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토리-텍스터 300번째 책이야기]

<조선 풍속사 1, 2, 3> - 강명관(저자)

 

※ 이번 도서는 서평단을 세 분 모집하며, 선정되신 분께 <조선 풍속사> 1, 2, 3권을 모두 드립니다.
신청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서평단 모집기간 : 2010년 6월 11일 금요일 ~ 2010년 6월 12일 목요일
◆ 모집인원 : 3명
◆ 서평단 발표일 : 2010년 6월 18일 금요일 (텍스터 홈페이지 -> 서평마을 -> 서평단 공지사항 참조)
◆ 서평작성마감일 : 2010년 7월 5일 월요일 (책수령후 평균 2주 이내)







조선 풍속사 1, 2, 3 (푸른역사) / 강명관(저자)

 

 

풍속화로 감각하는 조선 사람들, 조선 이야기. 강명관 교수의 '조선 풍속사' 시리즈는 <조선 사람들, 혜원의 그림 밖으로 걸어나오다>를 필두로 단원 김홍도의 '단원풍속도첩' 25점과 조선 후기 풍속화 전반을 소재로 한 세 권의 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선 풍속화'라는 코드를 바탕으로 다양한 소재와 주제, 깊이 있는 문제의식과 짜임새 있는 서술을 선보인다.

'조선 풍속사' 시리즈는 모두 하나의 그림으로 시작한다. 그 그림을 꼬투리 삼아 그와 관련된 자료들을 광범하게 섭렵하며 이야기를 술술 풀어간다. 조선시대 개인 문집을 비롯해 <조선왕조실록> <백범일지> <별곤건> <조선일보>까지 매우 광범위한 인용 자료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오는 풍속화 이야기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조선 풍속사 1―조선 사람들, 단원의 그림이 되다>는 조선 최고의 화가 단원 김홍도의 '단원풍속도첩'에 실린 25점의 그림을 실마리로 조선시대 풍속사를 살핀 책이다. 단원이 그린 많은 풍속도는 편의상 시리즈 풍속화, 평생도, 아집도, 기록화 등 네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책이 제재로 삼은 '단원풍속도첩'은 시리즈 풍속화에 속한다.

<조선 풍속사 2―조선 사람들, 풍속으로 남다>는 단원과 혜원의 그림이 아닌 그 밖의 조선 후기 풍속화를 중심으로 조선 풍속사를 읽었다. 풍속화라면 으레 혜원과 단원 작품에만 주목하는 경향에서 벗어나, 다양한 작가들과 작품들에서 우리의 풍속을 찾아본 흔치 않은 작업이다. 기산 김준근의 작품 등 평소에 잘 접해보지 못했던 그림들이 많이 등장한다.

<조선 풍속사 3―조선 사람들, 혜원의 그림 밖으로 걸어나오다>는 조선 풍속사 읽기의 단초가 된 <조선 사람들, 혜원의 그림 밖으로 걸어나오다>(2001)의 개정판이다. 출간 당시 잘 알려져 있지 않던 '혜원전신첩'에 실린 30장의 그림을 '풍속'으로 읽어낸 이 책은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최근까지 이어져 온 '혜원' 열풍의 불씨가 되기도 했다. 이번에 새롭게 출간된 <조선 풍속사 3>은 내용을 보충하고 도판을 추가해 깊이를 더했다.

◆ 참가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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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막걸리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TV나 신문 등 각종 매스미디어에서도 막걸리에 대한 다큐멘터리나 기획 기사를 실어 전 국민적인 열기에 일조를 하고 있다. 작년 이맘때 쯤에는 와인이 대세였는데, 올해는 막걸리가 대세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특히 이웃 일본에는 우리나라 사람들만큼이나 막걸리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한다. 어떤 면에서는 최근 국내에 불어닥친 막걸리도 일본에서 바람을 타면서 국내로 역수입된 측면이 없지 않아 있다. 일본의 일반인이 우리나라 전국을 돌면서 각 지역의 막걸리를 소개한 책을 출간하기도 했을 정도였다.

