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 딸이 그려낸 어머니의 치매일기. 우리는 몇가지 내용을 짐작해 볼수도 있을 것입니다. 

 "갈수록 병이 악화되는 어머니를 보며 괴로워하는 딸, 그리고  신앙의 힘으로 기적을 
일으킨다거나 아니면 기적은 아니더라도 무언가 고통을 이겨내는 감동의 순간을 그려낸다거나 하겠지 뭐"

 그런 내용은 없습니다. 없어요 진짜. 그저 병과 투쟁하는 이야기를 너무나 담담하게 그려낼 뿐이죠. 그 담담함은 마치 비평서같다는 느낌마저 들게 만들죠. 책에는 여러차례 병원의 문제점에 대해서 지적합니다. 아마 한국도 마찬가지 사정일거라 생각하는데 사실 병이라는 것은 
내과면 내과 피부과면 피부과 어느 한가지 문제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이 책에서 나오는 치매도 마찬가지이죠. 기억력 장애와 근육의 문제 등등 여러가지 복합적인 질병을 일으킬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내과는 내과만의 진료를 할 뿐, 자신과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관여하려 하지 않으려 하죠. 결국 환자가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며 ’알아서’ 조율할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되버립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문제는 이와 같이 지극히 현실적인 경험담입니다.

 이 책이 기대했던 책이 아닐수도, 혹은 기대이상의 책이 될 수도 있다는 이유가 바로 지극히 현실적인 경험담이라는데 있습니다. '기적의 증거'같은 것을 기대하고 사신 분들은 실망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아주 만족했습니다. 사실 기적도 괴로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겨낼려고 노력하는 데서 온다고 생각하거든요. 현실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므로 실제로 가족 중에 치매를 갖고 계신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