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미국에서 초대형 모기지론 대부업체가 파산하기 시작하면서 연쇄적으로 대부업체들이 파산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 신용도가 낮은 서브프라임 등급의 시민들에게 주택을 담보로 이루어진 대출을 말함) 사태는 미국만이 아닌 전 세계적인 금융불안을 가져왔다.

 

금융위기는 경제불안으로 이어졌고, 현재까지도 세계 경제가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내 경제불안이 전 세계적인 양상으로 번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미국 달러화에 연동된 변동환율제 때문이었다는 인식이 대두되면서 ‘금본위제로의 환원’을 주장하는 논의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경제학을 전공한 입장도 아니어서 달러화가 기축통화(국제간의 결제나 금융거래의 기본이 되는 통화)라는 사실에 대해 이의를 달거나 달리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굳이 달러화가 기축통화가 되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졌는데, 이 책은 그에 대한 많은 이야기거리를 던져주었다.

 

화폐는 물건을 사고 팔 때 그 물건에 대한 가치를 측정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목적이다. 그래서 오랜 옛날에는 오늘날과 같은 화폐 대신에 구슬, 조개껍데기, 고래 이빨, 코코아 열매 등 다양한 화폐 등이 사용되었다. 그렇다면 굳이 미국 달러화만 국제간의 결제나 금융거래의 기본이 되는 통화가 되어야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

 

책은 3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파트 1 ‘화폐의 유형’에서는 기원전 7세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화폐 역사를 금본위제 중심으로 살펴보고,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 변동환율제 통화와 이러한 경제현상이 세금 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파트 2 ‘미국 화폐의 역사’에서는 식민지 시절부터 현재까지 미국의 화폐 변화, 중앙은행 제도의 역사, 브레턴우즈 체제의 금본위제 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파트 3 ‘세계의 통화 위기’에서는 일본의 성공과 실패, 1990년대말 아시아의 금융 위기, 공산주의 체제에서 금본위제 등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지은이는 위와 같은 논의를 통해 금본위제로의 회귀를 주장하고 있다.

 

지은이는 1971년 8월, 리처드 닉슨이 달러의 금태환(金兌換, 은행권을 금으로 교환하는 것)을 포기하겠다고 발표하여 금본위제의 종말을 선언한 이후로 미국 달러화가 기축통화가 되면서 인류는 많은 금융위기를 겪었다고 한다. 미국과 금융재벌 등은 오랫동안 달러를 이용해 자신들의 배만 채워왔고, 그로 인해 지금 현재 전 세계는 유례없는 금융위기에 빠져있는 것이다.

 

그에 반해 금본위제(화폐의 가치를 금의 가치로 나타내는 것)는 역사적으로 과거 수백 년 동안 인류에게 안정된 통화와 경제적 풍요로움을 안겨주었다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금은 정부에게 재정적인 책임을 지우는 한편 급속한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는, 개인에게는 부를 축적하는 데 필요한, 안전한 환경을 제공해주었다고 한다.

 

달러화의 가치가 불안정해지자 금값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 금시장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돌잔치 때 금반지를 많이 해주었는데, 요즘은 워낙 금값이 비싸다보니 그냥 현금으로 주는게 일반적이다. 집안 장롱안 깊숙이 넣어두었던 돌반지와 결혼반지 등이 햇빛을 보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금값이 상승하면서 우리의 문화 현상도 바꾸어 놓고 있는 것이다. 과연 금본위제가 지금 현재의 금융위기를 해결해 줄 것인가?

 

물론 금본위제가 전적으로 타당한 제도이며 전지전능한 제도라고 이야기 할수만은 없을 것이다. 어떠한 제도도 전부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인간이 얼마나 그 제도를 잘 운영하느냐 하는데 제도의 승패는 달려있다. 하지만 이왕이면 결함이 많이 없는 안전한 제도면 더 좋다. 이런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지은이는 금이 화폐로 사용된 역사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책은 그런 점에서 경제서적임에도 불구하고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다. 다만 만만치 않은 부피와 전문적인 경제용어를 해독하면서 읽어야 하는 관계로 책장이 쉽게 넘어가지는 않았다. 말로만 듣던 금융위기와 금본위제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던 책이었고, 우리가 바라보는 경제현상이 눈에 보이는 것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는 책이었다.

인터넷, 핸드폰 등 대중매체 등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이제는 공간과 거리라는 개념이 큰 의미가 없어지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인터넷에서 오전에 물건을 주문하면 오후에 받아볼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이런 빠른 물류시스템에 더해 광고도 예전처럼 TV나 신문, 잡지 등을 탈피하여 인터넷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개인들의 입소문은 또 다른 광고의 트렌드가 되었다. 블로그 마케팅이라는 것이다.

 

회사들은 파워 블로그를 자사 제품의 마케팅 수단으로 삼고 있다. 온라인 입소문이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상의 입소문이 이제는 오프라인 상에서 이루어지는 입소문의 속도를 능가한다. 매체광고의 효율성보다 소비자들의 입소문이 새로운 마케팅 도구로 인식되어져 온 이후로 인터넷이 가세하면서 입소문 마케팅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지은이는 이런 입소문 마케팅의 위력을 알아차리고 2000년도에 이 책의 초판본을 발간했다. 당시는 입소문이라는 것이 크게 주목받지 못하였던 때여서 이 책이 불러 일으킨 반향은 대단했다. 온라인이 활성화되면서 기존의 판본에서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고 기존 내용을 수정하면서 새로운 내용을 담아 출간한 것이 이 책이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초판본에서 다루었던 입소문 마케팅의 중요성에 대한 내용은 전부 빼버렸다고 한다. 이제는 너무나 당연한 주제여서 굳이 이 부분을 크게 부각시킬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신 입소문 마케팅이 현장에서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사례 중심으로 쓰고 있다.

입소문의 방아쇠를 당긴 전국야외휴양지도자학교(NOLS, 놀스) 버스, 투씨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여, 온,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는 입소문에 관한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지은이가 들려주는 사례들은 개인과 개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는 입소문이 가져다 주는 엄청난 위력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책은 24개의 챕터로 되어 있는데, 입소문은 측정할 수 있는지, 입소문은 어떻게 퍼지는지 등 입소문에 관한 가장 기본적인 물음과 효과적인 입소문을 만들어내는 방법, 그리고 입소문 마케팅의 성공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어떻게 효과적인 입소문을 창출하는지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 일어난 이루어진 일들을 내용으로 하고 있어 이야기는 아주 생동감이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현장에서 기업 마케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훌륭한 지침이 될만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온라인 시대에 접어들면서 더더욱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입소문의 중요성에 대해 통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한다.

 

물론 마케팅에 대한 이야기들이 전부여서 일반인들에게는 그다지 흥미로울게 없는 이야기처럼 비춰질 수 있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일어난 일을 담고 있다보니 마케팅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그 자체만으로도 재미가 있다. 마케팅에 종사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요즘 세대들에게는 자신을 좀 더 효율적으로 표현하고 전파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