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fore
나의 첫 해외 방문지는 일본이었다. 일본을 방문한 때가 95년 7월쯤이니까 벌써 20년도 더 지났다. 당시에 일본TV에서는 우리나라의 '삼풍백화점 붕괴사건'에 대해 연일 특종 보도를 하고 있었다. 어렸을 적에 친구집에 갔다가 부유하고 풍족하게 사는 모습을 보고 어린 마음에 몹시 위축되어 집으로 돌아왔던 기억이 있다. 마음속으로 '나중에 크면 반드시 부자로 잘 살아야겠다'라고 다짐하곤 했었다. 일본에서 내가 느낀 것은 흡사 어릴 적 부잣집에 놀러갔던 지난날과 오버랩되었다. 부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한 묘한 기분이 스멀스멀 솟아올랐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문화적 격차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화장실 청결상태, 질서있는 교통문화, 타인에 대한 배려, TV프로그램의 질적 수준, 거리의 정갈함 등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20여년 전의 우리와 일본은 그 격차와 수준에 있어 비교 불가의 상태였다고 본다.
그 후로 일본에 몇 차례 다녀오면서 이런 '자격지심'은 다행스럽게도 거의 사라졌다. 왜냐하면 우리와 일본의 격차와 수준이 여러 분야에서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TV프로그램만 하더라도 우리가 일본보다 훨씬 세련되고 품격 있는 것으로 생각될 정도였다. 물론 일본은 선진국인 반면에 우리는 아직도 많은 부분이 개선을 필요로 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

Reading
나는 지금까지 일본의 쿄토, 오사카, 홋카이도, 돗토리, 시코쿠, 고찌 등을 다녀본 적이 있다. 여기에서 나열한 지역들은 문화 유적지나 상업 도시, 자연 관광 도시의 성격을 띤 곳으로 나름대로 일본 문화의 특성을 간직하고 있는 곳들이다. 그러나 한 나라에 대해 빨리 그리고 깊게 알고 싶다면 그 나라의 '수도'를 방문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여태까지 도쿄를 가 본 적이 없다. 이 책으로 미리 공부하고 가면 훨씬 더 만족스럽고 풍요로운 도쿄여행이 될 것으로 믿는다.

★ 도쿄 베스트 10
1. 오다이바 : 계획적으로 설계된 인공섬으로 다양한 놀거리와 볼거리 그리고 먹거리가 있다.
2. 가와고에 : 에도시대의 상업지로 사이타마현에 있다.
3. 도코타워 : 에펠탑을 본떠서 만든 탑으로 도쿄의 상징이다.
4. 만다라케 : 중고 만화책과 애니메이션 상품, 피규어와 각종 인형 등을 파는 곳이다.
5. 아메요코 전통시장 : 일본의 남대문이라 할 수 있는 곳이다.
6. 도쿄국립박물관·에도박물관 : 도쿄의 역사와 옛 사람들의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다.
7. 요코하마 : 우리나라의 인천과 같은 곳으로 미나토 미라이21의 야경과 '라면박물관'이 있다.
8. 고엔지 : 한적하고 정감 있는 곳이다.
9. 아사쿠사 : 도쿄 한복판에서 전통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10. 시모키타자와 : 우리나라의 홍대 같은 곳이다.

도쿄는 일 년 내내 즐거운 구경거리가 있는 곳이다. 계절별로 봄에는 벚꽃과 포장마차, 여름에는 일본의 시원한 맥주, 가을에는 꽃과 유실수 속에 향긋한 냄새, 겨울에는 불빛 축제를 즐길 수 있다.

QR코드를 스캔하면 전철 이동 코스와 자세한 지도를 확인할 수 있다. 도쿄는 웬만한 곳은 전철 노선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면 시내 여행은 용이할 듯하다.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3박 4일의 여행 코스를 계획할 수 있도록 주제별(취미, 계절, 멋, 식도락, 쇼핑)로 핫스폿을 예시해 주고 있다. 만약 스스로 일정을 짜는 것이 힘들다면 이 책에서 나와 있는 코스를 따라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 책에서는 말랑말랑 스위트 코스, 옛것이 좋은 탐구자 코스, 취미 생활 탐방 코스 등 세 가지의 코스를 제시해 주고 있다.
그 밖에 이 책은 도쿄의 핫 플레이스, 맛, 쇼핑에 대해 사진과 함께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체크리스트와 긴급 연락처, 메모장과 함께 필수 여행일본어가 준비되어 초보 여행자라도 일본 자유 여행을 자신 있게 떠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After
어느 시인은 자신의 시에서 '나를 키운 건 8할이 바람'이라고 했다. 여행에 있어서 8할은 '준비'라고 하겠다. 요즘에는 인터넷을 비롯해 자료를 구할 수 있는 경로들이 다양하다. 그렇지만 책의 유용함은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본다. 이 책을 통해 도쿄 여행을 꼼꼼히 준비한 사람이라면 일본 자유 여행쯤은 가볍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책에 소개된 도쿄 '핫 플레이스' 중 두 곳이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 예전에 전자상가로 그 위세가 대단했던 아키아바라가 영욕의 세월을 딛고 인제는 오타쿠의 성지가 되었다고 한다. 전자제품 대신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신선한 해물과 초밥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쓰키지 시장이다. 그런데 그 시장이 현대화된다고 하니 사뭇 아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