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氣)는 무엇일까?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기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기가 세다, 기가 넘친다, 기싸움에서 졌다” 라는 등으로 기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쓰인다. 하지만 정작 기를 설명하려고 하면 막막한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눈으로 볼 수 있거나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이 아닌데다가, 정신과 관련된 것이어서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이 책은 이처럼 이해하기 쉽지 않은 기를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추어 설명해보려고 시도한다.

 

출판사에서 이 책을 소개한 글을 보면, 기의 실체를 현대물리학의 최종적인 결론에 가까운 끈이론과 결부시켜 파악하고, 지금까지 그 누구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던 오행의 상생과 상극의 원리와 법칙을 오행의 본성과 극성, 그리고 반극성이란 개념으로 설명한 최초의 책이라고 한다. 그리고 오행의 상생상극이 인체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생명과 오행의 연관성을 치밀하게 분석하여 설명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무척 어려운 내용이었다. 음양오행이니 상생의 원리, 상극의 원리라는 개념 자체부터가 쉽게 와닿지 않아서 읽었던 부분을 또 읽고 했지만 역시 나에게는 어려운 내용이었다. 서양 철학은 자주 접하다보니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능한 부분이 있지만, 동양 철학과 동양 정신 세계에 관련된 내용은 워낙 한자권 문화여서 해독이 어려웠다. 지은이가 10여년에 걸쳐 연구한 내용을 단번에 이해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 욕심일 수 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본다.

 

책은 6장으로 되어 있다. “제6의 감각, 현대물리학과 오행, 동양의 생명학-정기신(精氣神), 상생상극의 원리, 기감(氣感), 생명과 기” 등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만만치 않은 내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현대물리학에 관한 이론 자체도 어려운데 거기다가 기라는 것까지 같이 연관시켜 설명하니 이해를 앞서서 도무지 단어 자체가 해독이 안된다. 하지만 시경과 서경, 황제내경으로부터 전국시대 추연의 오덕종시설에서 시작하여 고대로부터 이어져 온 각종 기 이론을 정리한 부분은 그나마 재미가 있었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부분이었다.

 

이 책을 통해 기라는 것을 처음 접하게 되었고, 기가 무엇인지에 대해 어렴풋하게나마 눈을 뜨게 되었다. 기가 인간에게 어떻게 작용하고,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완전하게 소화할 수는 없었지만, 내가 모르는 새로운 영역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여행이었지만 새로운 것을 체험하게 된 여행이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한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나 고어 버빈스키 감독이 연출한 ,‘캐러비안의 해적 시리즈’,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이 쓴 ‘보물섬’은 사람을 빨아들이는 매력이 있다. 보물을 찾아 떠나는 모험과 보물이 숨겨진 곳을 마치 암호를 풀 듯이 풀어나가는 내용은 흥미진진함과 함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수백, 수천 년 동안 그 어느 누구의 손길도 닿지 않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물론 보물이 가지는 금전적인 가치를 노리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보물을 찾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릴적 소풍을 가면 으레히 등장하는 놀이 중의 하나가 보물찾기다. 아이들은 선생님들이 숨겨둔 보물을 찾기 위해 돌을 들춰보고 나무 아래를 파보기도 하고 덤불 속으로 들어가보기도 한다. 여기저기서 보물을 찾았다는 소리도 들리고, 보물을 찾지 못한 아이들은 낙담을 하고. 그 어릴 적 추억이 이 책속에 들어있다고 해도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달라진 점이라면 이 책 소개되는 보물은 인간의 생명을 앗아갈 정도로 어마어마한 가치를 가진 것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책에는 인간의 탐욕과 욕심이 곳곳에 배어나온다. 죽음을 무릎쓰고 보물을 찾기 위해 벌이는 사투는 재물 앞에 눈먼 인간의 원초적인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책은 보물에 얽힌 45가지의 에피소드를 5개의 주제로 나누어 들려주고 있다. 황실 귀족들이 남긴 보물, 전쟁으로 인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사라진 보물, 사라진 고성과 함께 영원히 땅 속에 묻혀버린 보물, 해적들이 약탈해서는 숨겨놓은 보물, 침몰선과 함께 바닷속으로 가라앉은 보물 등 5개의 주제로 나누어, 보물이 사라지게 된 배경과 이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탐험가들의 탐사 과정, 그리고 그 과정에서 빚어지는 의문의 사고, 아직까지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 등을 7-8페이지에 걸쳐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아는 이집트 파라오의 보물에 얽힌 의문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 잉카 제국과 마얀인의 보물을 약탈해 간 이야기, 슐리만의 보물에 관한 이야기, 나치와 일본군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하여 퇴각하면서 마구잡이로 약탈해 간 보물을 숨긴 이야기 등 흥미로운 내용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보물에 얽힌 대부분의 이야기에서 보여지는 인간의 추악한 욕망은 너무 가슴아픈 내용들이었다. 세티 1세의 보물을 도둑질하다가 올가미에 걸린 형이 동생에게 자기를 죽이라고 하는 이야기, 보물에 눈이 멀어 승객들을 죽이고 자신의 배를 해적선으로 바꿔버린 메리 디어 호의 선장에 관한 이야기, 보물을 묻으라고 지시하고는 보물을 묻고 난 다음에는 어김없이 보물의 위치를 아는 사람들을 모두 죽여버린 이야기, 스페인의 정복자들이 멕시코의 황금과 보물을 모두 노략질하고 테노치티틀란이라는 아름다운 도시에 불을 질러 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한 이야기는 인간의 탐욕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서글픈 느낌마저 들었다.

