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얼마나 창조적인 혹은 독창적인 생각을 하며 세상을 살아갈까?

사실 위의 질문을 던지기전에, 하루 중 우리가 생각을 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라는 의문이 든다.

생각이라는 것도 습관일지 모른다.

나름 새로운 생각을 한다하지만, 지나고보면 과거에 이득이 되었던 경험들을 바탕으로 판단하게 된다. 인간의 뇌라는 것이 의식과 무의식의

영역속에서 서로 상호작용을 하며 삶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험의 반복들로부터 지식과 지혜를 얻기때문이다.

그렇기에 한번 정착한 생각을 새롭게 바꾸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커피와 담배의 습관을 끊기 어려운 것처럼....

 

이 책 [생각]은 이러한 '고정된 사고' 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 준다.

13가지 주제를 바탕으로 풀어지는 이 책의 내용은 참으로 기막히다. 오~~~ 와~~~ 이런 감탄사가 머리속에 울리게 되니까..

내가 생각하는 이 책의 커다란 주제는, 디지털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내 속에 잠재되어 있는 한국인의

정서와 사상을 바탕으로 판단하고 수렴하여 광활한 그 세상에서 새로운 길을 창조해 나아가라는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 깊숙이 숨어 있는 본인들의 생각의 보석을 캐내야 한다' 는 것이다.

 

광부가 지하 갱에서 광석을 캐내기 위해 도구가 필요하듯, 생각의 보석을 캐내기 위해 생각의 전환이라는 13가지 도구를 내밀어준다.

이러한 도구들은 각국의 문화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데, 그 예로...

- 미국이 이라크 전쟁이서 무기면에는 단연 앞섰으나, 전쟁시 밖에서 천막을 치고 자는 이슬람 문화의 인식미비로 인해 후세인이

  스마트탄의 공격을 피할 수 있었던 사건

- 서양의 종(bell)과 핸드백, 우리의 종과 보자기의 비교, 서양의 벽문화와 우리의 병풍문화의 비교 등

- 월트 디지니의 미키마우스와 일본의 피카츄가 이뤄낸 지적문화의 위력(하찮은 것으로부터 생각의 전화으로 성공을 거둔예) 등

- 전통 물건에 담긴 우리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생각들과 그 속에 담겨있는 조상들의 지혜 등등...

그 중에서도 최고의 압권은 우리의 음식 '김치' 에 대한 생각이다.

 

 

김치는 홀로 있는 음식도, 독자적인 맛을 지닌 음식도 아니다.

밥이나 다른 음식과의 관계 속에서 비로소 맛으로서의 존재이유를 갖는다.

그것은 밥맛인가 김치맛인가?

이는 꼭 '피리소리가 입김의 소리인가 젓대의 소리인가'라고 묻는 것처럼 어리석다.

함께 어우러짐으로써 손등과 손바닥처럼 떠어낼 수 없는 일체형의 맛과 의미를 자아내는 것이 한국의 김치며,

동시에 한국인이 추구한 삶의 철학이기도 하다. (p.251)

 

 

 

책장을 덮으면서, 우리의 전통문화에 이렇게 다양하고, 근사한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니.... 놀라웠다.

지금도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몇가지 아이템들을(현재 대부분 한가지 용도로만 고정된) 조상들은 자유로운 사고와 판단으로

그들의 지혜를 마음껏 활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책에서만 느낀 것이 아니라, tv의 역사관련프로를 보면서도 매번 깨닫게 된다. 조상들의 지혜와 인내와 끈기와 자연친화적인 삶을.

지금 시대보다 기술적으로 뛰어나지는 못했을지라도, 창조적인 생각은 단연 으뜸인것 같다. 즉 생활의 지혜말이다.

갑자기 생각을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노력하면 언젠가는 한가지 방법이 아닌, 남들이 생각못하는 두, 세가지 방법이 생각날지 모른다는

희망을 남겨두고 싶다.  

