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산아제한이 있었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요즘 우리나라는 심한 출산율 저하를 겪고 있다. 출산율 저하의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엄청난 사교육비도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한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에 동의하지 않을까 한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아이 하나만 낳아서 잘 키워보자는 생각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보니 대부분의 부모들이 자식을 키우기 보다는 자식을 떠받들고 있다는 우스개 소리가 나올 정도다. 거기다가 교육열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보니 아이들의 지식 습득에만 열중하는 모습이다.

 

자연히 그에 반해 인성 교육은 점점 소홀해지는 느낌이다. 나 자신도 당장 영어 단어 하나 더 외우는 것에 치중하는 것이 사실이다. 인성 교육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어느 정도는 눈을 감아 버리는 것이다. 더 늦기 전에 부모들이 아이를 위해 무엇을 시작할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하는 시점이 된 것 같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그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지은이가 해답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은 부모의 PQ(Parent Quotient, 부모지수)다. 한 동안 EQ(Emotional Quotient, 감성지수)가 각광을 받은 적이 있는데, 부모의 PQ는 좀 생소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결코 생소하거나 낯선 용어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이지만 실천을 못하고 있는 것들이다.

 

부모지수는 부모로서의 능력을 의미한다. 이때 능력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부모의 경제력이나 학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지은이가 이야기하고 있는 부모지수는 부모가 자기 아이의 성향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는 것, 아이를 대할 때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것, 올바른 대화법을 알고 있는 것, 그래서 갈등을 잘 조절하고 아이를 더 큰 사람으로 키워낼 수 있는 부모로서의 능력을 의미한다. 아무리 아이를 잘 입히고 잘 가르치고 잘 먹인다고 하더라도 모든 부모가 아이를 성공적으로 키우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부모지수가 높은 부모만이 제대로 아이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은 1부는 육아, 2부는 학습에 관한 내용으로 되어 있다. 우리 아이 꿈 찾기 전략, 아이의 꿈을 키우는 부모 전략, 꿈을 자라게 하는 성공 대화법, 꿈을 실현시키는 학습법, 아이 행동 유형별 맞춤 교육법, 부모는 PQ, 아이는 IQ 놓이는 놀이 활동 등 아이를 키우는데 있어서 실질적이고도 직접 실행에 옮길 수 있는 필요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역시 아이를 키우는데 있어 부모의 역할의 얼마나 중요한 지를 다시금 실감하는 시간이었다. 아이를 바르게 키우기 위해서는 부모도 육아와 학습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부모라고 해서 무조건 아이에게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부모가 먼저 실천에 옮겨야 한다. 그리고 육아와 학습에 대해서 배워야 한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부모는 인내를 가지고 아이를 믿어 주어야 한다.

 

오늘이라도 당장 나 자신부터 바꿔야 할 것 같다. TV를 끄고 아이와 대화를 많이 하고, 같이 책을 보는 시간을 늘리고, 아이와 같이 놀아주는 시간을 늘리고, 아이에게 화를 낼 일이 있더라도 아이에게 납득이 가도록 설명하며 이해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그렇게 저렇게 생각해보니 할 일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예전에 부모님들이 너희도 애 낳고 키워봐야 부모 마음을 안다고 하셨는데, 그 마음을 이제야 조금이나마 알 것 같기도 하다. 부모가 아무나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PQ, 부모지수, 육아, 학습

아침에 이불 속에서 나오기는 쉽지 않다. 특히 요즘 같은 겨울이면 따뜻한 이불 속이 더 그리워진다. 이럴 때 어떻게 하면 아침을 상쾌하게 맞을 수 있을까? 라는 궁리를 많이 해본다. 하지만 별반 뾰족한 방법은 없는 것 같다. 무엇보다 당사자인 내 마음 먹기에 달린 것 같다. 음악도 틀어보고, 간단하게 몸도 움직여보고, 문을 열어 환기도 시켜보고. 그러다보면 몸이 서서히 아침에 맞추어 가는 것 같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그림을 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매일 한 편의 그림을 보고 그날 그날 각오를 새롭게 하거나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도 기분좋게 아침을 시작하는 방법이 될 것 같다.

 

최근 1년 365일을 기준으로 해서 매일 할 수 있는 것들을 소재로 한 책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얼마 전에 읽은 데이비드 S. 키더 등이 쓴 ‘경건한 지성’도 그런 책이었다. 이 책도 그런 책들과 같은 기획 의도하에 만들어진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책을 잡자마자 한 번에 다 읽어버렸다. 그림을 워낙 좋아하는 지라 다음 날을 기다릴 수 없었다. 이 책은 1년 중 전반기에 해당하는 6월까지 이야기를 담은 것이다.

 

1월 1일을 시작하는 랭부르 형제의 ‘베리 공작의 매우 호화로운 기도서 중 1월’을 시작으로, 보훈의 달인 6월의 마지막 날 피카소의 ‘게르니카’로 끝을 맺고 있다. 그날이나 그달에 관련된 그림을 소개하고, 하나의 주제와 연관된 그림이 있으면 같이 실어서 그림을 보는 눈을 넓힐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면 1월은 새해라는 의미와 관련된 첫의 의미 등에 대한 그림을 소개하고 3월은 봄에 관련된 그림을, 5월은 가족에 대한 그림을 소개하는 식으로 이루어져있다.

 

페이지 한 쪽에는 그림을 수록하고 나머지 한 쪽에는 그림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더불어 지은이가 그림을 통해 생각하거나 느낀 것을 5-6줄 정도로 언급하고 있다. 부담없이 읽고 볼 수 있도록 간단하게 설명하고 있어, 눈도 안떨어지는 정신없는 아침에 짧게 읽기에는 안성마춤이다.