 

그렇다고 보물을 찾기 위한 노력을 중단한 것은 아니다. 아직도 지구 어느 곳에서는 어딘가에 묻혀있을지도 모를 보물을 찾기 위해 모험을 감행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보물이 가지는 역사적 가치보다는 그 보물이 가져다주는 어마어마한 경제적인 이득에 눈이 먼 사람들이 아직도 유령선처럼 보물이 묻혀 있을 이 곳 저 곳을 찾아 헤매고 다닐지도 모른다.

 

흥미로운 주제인데다가 하나의 에피소드가 짤막 짤막하게 소개되어 있어 책장은 잘 넘어간다. 하지만 솔직히 많이 아쉽다. 각 에피소드의 출처나 근거가 없어서, 단순히 뜬소문을 글로 옮긴 것인지 의심스러운 면도 있다. 당시 상황에 대한 사진도 곁들이고 문제가 된 사건이 일어난 곳에 관련된 지도를 첨부했더라면 이야기가 좀 더 생동감있고 사실적으로 되지 않았을까 한다.

중․고등학생들이 대중가수들이나 배우들에게 열광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는 부모들이 있지만, 나는 어느 정도 그 마음이 이해가 간다. 나도 학창시절 가수나 배우들에게 열광한 시기가 있었다. 당시 마이클 잭슨은 그런 존재였다. 그의 노래 한 곡, 한 곡, 그의 몸짓 하나, 하나가 나에게는 이 세상 전부인 것처럼 느껴졌다. 나도 이젠 그런 시절을 지나왔고 이제는 그런 일에도 덤덤한 나이가 되었다.

 

그런데 2009년 6월 25일 마이클 잭슨이 자택에서 사망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공연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지라 거짓말처럼 들렸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되었다. 나의 학창시절을 같이 하였고 힘들고 기쁠 때 마다 내 곁을 지켜주었던 그의 수많은 노래들. 나의 추억이 또 하나 사라져가는 느낌이다.

 

This Is It은 그가 죽기 전 준비하던 콘서트의 정식 명칭이다. 그는 이 콘서트를 시작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주치의의 약물과다 사용으로 사망을 하다니 어처구니없다. 마이클 잭슨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서 약물에 의존해왔다고 한다. 어쩌면 매스컴과 악의에 가득찬 말을 내뱉는 대중들이 그를 죽인 것인지도 모른다.

 

5살의 어린 나이로 쇼 비즈니스 세상에 발을 들여 놓은 잭슨은 팝 음악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선보이며 팝음악의 황제로 등극한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쇼 비즈니스계로 나온 그에게는 항상 유년시절을 보내지 못한 것에 대한 서운함을 가지고 있었고, 인기가 많은 만큼 그에게 집중된 스포트라이트는 비난과 악의에 찬 시선도 많았다. 그럴수록 그의 사생활은 없어져갔고 내성적인 마이클은 점점 움츠러들기만 했다.

 

특히 아이들을 좋아했던 그는 성추행 파문에 두 차례나 휘말리면서 반평생을 고통속에 보내기도 했다. 어린이에게 오로지 순수한 우정만을 바랐던 잭슨에게 아동 성추행 파문은 엄청난 충격이었다. 음악 외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서 상처를 받은 마이클은 심기일전하여 This Is It 공연으로 대중들에게 돌아오려고 하다가 그만 더 이상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가버렸던 것이다. 그를 떠난 보낸 지금 세상은 그가 남긴 음악과 그가 보여준 삶을 재조명하고 있고, 세상이 얼마나 그에게 잔인하고 매정했는지를 깨닫게 하고 있다.

 

이 책도 그런 부산물의 하나다. 지은이는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 받은 마이클 잭슨 중국 사이트의 웹마스터로, 마이클 잭슨의 어린 시절부터, 형제들을 떠나 독립을 하면서 세계적인 팝스타가 되기 까지의 과정과 마이클의 이상과 꿈이 담긴 많은 노래 가사, 마이클 잭슨의 생전 모습을 담은 사진, 그리고 자선단체에 대한 후원과 선행을 연도기별로 정리해두어 마이클 잭슨을 다루고 있는 다른 책들과 달리 그에 대한 많은 애정을 느끼게 한다.

 

다만 마이클 잭슨을 좋아하는 팬의 입장에서 쓰여진 책이어서 다소 주관적인 내용들이 눈에 띄고 비슷 비슷한 이야기들이 많다. 마이클 잭슨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데는 무리가 있는 책이다. 지은이가 중국인이다보니 자료 수집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해가 갈 수도 있지만 책에 수록된 많은 가사와 사진을 빼면 내용은 얼마 없다. 이 책이 나오기 전에 국내에서 출간된 마이클 잭슨의 자서전이 비록 번역상의 오류가 많기는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더 풍부하지 않나 한다. 마이클 잭슨의 열혈팬으로서 마이클 잭슨에게 남기는 연서와 같은 책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최근 This Is It 공연을 준비하면서 찍은 내용을 담은 영화가 상영되어 다시 한 번 그를 사랑하는 많은 팬들에게 그가 가고 없는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었다. 모든 사람과 세상을 사랑으로 담으려고 했지만 그의 생전에 세상은 그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이제 고인이 된 그에게 세상은 그를 애도하고 슬퍼하며 네버랜드로 가는 문을 활짝 열어주었다. 오래 된 마이클의 팬으로 부디 하늘 나라에서는 아무런 편견없는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