 믿고 오지 않은 미래를 그리며 힘든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였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많은 영웅들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들 자신의 내면 깊숙이 살아 숨쉬고 있는 영웅을 끄집어 낼 것을 부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주위의 시선에 민감하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하다. 영웅이라는 이야기보다 한 사람의 민중으로 살아가기도 힘들다고 느낄 정도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보면 다르다. 책의 해박한 지식과 통찰력으로 빚어진 이야기들 속에서 우리는 우리 안에 잠재되어 있는 또 다른 힘을 보게 된다. 어릴 적 위인전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정이 새록 새록 쏟아나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이 책이 다른 점이라면 우리 주위의 누구가 영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도 영웅이 될 수 있다. 먼저 나 자신에 대해 영웅이 될 필요가 있다. 이 기회에 나 자신을 믿고 나 자신에게 힘을 실어주는 영웅이 되어보는 건 어떨까.

 

“선생님, 도대체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조선의 대학자 퇴계에게 참된 공부법을 배우다!

 예나 지금이나 나이가 많으나 적으나, 언제 어디서나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이자 화두가 되는 것이 있다. 바로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공부’에 대한 열망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끝없이 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고민거리들을 안겨주는 공부는 왜 해야 하고,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만약 조선의 대학자 퇴계 이황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면 그분은 뭐라 말씀하실까?

 이런 흥미로운 상상과 지금껏 인문학적인 통찰을 해온 퇴계의 사상을 조금 더 쉽고 재미있게 살펴보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출발해 그가 남긴 귀한 가르침들을 짚어보며 ‘퇴계가 일러주는 공부법’에 관한 내용을 풀어낸 소설이 예담에서 나왔다. ‘인문실용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탄생을 알리며 등장해 ‘문화관광부 우수도서’로 선정된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를 잇는『퇴계에게 공부법을 배우다』라는 책이다. 큰 스승 퇴계가 참된 공부란 무엇인가에 대해 가르침을 전해주는 내용을 담은 이 책은 실용적인 목적을 가지고 인문적인 시각에서 접근해, 위대한 학자에게 가르침을 받는 소설 형식으로 교훈적인 내용들을 차근히,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이 책은 퇴계 이황이 청량산 오가산당에 머물며 배움에 목말라하는 이들을 불러 하루하루 그들에게 맞는 공부법을 일러주는 이야기를 통해 공부의 큰 밑그림을 제시해준다. 또 막연히 공부가 어렵다고 여기거나,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난감해하는 이들에게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와 같이 가장 근본적인 물음과 마주하고, 진정한 공부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다시 상기시키며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다.

역사를 빛낸 철학자, 진정한 인간의 길을 제시한 큰 스승!

 학문을 통한 수양을 강조한 퇴계 이황은 마음을 읽는 철학으로 진정한 인간의 길을 제시한 학자다. 조선 중기의 문신이기도 한 그는 이기호발설理氣互發說을 사상의 핵심으로 하여 영남학파를 이루었고, 일본 유학계에도 큰 영향을 끼쳤으며, 도산서원을 설립하여 후진 양성과 학문 연구에 힘썼다. 공부하는 태도의 모범과 바람직한 선비상을 보이고, 제자를 사랑하는 올바른 스승의 상을 정립한 그의 가르침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오늘날 우리에게도 날카로운 지침과 좋은 본보기가 된다.

 항상 사람에 대한 예를 강조하고, 예에 있어서는 형식보다 내용을 중시한 퇴계는 “무언가를 공부하고 배움을 얻는다는 것은 삶의 이치를 깨닫고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사람과 세상을 더 이해하고 자신의 참모습을 찾아가는 것을 뜻하기에 사람은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고 일러준다. 이 책에 나오는 다양한 일화 속에서 그가 말하는 공부의 참 목적과 공부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이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접할 수 있을 것이다.

퇴계와 제자들의 삶이 어우러진 이야기, 인문실용소설!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이해, 인문적 깊이를 유지하면서 재미있고 쉬울 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해 인문적 깊이와 실사구시의 실용성을 결합한 시도로 태어난 ‘인문실용소설’. 그 새로운 이름을 붙인 두 번째 책『퇴계에게 공부법을 배우다』에서는 조선시대의 퇴계 이황과 그의 제자들의 삶을 소설로 생생하게 되살려놓았다. 양반이 아닌 처지로서는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기회조차 잡기 어렵던 시절, 퇴계는 자신에게 배움을 얻고자 편지를 보낸 사람들 가운데 몇 명을 오가산당으로 오게 한다.

 첫 방문자는 마을의 대장장이 배순. 늦은 나이지만 열심히 공부해 제발 ‘무식한 놈’ 소리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그에게 퇴계는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부터 일러주고,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지침들을 하나하나 설명해준다. 다음 날 오가산당의 사립문을 열고 들어선 이는 마을의 유일한 의원 댁 딸인 최난희. 혼자 힘으로『소학』을 익힌 후『대학』을 공부하다 고비를 맞았다는 그 규중처자에게 퇴계는 공부하다 벽에 부딪힌 이들을 위한 지침들과 공부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을 알려준다. 또 애제자인 이함형과 마지막 날의 주인공에 이르기까지, 독특한 배경과 사연을 지닌 인물들은 연이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자신의 허물까지 들추며 가르침을 주는 스승의 모습은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