 

막걸리라면 농사일을 하면서 새참으로 마시거나, 근로자들이 잠시 쉬는 틈을 이용해서 목을 축이거나, 서민들이 싼 값에 하루의 피로를 풀기 위해 마시는 술이라는 이미지가 가장 먼저 연상된다. 그만큼 우리에게 가깝게 있었던 술이다. 막걸리는 1970년대까지 전체 술 소비량의 60-70%를 차지했다. 그런데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그리고 해외여행 자유화와 수입 자유화로 외래 문물이 봇물 터지듯 밀려들면서 1990년대 들어서부터는 막걸리가 전체 술 소비량의 3-4%대로 추락하면서 맥주와 소주에게 국민주의 자리를 넘겨주는 신세가 되었다.

 

그렇게 우리에게서 멀어져 갔던 막걸리가 다시 우리 곁으로 찾아오기 시작했다. 반갑지 않을 수 없다. 한때 술자리에서 와인에 대해서 좀 아는 사람이 있으면 대단한 사람마냥 신기하게 바라봤었는데, 이 기회에 우리 국민주인 막걸리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아본다면 어떨까? 우리 것에 대해서는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등잔밑이 어둡다고 오히려 우리 것에 대해서는 제대로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이 책이 더 마음에 들었다.

 

지은이는 현재 막걸리학교의 교장을 맡고 있을 정도로 막걸리에 대한 무한 애정을 보이고 있는 분이다. 총 5개의 장으로 이루어져있다. 우리가 가장 궁금해하는 것 중의 하나가 막걸리와 탁주의 관계인데, 이 책 첫 번째 장에서 그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첫 번째 장에서는 위에서 본 것처럼 막걸리와 탁주, 동동주의 차이, 탁주의 도수가 6도가 된 사연, 양조장, 막걸리를 빚는 방법, 누룩 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두 번째 장에서는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마시는 술이 아닌 건강주로서, 미용주로서 각광을 받고 있는 막걸리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다.

 

세 번째 장에서는 포천막걸리, 금정산성막걸리, 장수생막걸리, 진천 덕산양조장 등 전국 구석구석을 누비며 지역 막걸리 양조장을 살펴보고, 북한 막걸리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네 번째 장에서는 세계속으로 뻗어가는 우리 막걸리와 막걸리 산업, 막걸리 돌풍의 현상 등을 되짚어보며 막걸리 열풍을 계속 이어갈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다섯 번째 장에서는 집에서 막걸리를 빚고 누룩을 만드는 방법, 막걸리 칵테일과 떡을 만드는 방법 등에 대해 소개한다.

 

풍부한 사진과 그림, 각종 도표, 그리고 수많은 사람과의 인터뷰 내용은 지은이가 이 책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그리고 막걸리에 대해 얼마나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지은이는 단순히 막걸리에 대한 예찬만을 늘어놓지 않는다. 자신이 직접 막걸리 품평회에서 심사를 맡은 경험을 토대로 막걸리 품평회 심사에 대한 개선점을 언급하는 등 실질적으로 현재의 막걸리 열풍을 계속 이어갈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 볼 것을 여러 각도에서 찾아보고 있다. 막걸리에 대한 모든 것을 이 책 한 권 안에 모두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지은이가 인터뷰한 일본인으로서 한국 음식 칼럼니스트인 핫타 야스시가 “서울에 와서 보면 (막걸리가) 한두 종류밖에 눈에 띄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술을 즐기는 게 아니라, 눈에 보이는 대로 마시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다양한 막걸리를 선택해서 음미하며 마실 수 있으면 좋겠다.”(책 205쪽 참조) 라는 말이 상당히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실제로 막걸리를 먹으러 가보면 와인이나 맥주, 사케, 소주 등 다른 술에 비해 막걸리는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우리 자신이 막걸리 열풍을 막아버리는 꼴이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는 광풍이 자주 지나간다. 문화도 예외는 아니다. 한때 재즈와 와인에 대해 엄청 이야기하더니만, 이제는 막걸리가 그 대상이 되었다. 값싸고 질 낮은 술이라는 이미지, 마시고 나면 머리가 아프고, 트림이 올라오는 냄새가 고약한 술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여성들이 좋아하는 순한 술, 요쿠르트보다 유산균이 10배나 많은 웰빙 술로 재탄생하며 삼성경제연구소가 2009년 최고 히트 상품으로 막걸리를 선정할 정도로 막걸리는 이제 트렌드가 되었다. 재즈나 와인처럼 지금의 막걸리에 대한 열기가 단순히 한 순간의 열기로 끝나지 않기를 바라며, 지은이의 노고와 땀방울에 막걸리 한 잔을 권해 드리고 싶다.