벌써 이 책에서 13가지나 새로운 사고를 얻지 않았는가....

 

 

막 책장을 덮었다. 뭔가 마음속에 쿵쿵 거림이 느껴지면서, 무거운 느낌이다.

 내용은 의외로 간단하다. 
사회적으로 유명한 한 대학교수가 빌딩 옥상에서 자살을 시도한다. 
어느 누구도 그의 자살을 막지 못하고 있는데, 낯선 사람이 그에게 다가와서 예상외의 질문을 쏟아붓고, 그 질문들이 그의 심연의 깊은 곳을 울리면서 자살이 어리석은 생각이었음을 깨닫게 만든다. 그리고 그는 이 지식인(줄리우)에게 자신과 함께 '꿈을 파는 사람' 이 될 것을 권한다. '꿈을 파는 사람 = 드림셀러'... 그렇게 줄리우는 그를 따라 현대사회에서 자신의 본 모습을 잃고 방황하는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꿈을 팔러 다닌다.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정신세계를 가진 스승은 줄리우 뿐만 아니라 마음의 고통을 안고 있는 다른 사람들도 제자로 받아들인다. 그렇게 모인 드림셀러들은 이곳저곳을 다니며 스승의 연설을 듣고 감동하고, 자신을 다시 들여다보는 진정한 삶의 모습을 조금씩 깨닫게 된다. 하지만, 스승의 일들이 언론에 노출되고 관심을 받게 되면서 과연 그의 스승은 어떤 사람인지? 그의 마르지 않는 지식들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등등의 의문은 멈추지 않는다. 결국 놀라운 진실이 밝혀지는데....

 

스승이 던지는 질문들과 그가 말해주는 이야기들은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켰다.과연 나는 잘 살아가고 있는것인가? 혹시 나도 현대사회의 한 부분을 돌리는 기계에 불과한 존재로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나 자신과 대화하고, 본질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과연 있는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성공하기 위해서, 돈을 쫓아서 앞만보고 달려나가는 것은 아닌지... 한시라도 컴퓨터 없이 살아갈 수 있는지....온갖 의문들이 머리와 가슴으로 파고 들었다. 이 책은 나의 삶에 쉼표 하나를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남들이 살아가는 것처럼 꼭 그렇게 살아갈 필요는 없다, 잠시 숨을 고르면서 쉬었다가도 괜찮다는 말을 은연중에 알려주고 있다.

 언듯언듯, 스승의 삶이 예수님의 삶과 닮아있다. 힘들고 지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제자로 삶고, 제자들과 더불어 그의 사상 즉, 사랑을 전파하는 모습들이 보여진다.물론 이 책은 깊은 종교적 의식을 담진 않았다. 하지만, 작가가 언급했다시피 예수님의 난해한 지성과 놀라운 삶의 역사가 이 책을 쓰게 했다고.

 

일상에 지친 당신에게 권하고 싶다. '꿈을 파는 사람' 그를 만나보라고...

 

 

미술에 관련 책들을 좋아한다. 또 미술관람도 좋아한다. 하지만 내게 있어서 '좋아한다'는 것은 '그에 대한 많은 지식을 갖고 있다'는 것과 일맥상통하지는 않는다. 아름다운 작품들을 감상하고, 그것들에 대해 조사하고 배우면서 지식을 쌓아가려고 노력하지만, 내 바램과는 다르게 곧 잊어버리기 일쑤다. 지식은 사라지지만, 감정과 느낌은 어딘가에 쌓여간다. 

