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이 사망했다는 보도를 접했을 때 처음에는 잘못된 보도인 줄 알았다. 언제나 내 곁에 있을 것 같았던 그이기에 그의 죽음은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자신과 동시대를 호흡한 연예인을 좋아하는 이유는 자신의 고민과 기쁨을 같이 한 추억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나에겐 마이클 잭슨이 바로 그런 존재였다. 그의 노래, 춤, 그리고 그의 이상(理想)은 평생 그와 같이 할 거라고 생각했다. 동시대를 호흡했던 사람이 하나 둘 씩 이 지구상에서 사라져 간다는 것만큼 서글픈 일도 없는 것 같다. 내 기억 속한켠에 남아 있는 추억이 하나 둘 씩 사라져 가는 느낌이다.

 

그가 우리 곁을 떠난 지도 벌써 몇 달이 흘렀다. 이제 그의 죽음은 그렇게 시간 속에서 묻혀 버리고 사람들은 저마다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래서 사람들이 간사한 걸까. 그의 죽음으로 금방이라도 세상이 무너져 내릴 것 만 같더니 아무렇지 않게 저마다 일상 생활 속으로 돌아와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사람들은 우리에게 잊혀져간다. 검은 선글라스, 장갑, 하얀 양말, 모자, 문워크(Moonwalk, 마치 달 위를 걷는 듯한 이 춤은 내가 본 춤 중에서 가장 충격적으로 와닿았던 춤이었다.)……그를 떠올리게 하는 것은 너무나 많다. 아직도 많은 활동을 할 수 있는 나이이기에 그의 죽음은 더더욱 안타깝기만 하다. 이제 그는 우리 시대의 전설이 되어 버렸다.

 

책은 총 5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인디애나 주 게리에서 ‘잭슨5’로 활동하던 꿈많은 소년 시절, 게리를 벗어난 모타운에서 활동한 시기, 형제들과 헤어져 홀로서기를 한 시절, 그리고 그에게 많은 영향을 준 지인 퀸시 존스, 다이애너 로스, 폴 매카트니, 캐더린 햅번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은 그가 1988년 “Bad" 음반을 발표할 무렵 자신이 직접 쓴 글이다. 그의 열정과 사랑을 읽을 수 있지, 그의 죽음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다. 그래서인지 더 슬픈 책이다. 자신의 팬들에 대한 생각, 음악과 영화에 대한 열정, 아이들에 대한 사랑, 가족에 대한 이야기(특히 아버지 조 잭슨과의 갈등과 어머니 캐서린 스크루즈의 극진한 사랑은 대조적이었다. 물론 두 사람의 자식들에 대한 사랑 표현 방식이 달랐다는 측면도 없지 않아 있다), 언론에 대한 이야기, 성형 수술에 대한 이야기, 어린 시절부터 유명인으로서 겪을 수 밖에 없는 외로움을 그의 입을 통해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엄청난 양의 음반을 판매하고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는 이야기보다 유명인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겪는 고통과 번민, 고뇌, 그리고 자신의 삶에 대한 애착과 사랑을 이야기 한 부분들이 더 가슴에 와닿았다. 이 책을 읽는 지금 그가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 책은 집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보통 책 날개를 펼치면 번역서의 경우 원작자와 저작권에 대한 설명이 있는데, 이 책은 원서와 저작권에 대한 이야기도 없고 번역자도 누구인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 아니나 다를까 책 곳곳에는 번역상의 문제가 많았다. 번역은 제2의 작업이다. 초벌 번역을 하고 몇 번 수정 작업을 거치면서 우리의 언어 체계에 맞게 원작자의 의도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책에는 그런 흔적이 전혀 없다. 주어와 술어 등이 제 멋대로고 영어를 그대로 한글 발음으로 옮겨 적을 때 어떤 기준도 없다. 그리고 음악을 모르는 사람이 번역을 한 탓인지 뮤지션 이름도 아무렇게나 써놓고 있다. 예를 들면 어스 윈드 앤 파이어(Earth, Wind & Fire)를 어스,윈드,파이어로, 토토의 리더인 데이비드 페이치(David Paich)를 데이비드 파이크로 표시해두고 있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존 랜디스 감독이 연출한 “An American Werewolf In London”은 일반적으로 “런던의 늑대인간”이란 영화명으로 불리어지는데, “런던의 늑대사나이 아메리칸”으로 번역하고 있다.

