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일정한 선입견이 있는 대상이 있다. 나에게는 예술가들이 그에 해당한다. 예술가라고 하면 일단 평범하지 않은 외모, 독특한 생각, 기이한 행동 등.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다른 동떨어진 세계에 사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위 말하는 ‘끼’로 인해 정상적인 삶의 궤도에서 벗어나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예술가들에 대한 나의 생각이 너무 많이 왜곡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술가들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생활고로 괴로워하고, 제대로 풀리지 않는 일 때문에 힘들어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는 열정을 다하며, 주위 사물이나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우리들이 일상생활이나 아니면 직장생활에서 겪었던 고민, 괴로움, 열정, 에너지 등이 예술이라는 대상만 달리할 뿐,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었다.

 

일반인과 다른 점이라면 미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능을 자신의 직업으로 가지고 평생을 살아간다는 것이다. 일반인이 예술가들에게 가장 부러워하는 점은 그들이 가진 예술적 재능 때문이 아닐까.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풍성하게 하는데 예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에는 공감을 하지만 예술 자체를 자신의 평생의 업으로 삼고 살아간다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일 수 있다. 매순간 창조에 몰두를 해야하고,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강한 심적 압박감, 그리고 예전부터 예술가들은 배고픈 직업이라는 경제적 결핍은 평생을 지탱하기에는 너무 큰 장벽처럼 보인다. 그런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그들이 그와 같은 상황에서도 예술이 좋아서 예술을 선택하고 살아가는 용기가 너무 부럽다.

 

요즘은 예전과 달리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고, 인터넷이 발달하여 일반인들 중에서도 예술적 재능을 보이며 예술가 못지 않은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들이 예술가와 다른 점이라고 하면 위에서 언급한 것들이 아닐까? 집요하게 매달리고 자신의 생을 걸수 있는 가슴이 부족하다. 그래서 예술가들이 남긴 작품에는 일반인들이 어줍짢게 만들어낸 예술작품과는 차이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예술이라는 것이 예술가들만이 독점하는 것은 아니다. 예술의 생활화라는 말처럼 예술이 우리들 생활에 자연스럽게 파고들어오는 것이 아주 이상적인 일이긴하다. 다만 언급하고 싶은 것은 예술가들이 보여주는 치열함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예술가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 곳곳에는 열정과 치열함이 묻어나온다.

 

책에는 총 24명의 예술가들이 나온다. 사진작가 김광호, 가수 타블로, 장기하, 영화 ‘워낭소리’를 배급한 곽용수, 문화평론가 김봉석, 영화감독 김현석, 만화가 박재동 등 우리 시대 예술계의 최전선에 활약하고 있는 이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홍대에 위치한 ‘KT&G 상상마당 열림포럼’에서 있었던 청중들과의 대화가 책으로 묶여서 나온 것이다. 책은 ‘기획의도, 참가자 소개, 포럼 진행, 청중과의 대화, 현장스케치’ 라는 다섯 단계로 구성되어 있고, 최대한 현장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입말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예술가들의 진솔한 모습을 그대로 담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시대에 예술가로 살아남는 법’ 이라는 주제로 예술가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경제적인 문제에서부터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디자인과 인디음악, 디지털 매체의 발달로 각광을 받고 있는 대중비평, 영화 ‘워낭소리’로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는 독립영화, 그리고 한국만화 100년에 부쳐 우리 만화를 둘러보는 만화에 대한 이야기 등, 우리 예술계 전반을 아우르며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식으로 살아가는지 들려주고 있다.

 

멀게만 느껴지던 예술가들의 삶과 생각을 읽을 수 있었고, 그들이 일과 생활에 대해 보여준 열정은 예술가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보여준 가장 인간다운 모습으로, 나 자신을 그들의 삶과 생각에 대비시켜 보기도 했다. 사회는 발전하는데 비해 우리는 예술과 너무 거리를 두고 살아온 것은 아닌지 반문하게 된다. 정부의 예술정책도 문제지만 예술을 향유하는 우리에게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런 부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없어 조금은 아쉬웠다. 뭔가 여운이 많이 남는 이야기였다.

예술가, KTG상상포럼

아이가 공룡을 너무 좋아해서 보러 간 영화다. 밤마다 박물관이 살아 움직인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과거의 것들이 살아 움직인다는 아주 단순한 발상이 볼거리를 제공하는 가족용 영화다.

최근 코메디 영화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벤 스틸러가 아들에게 떳떳한 아버지로 거듭나기 위해 남들이 일하기를 꺼려하는 자연사박물관의 경비원으로 취직하면서 이야기는 환상과 현실을 오가며 보는 이들에게 무한한 상상의 세계를 선사한다.

최첨단 특수효과가 만들어 내는 T 렉스, 말하는 이스터 석상, 파라오, 네안데르탈인, 훈족 등 그야말로 특수효과가 없다면 만나볼 수 없는 역사 속의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재미난 에피소드를 만들어 간다.

중반부를 지나면서 이야기가 좀 처지는 느낌이 들지만 아이는 좋아한다. 아무래도 사실감 넘치는 그래픽이 아이의 시각을 자극하는 것 같다.

책에서만 봐온 것들이 화면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역동성은 온 가족들이 같이 보기에 좋은, 그야말로 가정의 달을 위한 영화다. 모처럼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재미난 영화가 아닌가 한다.

요즘은 디비디를 제 돈 주고 사는 경우는 드문 것 같다. 대부분의 타이틀이 출시되고 몇 달이 지나면 거의 반값에 판매하니 말이다. 아마도 디비디 시장이 좋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렘린 디비디도 마찬가지다. 처음 출시되었을 때는 상당한 가격이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가격이 다운되어 이번에는 거의 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할인전 이전에도 한 번 할인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이 타이틀을 구입하고는 싼 가격에 구입했다고 좋아했는데 더 싼 가격에 출시되다니.

80년대 스티븐 스필버그의 아이들이라는 감독이 많았다. 로버트 저메키스, 크리스 콜럼버스, 조 단테 등. 그들이 영화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을 맡는 경우가 많아서 영화 자체에서 스티븐 스필버그의 감성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 영화도 마찬가지였다.

12시 이후에는 음식을 주지 말고, 절대로 물에 닿지 말아야 하는 모과이, 너무나 귀엽고 앙증맞게 생긴 캐릭터였다. 거기다가 당시 세계를 풍미했던 피비 케이츠까지. 1, 2편 모두 특수효과가 던져주는 재미가 남다르다. 내용은 별다른 게 없다

각각의 타이틀에는 서플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영화 본편도 재미있지만 서플을 보는 재미도 남다르다. 아이들과 보더라도 크게 지장이 없을 정도로 모든 가족들이 둘러 앉아 보기에 좋은 가족 영화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