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으로 제법 스산한 기온이 이어지는 깊어가는 가을날 속에 산과 들을 울긋불긋하게 수를 놓았던 단풍도 끝물이라는 말이 귓가에 어색함이 없이 친근하게 들리는 요즘이다. 바쁘고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아직 짙게 물든 산과 들로 단풍놀이를 떠나지 못했지만 가까운 곳에서 가을의 화려함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것도 마음먹기에 따라 달려 있음에.. 

"진정한 행복은 당신 내면에 있습니다." "그딴 건 알고 싶지 않습니다. 어디를 가면 행복해지는지 알려달라니까요." 책의 표지 안쪽에 실려 있는 글을 먼저 옮겨 보았다.

행복은 결코 멀리 있지 않고 가까운 곳에 있음을...삶을 살아가면서 느끼고 되새기는 진리이기도 하다. 낭만고 풍요로움이 가득한 가을을 보내면서 아직 이렇다할 여행을 떠나지 못했지만 책과 함께 떠나는 여행속에 어느 불평꾼의 기발한 세계일주가 담긴 "행복의 지도"라는 한권의 책을 만났다. 책의 저자를 먼저 소개를 한다면..지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을 찾겠다는 기상천외한 여행을 나선 에릭 와이너는 뉴욕 타임즈 기자로 근무했으며, 세계적 언론이자 미국을 대표하는 공영방송 NPR의 해외특파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특파원으로 활동을 하면서 전쟁,질병 등 불행한 나라들의 소식만 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반대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의 정체를 밝혀보기로 마음을 먹고 1년동은 4대륙을 돌아다니면서 통쾌하게 행복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제시하며 전해 주었다. 네덜란드에서 부터 스위스,부탄,카타르, 아이슬란드,몰드바,태국,영국,인도,미국까지 10개의 나라 속에 숨어있는 행복의 비결을 통해 마음까지 흐믓한 행복의 지도와 함께 떠나는 세계여행이었다. 

행복의 지도 이 책에서는 여러나라를 여행하면서 각 나라의 개성속에 숨겨진 행복의 보석을 우리에게 선사해준다. 각 나라를 여행하면서 저자가 행복의 지도에서 느끼고 발견한 행복의 보석을 간단히나마 다섯나라를 소개해 본다.

네덜란드인들은 무슨 일이든 관용을 베푼다고 한다. 마약,성매매,자전거 타기..이 세가지가 합법적이라고 하니 얼마만큼 네들란드에서는 관용이 일상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보여지는지 대충은 짐작하고는 남는 것 같다.

스위스의 이미지는 부유하고,깨끗하고,휼륭하게 관리되는 사회라는 것 자체로...한번쯤은 여행하고 싶은 나라이기도 하다. 스위스는 시간을 잘 지키고 모든 것이 조직되어 있어 치밀한 완벽함으로 통한다. 저자는 스위스의 행복을 단순한 만족감보다 크고, 완전한 기쁨보다는 조금 덜한 표현. 만족기쁨..이라는 단어로 표현을 한다. 대단한 나라임에 틀림이 없다.

부탄은 국왕께서 친히 국민행복지수를 챙겨서 행복이 곧 국가의 최대 목표하고 한다.그리고 부탄은 거꾸로 뒤집힌 곳이다. 13이 행운의 숫자이고 아이들은 사람을 만났을 때 "바이, 바이"라고 인사한다고 하지..정말 행복이 가득한 나라인가 보다.

세계 최대의 부국으로 꼽히는 카타르. 세금도 안 걷고 나라에서 용돈까지 준다고 하니.행복의 비결을 돈으로 살 수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는 역시 카타르라고 일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는 미국이지만 풍요 속에 빈곤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영국의 라이세스터 대학의 에이드리언 화이트가 실시한 연구에서 미국의 행복 순위는 23위라고 하니...정말 놀라운 사실이기도 하다.  

불혹의 나이속에 아직 해외여행을 한번도 하지 못했지만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써 자부심을 느끼며 그동안 살아오면서 대한민국 행복의 지도에서 찾은  나의 행복 여행기를 펼쳐본다. 첫번째 여행은 대학 1학년 때 친구와 함께 즐긴 서울여행이었다. 서울한번 제대로 구경하지 못한 시골 촌놈이 88년 여름방학 때 일주일간에 걸쳐 서울 구경을 즐겼다. 경북궁,올림픽공원,서울대학교,연세대학교,고려대학교, 여의도공원,63빌딩 등 서울의 유명한 곳을 마음껏 구경하는 자체로 행복하고 즐거웠던 것이다. 그리고 두번째 여행은 군 입대를 앞두고 친구와 전국일주였다. 목표 유달산을 시작으로 월출산,거제 해금강, 설악산 울산바위,대청봉,대구 팔공산. 춘천댐 등...6박 7일간의 여행을 통하여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는 멋진 삶의 경험이었다. 지금은 몇십년이 지난 아련한 이야기가 되었지만 살아가면서 언제까지나 행복의 지도를 그리고 새길 수 있는 아름다운 추억의 여행임을 자부한다. 아직 국내에서도 여행하지 못한 곳이 많기에 살아 가면서 행복의 지도속에 살아 숨쉬는 행복의 보석을 찾아서 느끼며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 그리고  여건과 기회가 된다면 꼭 국내를 벗어나 해외여행도 해서 행복의 지도속에 펼쳐져 있는 행복의 나래를 마음껏 펼쳤으면 하는 바램이다. 

'유토피아'라는 말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좋은 곳'이라는 뜻과 '어디에 없는 곳' 이라는 뜻. 그럴 수밖에 없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은 낙원의 담 바로 앞에 있는 것 같다. 완벽한 사람과 함께 살면 도저히 참을 수 없게 되듯이, 완벽한 곳에서 사는 사는 것도 마냥 좋은 일만은 아니다. "오로지 행복하기만 한 평생이라니! 그런 걸 견딜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런 삶은 지상에서 경험하는 지옥이다." 조지 버나드 쇼는 <인간과 초인>이라는 희곡에서 이렇게 썼다. (P4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