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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fore

앤틱이나 빈티지가 무엇인지 기본 개념이나 범주를 잘 모른다. 그런데 왜 이 책을 선택했을까? 그건 런던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다. 유럽에서 영국은 '브렉시트'로 화제를 모을 만큼, 별스러운 존재가 아닌가 싶다. 어떻게 보면 아시아의 일본과도 흡사한 위치에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대륙과 교류를 통해 영향을 주고받으면서도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을 것이며, 또한 일본과 달리 영국은 여러 민족과 국가로 구성된 연방 국가라는 점이 독특하다. 물론 일본 역시 홋카이도와 오키나와를 정벌해서 통일국가를 만들었지만, 영국과 달리 특별한 분쟁이나 자치 독립 운동과 같은 움직임이 없는 걸로 안다.
영국은 셰익스피어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문화적으로 다소 뒤떨어지는 나라로 취급받았다고 한다. 오죽하면 '셰익스피어와 인도를 바꾸지 않는다'는 말이 나왔겠는가? 그래서 대영제국으로서 영국은 식민지로 삼았던 수많은 나라의 영토에서 많은 유물과 문화재들을 가져 오는 데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을 듯하다. 그래서 오늘날 앤틱이나 빈티지 관련 시장이 발달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Reading

저자는 영국이나 유럽의 앤틱 빈티지 제품에 관심이 있거나 취미로 즐기려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앤틱 마켓을 찾아 활용할 수 있도록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이제는 외국을 갈 때도 관광이 아닌 여행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저자처럼 주제와 목적을 가진 나들이는 앞으로 우리 여행의 지향점이 되어야 할 거라고 본다.
 

앤틱 마켓 여행을 할 때는 물건을 운반하기 위한 캐리어와 배낭 그리고 포장지 등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숙소는 오전에는 마켓을 둘러보고 오후에는 런던의 문화 유적지를 둘러보기에 용이해야 하므로 앤틱 마켓을 둘러보기 쉬운 곳에 선정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지하철 피커딜리 라인, 써클 라인 그리고 디스트릭 라인을 모두 지나가는 글로스터 로드 역 주변을 적극 추천하며, 글로스터 로드 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얼스 코트 역도 괜찮다고 한다.
7일간 앤틱 빈티지 여행을 하려면 런던의 교통카드인 'Oyster 카드'를 발권하는 게 좋단다. 피커딜리 라인을 이용해 글로스터 로드 역에 도착하는 것으로 여행은 시작된다. 런던의 앤틱 마켓은 일주일 내내 열린다. 런던은 녹지비율이 47% 정도로, 세계의 수도 중에서 가장 높다고 한다. 따라서 런던 여행은 정원 즐기기에 적합하단다. 런던 주택가에서는 세라믹 장인이 만든 블루 플라크를 볼 수 있는데, 이는 유명인들이 태어났거나 살았던 집이라는 것을 뜻한단다.
버몬지 앤틱 마켓(https://bermondseysquare.net/bermondsey-antiques-market)은 매주 금요일 오전6시부터. 오후 2시까지 열린다. 이 마켓은 런던 브릿지역에서 가깝다.차산, 도자기, 의류 등 다양한 제품을 판다. 그리고 버로우 마켓(http://www.boroughmarket.org.uk)은 미식가들의 천국이다.점심시간이면 이곳을 찾는 직장인과 관광객들을 볼 수 있다.
포토벨로 마켓(http://www.portobelloroad.co.uk)은 런던 최대의 앤틱 마켓이다. 가급적 개장 시간인 오전 7시쯤 가야 좋은 물건을 고를 수 있다. 기타 알피스 앤틱 마켓, 그레이스 앤틱센터, 소더비 경매장, 애술린 등을 들러봐도 좋겠다.
배터시부트(http://www.batterseaboot.com)는 카붓 세일 마켓으로 컬렉터들의 필수 코스다. 판매자들 대부분이 일반인들로 협상을 통해 아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코벤트 가든 앤틱 마켓(https://jubileemarket.co.uk)은 시내 중심가에 있으며, 매주 월요일에 열린다. 개장시간인 오전8시에 가서 흥정을 통해 선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시내에서 열리므로 다른 마켓에 비해 수준 높고 값비싼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런던 최고의 마켓은 선버리 앤틱 마켓(https://sunburyantiques.com)이다. 글로스터 로드 역에서 피커딜리 선을 타고 그린파크역에서 주빌리선으로 환승해서 워털루역에서 캠프턴 파크역행 기차를 타고 가야 한다. 런던에서 기차로 40분 정도 걸리는 경마장 캠프턴 파크에서 첫 주와 마지막 주 화요일 오전 6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열린다. 이곳에서는 오로지 현금으로만 거래가 가능하다. 워털루역 부근의 워털루 브리지 밑에는 런던 최대의 오픈 북 마켓인 사우스뱅크 북 마켓(https://www.southbankcentre.co.uk/visit/shopping/markets/southbank-centre-book-market)이 있다.