 

그리고 사진은 전부 흑백이다. 원서에 실린 사진은 전부 흑백 사진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는데, 원서는 컬러 사진도 있다. 그리고 사진을 어떤 식으로 가져 온 것인지 사람 구분이 안될 정도로 흐릿한 것도 너무 많다. 마이클 잭슨의 사망에 맞추어 빨리 출판하려고 한 생각은 알겠지만 이건 독자들을 무시하는 처사이기 이전에 이미 고인이 된 마이클 잭슨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2009년 6월 25일 그 시간은 더 이상 돌아오지도 않는다. 마찬가지로 마이클 잭슨도 더 이상 볼 수 없다. 하지만 그가 남긴 많은 아름다운 노래와 그가 보여준 행동들은 오래도록 내 가슴에 남아 있을 것이다.

 

“인간은 진실과 접하고 싶어한다. 또 그 진실을 다른 사람에게도 전하고 싶어한다. 설령 절망이든, 기쁨이든, 자기가 느끼거나 경험한 것을 살리는 일이 그 인생에 의미를 가져다 주고,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예술의 모습니다. 이와 같은 계몽의 순간을 위해 나는 계속 생존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318쪽 참조).”

아이가 애니메이션 'Up'을 너무 좋아한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는 하루 종일 영화 이야기만 했다. 극장 팸플릿도 집에 가져와서 붙여놓고 주인공 이름을 들어가며 자기 혼자 재미있게 이야기도 만들어보고. 

그런데 이번에 '엄마표 리딩 스타터' 라는 시리즈로 이 영화를 소재로 한 영어그림책이 나왔다. 물론 그냥 읽고 넘어가는 책은 아니다. 아이가 읽고 이해를 했는지 엄마와 함께 생각해보도록 해놓았다. 한마디로 학습용이라고 보면 된다. 

그렇다고 너무 티를 내는 책은 아니다. 영어에 친숙해지는 방법이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이처럼 영화를 통해 영어와 친숙해지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내년이면 초등학생이 되는지라 원서로 읽는데는 아무런 무리가 없었다. 어떤 면에서는 문장이 조금만 더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영화에 나오는 장면을 그대로 옮겨 놓은 그림과 책내용을 원어민의 발음으로 들을 수 있도록 시디도 들어 있다. 그리고 책을 읽기 전에 숙지해야 할 단어도 미리 앞 장에서 언급해두고 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고 영화를 생각하면서 볼 수 있는 책이어서 아이가 아주 좋아한다. 영어는 어학인지라 어떻게든 자주 써야지 느는 법이다. 그런 점에서 이렇게 영화를 이용하는 영어 익히기도 나름대로 괜찮은 것 같다. 

아이와 엄마가 함께 읽고 이야기하며 영어를 익히기에는 제격인 책이다. 월 E도 같이 나와있던데 한 번 구매해서 봐야겠다.

아이가 부쩍 별자리에 관심을 많이 가진다. 특히 별자리에 얽힌 신화를 좋아한다. 단순히 별자리가 어디있고 그 별자리의 특성은 무엇인지하는 내용보다는 그 별자리 이름이 탄생하게 된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알고 싶어한다. 

역시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별자리에 관한 책들이 의외로 부족했다. 대부분 과학동아로 과학적인 이야기만을 담고 있고 신화를 주제로 한 별자리 이야기 책은 많이 없었다. 이 책 저 책을 뒤적이다가 눈에 들어온 책이다. 

물론 만화라는 점이 조금 흠이긴 하지만 그리스 로마 신화에 있어서 권위자인 지은이의 그림이어서인지 안심이 되었다. 일반적인 생각으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신화에 대한 이야기이듯이 아이는 이 책에 나오는 제우스와 다나에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는 정도로 넘어가야 할 부분인 것 같다. 

원래는 1권으로 나온 것인데 1권이 히트를 치니까 2권까지 나왔다. 2권은 지은이도 다르고 1권에 비해 조금 딸리는 느낌이다. 하지만 2권 세트를 1권 가격에 주니 더없이 좋은 구성이다. 거기다가 인형과 책받침까지 덤으로 얹어 주니 1석 2조다. 

그리고 1권에는 원서부분까지 들어 있어서 직접 영어로 읽어보고 우리나라 말로 번역된 부분과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