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들에 울긋불긋 알록달록 화려하게 단풍이 물들어가는 가운데 가을 바람이 스산하게 불며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며 가을날이 깊어 간다. 올 한해도 이제 마지막 달력을 한장 남긴채 열 한 번째의 달 11월도 중순에 다달았다. 아침에 출근하여 온종일 직원들과 바쁘게 업무를 보고 날이 저물고 파트너와 사무실에서 당직근무를 하며 저녁 시간을 즐긴다. 독서의 계절 가을날을 보내며 제대로 독서를 하지 못했지만 만화를 좋아했던 지난 추억과 함께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가을날을 보내며 시나브로 읽기 시작한 <낢이 사는 이야기>라는 책을 유쾌하게 즐독했다.

 

만화책은 어른이나 학생이나 누구나 좋아 할 만큼 부담없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책이다. 글과 그림으로 만화책으로 구성된 낢이 사는 이야기 이 책이 학생을 비롯하여 일반인까지 인기가 많을 만큼 대단한 시리즈 책인지 이번에 비로서 알았다. 평상시 웹툰도 별로 보지 않고 만화책을 가까히 하지 않다보니 이러한 책이 나오는지도 몰랐다. 책의 부재 '간밤에 변사체가 되지 않았는지 체크해 줄 사람'이라 제목에 끌려 문득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솔직하게 이 책을 손에 들고 '낢'이 어떠한 의미가 담겨 있는 지도 몰랐다. 낢이 사는 이야기의 주인공인 낢인 이유는 중학교 때 친구들이 장난을 치면서 부러던 별명이다고 한다. 이름 나래를 날애로 변형시켜 나에 'ㄹㅇ' 받침을 붙여서 불렀는데 한글에는 없는 말이고 워드로 쓰기 위해서 'ㄹ ㅁ' 받침을 바쳐서 낢이 되었다는 것을 검색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서나래 작가가 10년 째 자신의 시시콜콜한 일상을 주인공 낢의 이야기를 통하여 독자들에게 들려 주므로서 꾸준하게 사랑을 받아 왔음을 이번에 실감할 수 있었다. 서나래 작가의 별명이 낢이 되어 책을 통하여 전해 주듯이 나의 별명 춘하추동이라는 이름으로 언젠가는 나의 일상적인 삶의 이야기를 책으로 출간하는 것이 나의 소망 중에 하나다. 그날이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꿈과 희망이 있다는 자체로 즐겁지 아니한가.

 

무엇보다도 이번 책에서는 많은 독자들이 고대했던 순간 낢의 결혼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점에 작가를 비롯해 독자에게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던 책이라 생각된다. 프롤로그에서 결혼할 사람인 이과장을 소개했다. 초등학교 때 전학을 온 이과장. 중학교 때 같은 반이었던 이과장. 친한 친구가 된 이과장.그리고 고백을 하는 이과장. 남자 친구일 때의 이과장. and....? 이번 호 책에서는 간단한 삶의 원리이지만 인간의 삶이란 복잡한 것에 대하여 전해주고 사춘기를 지나 성인이 되어 결혼에 대하여 생각해 보고 결혼의 의미를 전해주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이 책에서 가장 끌렸던 이야기는 낢&이과장이 함께하는 전주 여행 이야기였다. 내가 사는 전주 지역으로 강연을 와서 한옥 마을을 구경하고 전주시에서 가장 오래된 전당성당을 구경했다고 한다. 전주에서 30년 역사를 자랑하는 유명한 칼국수집에서 칼국수를 맛있게 먹었다는 낢의 이야기에서 전주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이 생겼다. 주인공 낢과 이과장이 손을 잡고 가는 거리가 내가 살고 있는 전주 지역의 한옥 마을이 틀림이 없다고 생각이 든다. 기회가 된다면 작가가 강연을 한 남부 시장의 청년몰 내의 작은 책방을 구경하고 싶은 욕심이 든다.

 

<낢이 사는 이야기> 이 책의 저자 서나래 님은 올해로 십년 차 생활 만화가로 활동을 하며 대학생 때부터 '낢이 사는 이야기' 연재를 시작하여 시리즈로 꾸준하게 웹툰으로 인터넷에 올리고 만화책으로 출간해 왔다. 낢이 사는 이야기를 그동안 어렴풋하게 인터넷에서 접한 경험은 있지만 책으로 접한 경험은 없다. 이번에 낢이 사는 이야기 시즌 3 두번 째 이야기 '간밤에 변사체가 되지 않았는지 체크해 줄 사람'을 처음으로 책으로 만나게 되었다. 삼십여년 전 나의 고등학교 시절 1학년 때부터 무척 만화를 즐겨 봤던 때가 있었다. 만화를 무척 좋아했던 친구가 학교 시험을 마치고 친한 친구들 넷이 모여 돈을 모아서 만화책을 듬뿍 빌려와서 밤을 새가며 읽었다. 그때부터 만화책의 매력에 빠져서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시험만 끝나면 친구들과 함께 만화책을 빌려와서 읽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때 그시절의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며 행복한 상상을 해 본다.

 

책의 마지막 표지에 본문 중에서 옮겼던 글이 무척 인상 깊게 느껴진다.

"지치고 피곤하고 힘든 이 세상에 나를 걱정해 주고 간밤에 변사체가 되지 않았나 체크해 주고 같이 밥을 먹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고마운 일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

나에게도 사랑하는 아내와 딸이 있기에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가 되고 아내와 딸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은 가장으로서 살기 위하여 성실하게 오늘도 살아간다. 시골에 홀로 계신 어머님이 걱정이 되어 매일 어머님 생각을 하며 어머님이 부디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마음 속으로 빌며 생활하고 있다. 나와 몇 십년을 함께하는 절친한 친구들과 내가 사랑하는 가족이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 오늘도 함께 하기에 삶에 감사하며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만끽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