내가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를 알게 된 것은 어릴쩍.. 미술을 전공한 삼촌방의 한권의 책에서 였다. 다양한 알록달록한 책들과 알싸한 유화냄새와 멋진 삼촌 그림들을 좋아했던 나는 들어가면 안된다는 삼촌말을 그대로 무시하고 항상 할머니댁에 가면 그리고 직행하곤 했었다. 그러나 어느날 내 눈을 번쩍 뜨게 만든 누드화를 발견한 것이다. 그 그림은 전혀 야하지 않았다. 그저 너무 아름답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백옥같은 피부의 아름다운 여인이 물 항아리를 어깨부분에 들고 아래 물 쪽으로 흘려버리는 모습. 바로 [샘]이라는 작품이었다.물론 그때는 그림명도 작가도 전혀 몰랐지만, 아직도 몰래 훔쳐보던 그때의 설레임은 남아있다. 그렇게 그를 만났던 것이다.

 일반적인 풍경화가 아닌 어딘가모르게 반짝임이 가득하고, 신화속의 요정들이 숨어있을 것 같은 풍경화의 주인공.장 밥티스트 카미유 코로.... , 황경신의 '그림같은 세상'에서 그를 처음 만났다. 그림을 보자마자 바로 팬을 자청했던 나다.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과 여운이 가득한 느낌의 풍경화들. 가득찼다기 보단 어딘가 모르게 생각의 여지를 남겨주는 듯한 느낌. 그 느낌이 좋았다.  

이 책 [나폴리의 잠자는 미녀] 에는 이 두 화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나에게 특별한 느낌을 주었던 그들..나폴리의 잠자는 미녀는 앵그르가 그린 오달리스크(터키 궁전에서 시중을 들던 여자 노예 또는 총희)다. 하지만 완성되고 나서 얼마 있다가 곧바로 사라졌다. 과연 그 그림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그 미스터리를 풀어가보는 팩션적 느낌의 소설.이 책은 그 그림을 바라보는 세 명의 다른 시각으로 이루어져 있다.

 

* 나폴리의 잠자는 미녀(앵그르의 시선) 
 - 앵그르 자신의 삶과 그 자신의 이상형을 만나 '나폴리의 잠자는 미녀'를 완성한다. 그때부터 그의 모든 그림에는 그녀가 존재하게 된다. 하지만,끊임없이 그녀를 그리워하고 그리워하는 작가의 고뇌하는 모습 또한 담겨있다. 결국 그림도 잃고 여인도 잃게 되지만.....

* 파르네세 정원 풍경(카미유 코로의 시선)
 - 풍경화만 그려온 그에게 미스터리 클럽에서 '나폴리의 잠자는 미녀'를 보고 단숨에 사랑에 빠져버린다. 그의 작품마다 사랑의 감정을 넣어주었고, 그 그림을 다시보기위해 여기저기 수소문 한 끝에 그림의 주인공인 듯한 여인을 만나게 된다. 과연 그녀가 그녀일까?

* 기수없는 말들의 경주(테오도르 제리코의 제자의 시선)
 - 한 여인을 만난 제리코, 노래를 잘 부르는 그녀를 모델로 그림을 그렸지만, 그녀와 비밀스런 관계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제리코의 제자 테오도리코는 고전주의를 반대하던 낭만주의 대표자인 스승이 앵그르의 '나폴리의 잠자는 미녀'를 가지고 있는 것을 알게된다. 그는 제리코에게서 그림을 너무나 사랑하지만, 질투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스승은 왜 그렇게 그 그림을 탐닉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앵그르의 그 그림을 비판하고 나선 그 여인은 도대체 누구일까? 하지만 그림은 또다시 사라지고 만다.

책을 덮으면서 정말 그 그림이 존재했던 것일까? 아니 그럼 왜 사라지고 없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얼마나 아름다운 그림이길래, 모든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앵그르의 작품들을 살펴보았다. 그의 이상형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하는 희망에서. 결국 나폴리의 잠자는 미녀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까하는 희망에서... 알지도 못하는 그림을 어떻게 보면 아는냐고 묻는다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아직도 그 그림을 찾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말만으로도 기뻤다. 나도 그 그림을 꼭 보고 싶다. 이 책이 내게 그런 갈망을 불어넣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