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한 스토리를 이야기하기에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될거 같아서
피하고자 합니다. 일단 소설의 감상을 이야기하자면, 영화가 아닌데도
텍스트상의 글을 읽는 것 만으로도 피비린내가 진동합니다. 읽는 분에
따라서 역한 느낌이 들정도로 피비린내 나는 작품입니다. 실제 영화에서
어느정도 까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소설을 읽으면서 느낀 느낌그대로
재현한다면 비위가 약하신 분들은 조금은 힘들지도 모르겠네요.
신부인 상현과 상현의 친구 강우의 아내인 태주는 둘다 허벅지를 가학하죠.
그것도 가위나 리코더와 같은 살벌한 도구를 이요해서 말이죠.
그리고 그것이 쾌락을 위한 행위라는 점에서 동일합니다.
하지만 단순한 변태적 성향이 있기 때문에 그런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성적으로 억눌려 왔기때문에 필연적으로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분명 극단적인 행위인데도 불구하고 그 행위를
피할 수는 없는 필연적인 결과라는 생각이 듭니다.
’박쥐’는 끝없는 딜레마, 양자택일로 몰고 갑니다. 성현과 강우, 성자와 괴물
고통스러운 삶과 죽음. 그리고 한번 떨어지면 다시 올라갈 수 없는 낙하산처럼
하나를 선택하면 다시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습니다.하지만 정말로 양자택일이기나
했을까요? 애시당초 선택지가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상현은 다시 살아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좀비와
같은 괴물이었고, 이미 괴물로서의 삶. 그저 움직이는 시체가 아니었을까요?
할 말은 많지만 너무 많이 이야기하면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 여기서 접도록 하겠습니다.
왠만하면 영화를 통해 이미지가 자리잡기전에 아예 예고편도 보지않고
이 책을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자기 스스로 머리 속으로 영상을 만들고
극장에서 다시 본다면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박찬욱,
박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