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영한 드라마 ‘선덕여왕’은 다시 한 번 사극 붐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원래 드라마라나 영화는 재미를 주기 위해 픽션을 가미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보니 일반인들은 픽션이 가미된 내용을 역사적 사실로 오해하는 일도 발생한다. 거기다가 시대적 상황에 따라 역사가 윤색되고 왜곡되는 일도 일어난다. 지은이는 이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지식이 완전하지 않다는 데서 이야기를 출발하고 있다. 우리가 수업시간에 배운 역사나 기존에 알고 있는 것들도 역사적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각종 사료와 문헌을 들어 역사를 재조명하고 있다.

 

지은이는 한국사의 수많은 인물들 중에서 18명을 골랐다. 장수태왕, 강감찬, 공민왕, 이성계, 정도전, 양녕대군, 신숙주, 연산군, 윤원형, 이황, 광해군, 김상헌, 송시열, 정조, 김대건, 흥선대원군, 명성황후, 김옥균이 바로 그들이다. 우리 역사에서 한 획을 그은 인물들이다. 이름만 들어도 대충 어떤 업적을 남긴 사람들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지은이는 위대한 대고구려의 군주로 알고 있는 장수태왕은 중국 천하에 수십 번 조공을 한 군주이고, 국내적인 인물로만 여겨지는 고구려를 살린 구국의 명장 강감찬은 동아시아 세력균형을 다진 세계적 명장이며, 인정 많은 개혁군주로 알고 있는 공민왕은 신돈을 이용한 냉혹한 정치기술자이고, 조선의 창업군주로 여기고 있는 이성계는 여진족 장군일 가능성이 있는 인물이라는 등으로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통념과는 정반대의 새로운 사실을 주장한다.

 

역사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한 인물도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비춰진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그와 같은 다양한 스펙트럼 중의 일부다. 지은이는 그 나머지 부분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만 그 인물을 제대로 볼 수 있으며 역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은이의 주장이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지은이가 이야기하고 있는 내용들은 이미 많은 역사학자들에 의해 다루어진 내용이다. 특히 18명의 인물이 등장하지만 장수태왕, 강감찬, 공민왕을 제외한 15명은 전부 조선시대 인물들이다. 조선시대에 대해서는 많은 논문과 책들이 출간되어 있고, 이 책에서 소개된 인물들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인물들이어서, 한 번쯤은 다루어진 내용들이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별다른 내용을 읽을 수가 없었다.

지은이는 각 인물에 대한 새로운 면을 이야기할 때마다 폭주족, 프로야구, 가수, 코메디언 등을 끌어들여서 비유적으로 설명하면서 자신의 주장에 설득력을 담으려고 한다. 솔직히 객관적인 사료를 바탕으로 해서 이야기한다고 하는 지은이의 의도와 달리 억지스럽게 느껴진다. 인용하는 글이나 인물에 대해서는 출처를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으며, 중국이나 일본 문헌은 정작 제대로 인용을 하고 있지 않다. 지은이의 주장을 합리화시키기 위해서 여러 가지 추측을 할 뿐이고, 정확한 근거도 없이 단정적으로 이야기하는 서술 방식을 택하고 있다.

 

역사를 여러 가지 면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지은이의 의도와는 달리 책 내용은 전체적으로 산만하다. 기존의 통념에 반기를 들기 위해서는 상당한 내공(?)을 필요로 한다. 몇 쪽에 걸친 이야기만으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공감을 하게 하기에는 무리다. 정조가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하여 개혁에 실패한 군주라고 하면서 ‘우물안 개구리’ 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 되지 않았나 한다.

간혹 방금 전에 한 일을 기억하지 못해 당황해한 적이 있다. 그런데 몇 일 지나서 그때 한 일이 기억이 나기도 한다. 컴퓨터는 저장된 정보를 바로 바로 불러올 수 있지만, 인간의 기억이라는 것은 이처럼 영속적이고 즉시적이지 못한 면이 있다. 사람의 기억이라는 것은 한계가 있는 것이다. 같은 일을 겪었으면서도 사람마다 기억하는 내용이 다른 걸 보면 인간의 기억이라는 것을 어느 정도까지 믿어야 할지도 의문이 든다. 인간이 모든 걸 기억한다는 것은 선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오래 전 일을 기억하는 사람들을 보면 신기하기만 하다.

 

개인적으로는 위와 같은 인간의 기억의 한계가 인간에게 더 행복한 일이라고 본다. 기억할 것만 기억하고 불필요한 것은 그냥 흘러버리는 것이 오히려 인간의 정신 건강에 좋지 않을까. 기분 나쁜 기억이나 안 좋았던 일을 굳이 기억해서 쓰라린 경험을 되새김질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모든 걸 기억한다면 오히려 인간이 점점 피곤해질 것만 같다.

