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사고라 하면 대체로 평소와는 다른, 흔하게 일어날법하지 않은 뜻밖에 일어난 일들을 뜻한다. 그런데 이 단어들을 자세히 보면 굉장히 주관적인 단어가 될 수가 있는데, 우선 나 같은 경우만 봐도 그렇다. 나는 '뜻밖에' 라는 단어의 역치(?)가 굉장히 낮다. 그래서 대개 왠만한 일들은 뜻밖에 일어난 사건, 사고가 될수 있는데, 지은이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아까도 말했듯이 '뜻밖에' 라는 말에 역치의 차가 있기 때문에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지은이의 역치도 굉장히 낮은 것 처럼 보인다. 이런 책을 쓴걸 보면 말이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결코 특별한 이들이 아니다. 이들은 굉장히 평범한 사람들이다. 오늘을, 그러니까 지금 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20대의 모든 젊은이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그렇다. 이 책은 그런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담고 있다. 어쩌면, 그러니까 앞에 말한 그 역치가 조금이라도 높은 사람이 봤을 경우 '이게 뭐야' 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특별치 않은 일들을 말이다. 누가 누구랑 술을 먹었고, 누가 누구를 질투하고, 누가 누구 머리를 잘라 줬는데, 누군 에쁘게 자르고, 누군 이상하게 자르고. 딱 이 정도의 시시콜콜함. 나의 낮은 역치 때문일까, 아니면 지은이의 탁월함 일까, 더욱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읽다보니 계속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어떤 생각이었냐 하면은. "이 정도의 사건이라면 나에게도?" 라는 생각이었다. 그렇다. 완전 시시콜콜한 이야긴데, 이정도 사건사고가 나에게는 없으랴? 물론 있었다. 그것도 매일 같이 말이다. 물론 이 책은 그 일상을 글로 풀어낸 작가의 탁월함 때문에 좋은 작품이 나온 것이긴 하지만. 어쨌든 이 책과 마찬가지로 나의 일상을 글로 써내려가면서 상상하는데, 그 재미가 은근 쏠쏠했다. 그러보니 참 여러가지 재미를 주는 책인듯 하다. 모든게 지은이의 생각에서 나온 것일까, 그렇다면 참 굉장한데 말이다. 아마도 그렇겠지만.
하루에도 수십번, 수백번 일어나는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사건사고. 누구에게나 수십번, 수백번 일어나는 사건사고로 이루어진 하루. 그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오늘의 사건사고. 하루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