막걸리, 열풍, 국민주, 누룩, 술

미녀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한 마디로 잘라서 미녀는 이런 사람이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미녀에 대한 생각도 시대와 환경, 지리적 위치, 개인적인 감정에 따라 수시로 변해왔다. 이는 그림이나 조각 등 예술작품에 나타난 미녀들을 보면 알 수 있다. 때로는 눈이 크고 갸날픈 몸매를 가진 여리여리한 모습이 미녀로 평가되기도 하고, 때로는 통통하다 못해 살이 쪘다고 할 정도로까지 느껴지는 모습을 미녀로 평가하기도 했다. 이건 전적으로 우리 눈에 비치는 모습이다.

 

그런데 지은이는 아름다움의 핵심은 골격이라고 주장한다. 뼈대가 얼굴 전체의 인상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뼈대는 얼굴에 뚜렷한 굴곡과 입체적인 깊이감을 주기 때문이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미술해부학이다. 미술해부학은 사람들 앞에서 벌거벗은 몸을 드러내는 일이 결코 용납되지 않았던 기독교적 가치관이 팽배했던 르네상스 시대에 그 개념이 확립되었고, 해부를 통해 인체의 내부 구조를 배우고 이를 미술 제작에 활용하려 한 학문이다. 인상파 이후 미술 표현은 다양해지면서 미술해부학에 입각해 골격을 중시하고 인물의 형태를 정교하고 치밀하게 그리는 수법은 아카데미즘이자 구시대의 유물이라는 풍조가 미술계를 석권해 갔다. 하지만, 지은이는 미술해부학은 형태와 구조에 대한 학문이자 다양한 조형을 표현하는 데 응용하는 지식으로 인간을 이해하는 일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책은 4장에 걸쳐 ‘얼굴과 골격, 미녀와 회화, 일본과 미녀, 미녀의 조건’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골격에 대한 다양한 삽화와 그림 등을 통해 골격이 얼굴에 미치는 영향과 시대에 따라 그림 속에 나타난 미녀상이 어떻게 변천했는지, 그리고 미녀의 조건이 무엇인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2장 미녀와 회화에서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렘브란트, 레핀 등 당대 유명 화가들의 그림 속에 나타난 미녀들을 분석하며 그림 읽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다만 3장 일본과 미녀에서는 일본 작가와 일본의 미녀에 대한 기준을 언급하고 있어 일본 미술이나 일본 사람들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에는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 있는 내용들이다. 언급되는 그림도 책 맨 앞에 소개되어 있는 그림이외에 일본 그림을 제대로 싣지 않아 지은이가 이야기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에 대한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 흠이다.

 

책의 말미에 이르러 지은이는 미녀의 골격의 핵심은 두 가지라고 이야기한다. “우선 시대성을 갖추고 있을 것. 그 시대가 요구하는 아름다움을 골격이 특징적으로 반영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시대를 선도해야 한다는 점이다(책 205쪽 참조).” 라고 미녀의 골격을 정의하고 있다. 어느 정도 공감이 가지만 썩 내키는 이야기는 아니다.

 

지은이는 더 나가서 미녀는 시대에 따라 그 기준이 달라서 누구든지 미녀가 될 수 있는 자격이 있는데 시대를 잘못 만나서 미녀가 될 수 없다는 취지의 이야기까지 하는데 여기서는 다소 허탈하기까지 하다. 상세한 삽화와 도표 등으로 골격을 서로 비교하고 그에 관한 다양한 이론을 설명한 부분은 좋았지만 뭔가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미녀, 골격,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