 

그런데 이 책을 쓴 지은이들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미래는 완전한 기억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수석과학자인 고든 벨과 짐 겜멜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지난 10년간 진행해 온 완전한 기억 프로젝트, 일명 ‘마이라이프비츠’의 책임자로서 앞으로 인간은 디지털 기기가 가져다 준 기술의 발전으로 모든 기억을 저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전자기억시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은이들은 자신들이 ‘마이라이프비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겪은 이야기들을 책으로 엮었다. 제1장 ‘디지털 기억 혁명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발전한 정보 저장 기술과 함께 ‘마이라이프비츠’ 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경위와 진행과정 및 그 성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제2장 ‘완전한 기억이 만들어낼 환상적인 미래 세상’ 에서는 완전한 기억으로 인해 발생하게 될 거대한 비즈니스 기회, 건강, 교육, 불멸의 삶(영화 ‘아바타’에서와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3장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에서는 어떤 전자기억을 수집하고, 자료는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 각종 자료와 예시 등을 들어가며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제3장에서는 디지털 작업을 할 수 있는 스마트폰, GPS 장치, 디지털 카메라, PC 등과 같은 도구를 소개하고 어떻게 저장할 것인지에 대해서 아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어 이 책 전체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다. 이러한 내용을 담을 수 있었던 것은 지은이가 직접 자신의 삶 전체를 디지털화하는 작업에서 경험하고 체득한 것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지은이의 이야기는 공감이 가는 정도를 넘어 글 자체는 생동감이 넘치고 미래에 대한 확신으로 가득차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책 마지막 부분에서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역사는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철기 등 도구를 중심으로 한 개념에서 벗어나, 지은이가 생각하는 것처럼 완전한 기억의 시대, 그 이전과 그 이후로 나뉘어 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전적으로 기술의 발전에 의지한 이야기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고 하더라도 시대적 상황과 분위기에 따라 사장되는 일이 발생한다. 기술은 인간에게 행복과 기쁨을 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완전한 기억의 시대 중심에도 인간이 있어야 한다. 지은이들도 완전한 기억이 가져다 줄 사생활 침해 문제나 정보 저장 등에 대한 문제와 같은 폐해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본격적인 인문학적 성찰이 빠져 있는 것 같다 조금 아쉽다. 앞으로 우리가 두고 두고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가 아닐까 한다.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책은 앞으로 닥쳐올 전자기억 시대를 대비하고 준비할 수 있는 좋은 내용을 담고 있는 훌륭한 지침서가 되리라고 본다.

디지털, 전자기억, 마이크로소프트, 마이라이프비츠, 완전한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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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창의력

줄거리

제우와 슬기, 영재는 점점 단순해지고 생각이 같아지는 것을 어느 순간 느낀다. 알고 보니 생각 도둑이 마을에 들어와 마을 사람들의 생각을 가져간 것이었다. 생각 도둑을 쫓아 생각 나라에 들어온 세 아이는 도둑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생각 도둑을 잡을 만하면 퍼즐 맞추기 방에 갇혀 정해진 시간 내에 퍼즐을 맞춰야 그 방에서 나올 수 있고, 특별한 도구 하나 없이 나무의 키를 재야 생각 도둑이 어디로 갔는지 알아낼 수 있다. 다섯 가지의 창의력 미션을 해결하고, 생각 도둑에게 점점 다가가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의 눈을 피해 도망 다니는 생각 도둑의 숨 막히는 추격전은 어떻게 끝날 것인가? 아이들은 창의력 문제를 어떤 방법으로 풀어내고, 생각 도둑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

이 책에 나오는 ‘창의력 노하우 5단계’

idea 1_ 적극적으로 생각 찾기
- 멋진 생각을 찾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새로운 사물과 마주하거나 어려운 상황에 처한다 해도 두려워하지 말자.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인 자세로 생각 찾기에 몰두한다면 반드시 멋진 생각을 찾을 수 있다.
처음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자꾸 하다 보면 점점 더 빨리 멋진 생각을 찾게 될 것이다.

idea 2_ 요리조리 생각 굴리기
- 창의적인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연상해 보고,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 봐야 한다.

일부분을 떼어 놓고 생각해 보기도 하고 아무 상관도 없어 보이는 것들을 하나로 결합해 보기도 하자. 다양한 방법으로 열심히 생각을 굴리다 보면 독창적이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떠오를 것이다.

idea 3_ 숨어 있는 생각 찾아내기
- 관찰력과 추리력은 멋진 생각으로 가득 찬 창고를 여는 열쇠와도 같다.
남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것들을 유심히 바라보고 한 발짝 더 나아가서 추리해 보자.
평상시에 당연시했던 것들도 관심을 갖고 바라보고 결과나 결말을 추리하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창고의 문이 활짝 열릴 것이다.

idea 4_ 한 발 앞서 생각하기
- 발명품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우리 앞에 ‘짜잔~’ 하고 나타난다. 하지만 대부분이 기존의 발명품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멋진 발명품을 만들고 싶다면 비슷한 제품을 유심히 관찰한 뒤 먼저 모조품부터 만들어 보자. 제품의 원리를 이해한 뒤, 추리력과 상상력을 보태면 한층 진보된 발명품을 만들 수 있다.

idea 5_ 관심을 갖고 끊임없이 생각하기
- 관심과 열정은 창의력의 키를 키워 주는 영양분이다. ‘무엇을 만들까?’를 생각하기 전에 ‘내가 만들고 싶은 게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해 보자. 한 분야에 꾸준하게 관심을 갖다 보면 한 톨의 씨앗이 자라서 아름드리나무가 되듯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멋진 생각의 주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