 

책에 수록된 작품은 대부분 서양화다. 그리고 밀레, 고흐, 루벤스, 렘브란트, 마네, 김홍도, 베르메르, 신윤복, 마티스, 샤갈, 쇠라 등 익숙한 작가들의 그림이 많아 그림을 이해하는데는 별 어려움이 없다. 친숙한 작품들이어서 좋을 수도 있지만 워낙 많이 소개된 작품들이어서 식상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최근 국내 작가들의 작품이 소개된 것은 아주 신선한 내용이었다.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책들이 잘 없는데, 이 책을 통해 국내 작가들의 최근 작품들을 접할 수 있어서 아주 반가웠다.

 

지은이는 사비나미술관 관장으로 이미 미술 관련 베스트셀러를 여러 권 쓴 이력이 있는지라 내심 많은 기대를 한 책이었다. 기획 의도는 괜찮았는데, 소개된 그림에 대한 내용이 너무 부실(?)한 것 같고, 언급된 지은이의 감상도 그저 그렇다. 요즘 일반이들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미술 관련 서적이 많이 출간되어 있어서인지, 이 책에서 지은이가 이야기하고 있는 내용은 다소 진부하게까지 느껴진다. 다른 책들과 차별화된 것은 없다. 외형인 기획만 차별화되어 있을 뿐, 실질에 해당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 그림에 대해서는 정작 별다른게 없다. 다만 이 책이 의도하는 것처럼 일상 생활에서 자주 그림을 접하고, 그 그림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 보는 기회를 가지는 것은, 점점 복잡해지고 각박해지는 현대 생활에서 자신의 삶과 생활을 풍성하게 하는 좋은 자양분이 될 것임에는 틀림없다고 본다. 그림이 주는 기쁨과 행복을 느끼게 된 기분 좋은 시간이었다. 

사족 지은이가 잘못 이해하고 있거나 오기가 있는 부분이 있다. 레핀이 그린 그림을 설명하면서 이반 뇌제가 자신의 아들을 죽인 것을 ‘존속살인’이라고 표현했는데, ‘존속살인’은 자식이 부모를 살해하는 경우를 말하므로 이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굳이 표현하자면 “비속살인”이 정확한 표현이다.(0216) 그리고 베르트 모리조는 19세기 인물(1841-1895)이어서 “요람‘이라는 그림을 발표한 때는 ”1872“인데 ”1972“으로 되어 있다.(0530)

아침, 그림

IMF이후 서점가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베스트셀러 코너에 언제나 처세서, 자기계발서, 그리고 재테크와 같은 실용서가 올라와 있다는 것이다. 현재 경기는 안좋고, 그렇다고 먼 미래를 보장할 수도 없는 현실에서 사람들은 너도 나도 살아남아야겠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그러다보니 처세서 등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런데 이런 책들은 대부분 남들보다 앞서가야 한다는 열망으로 가득차있다. 수많은 처세서와 재테크 서적이 불티나게 팔려 나가도 정작 사람들의 삶은 그다지 좋아진 것 같지는 않다. 더 강하고 자극적인 처세서 등을 원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그 내용에 중독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처세서나 재테크 서적은 사람들의 구미를 당길만한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대부분 비슷비슷한 내용이어서 한 권을 읽으나 열 권을 읽으나 별반 차이가 없다. 그리고 현실에서 실천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이야기들이다. 말은 자신의 내면을 가꾸자고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나와 함께 이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을 이겨야만 하는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어떤 식으로 행동해야 하는지 기술적인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은 그와 같은 내용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 우리 자신의 내면에 집중할 것을 권하고 있다. 마치 명상에세이를 읽는 느낌이다. 부자가 되고, 건강해지며, 성공을 이루는 어떤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인생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충고한다. 누군가를 부러워하지도, 시기하지도 말고, 무엇보다 욕심을 부리지 말라고 한다. 그래도 부자가 될 수 있고, 건강해질 수 있으며,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 안에서 우리 스스로가 최고가 되기를 바라는 존재에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경쟁이 아닌 창조의 관점으로 모든 것을 바라볼 때, 우리는 부자가 될 수 있고, 건강해질 수 있으며, 성공할 수 있다고 한다.

 

지은이는 베스트셀러로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론다 번의 ‘시크릿(Secret)'에 영감을 주었고, 나폴레온 힐, 로버트 슐러, 앤서니 라빈스, 빌 클린턴 전(前) 미국 대통령 등 유명 인사들에게도 영향을 준 것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지은이 월러스 워틀스를 알게 되었다. 이전까지는 지은이에 대해서 몰랐다. 무슨 이유로 이 책이 많은 이들에게 읽혔는지 이유를 알 것 같다.

 

책은 ‘부를 부르는 비밀, 건강을 부르는 비밀, 성공을 부르는 비밀’ 등 총 3부로 되어 있다. 원래 ‘The Science of Getting Rich’, 'The Science of Being Well', 'The Science of Being Great' 등 별개로 출간된 책을 한 권으로 엮은 것이라고 한다. 지은이의 생각을 한 권의 책으로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생각을 통찰할 수 있고 경제적이다. 그런데 책을 급하게 찍어낸 것인지, 아니면 내 책만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129쪽부터 페이지가 제멋대로다. 좋은 글인데도 제본이 잘못 되어서인지, 페이지를 이리저리 맞추어 읽다보니 짜증이 나기도 한다. 이것도 정신건강에 해롭겠지. 조금 시간이 들더라도 좋은 글을 읽는다고 생각하고 보는 관점을 달리하면 별 문제 없을 일일수도 있는데 말이다.

처세서,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