이 글은 유홍준의 '문화유산답사기'에 나오는 문장이다. 저자가 빅토리아 앤 앨버트 뮤지엄에서 일본으로 끌려갔던 조선 사기장들의 작품을 보면서 자신의 소회를 표현하기 위해 인용한 것이다.

After

세상에 우리가 즐길 수 있는 취미는 다양하다. 저자의 직업은 앤틱이나 빈티지하고는 별반 관련이 없는 변리사라고 한다. 직업과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자신의 취미 활동이 때로는 고객들의 발명이나 특허 등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주말마다 청계천 벼룩시장을 다니며 앤틱과 빈티지 상품을 찾아 다닌다고 한다.
동묘앞역과 청계천 주변을 몇 달 전에 걸을 기회가 있었다. 그때 길바닥에 잔뜩 물건을 진열해 놓고 무언가를 파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다. 나는 속으로 '이런 고물같은 걸 누가 산다고 지저분하게 이러나?'라고 생각하면서 못마땅해 하며 지나쳤다. 그런데 이책을 읽고 보니 이런 좌판이 전부 앤티크 또는 빈티지 상품이라는 것이다.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어하는 것만 본다더니 이런 게 그런 경우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훈민정음 창제의 속 사정을 이해할 수 있었던 데는 '간송 전형필'의 남다른 노력이 있었다. '훈민정음 간송본'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아마도 훈민정음 창제의 원리를 온전히 알 수 없었을 것이다. 한국 전쟁의 와중에도 우리 문화재를 지키려 했던 그의 지극한 정신 덕분에 우리는 알게 모르게 많은 것들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저자의 앤틱과 빈티지 사랑 역시 간송의 노력과 같은 차원에서 이해하고 응원하면 될 것이다.

After

우리에게도 독재의 아픈 역사가 있다. 그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그 와중에서도 혜택을 받아 온 사람도 있다. 여러 나라가 독재를 겪고 나서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몰락의 수순을 경험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례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는 독재를 경험하고서도 경제적·문화적 발전을 이루어냈다. 이로 인해 발생된 여러 논란이 지금도 우리 사회를 흔들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 모두가 '운이 좋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독재에 가장 나쁜 독소는 '편가르기'라는 생각이다. 우리나라에 지역감정도 독재가 남긴 부산물이다. 스페인 지역감정은 우리를 능가한다. 실제로 스페인은 카스티야(마드리드) 카탈루냐(바르셀로나) 안달루시아(그라나다, 론다) 바스크 등으로 구분되며, 지역별로 역사와 언어, 풍속과 문화가 다르다. '프랑코 독재'는 이러한 배경을 지니고 있는 현대 스페인의 지역 감정 촉발제가 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이 책이 동화책인 줄 모르고 신청했다가 도착해서 온 책을 확인하고서는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동화책이라 하더라도 주제는 퍽이나 묵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