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지 빈티지’.. 라는 빈티지 샵을 오픈하는 오늘 피비는 지역신문사 ’블랙&그린’의 댄이라는 기자를 만난다. 댄의 기자같지 않은, 그리고 연필을 끄적이며 어떤 질문을 할지..., 서투른 듯한 모습에 피비는 실망한다. 하지만 그와의 대화를 이어가면서 서서히 만족감을 느끼는데...

댄 : 빈티지 의상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피비 : 제가 빈티지를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는 ... 그 안에 누군가의 인생이 숨겨져 있기 
           때문 이에요(p.29). 
           빈티지 의상을 산다는 것은 단순히 실로 천을 바느질한 옷 한 벌 을 사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과거를 사는 일이니까요(p.30).
댄 : 과거를 현재에 되살리는 거군요.
피비 : 바로 그거예요. 저는 이 의상들에게 새로운 삶을 주는 일을 한다고 생각해요. 
          그럴 수 있다는 사실이 행복하고요.
        원래 인생이라는게 되돌릴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잖아요(p.30).

’블랙&그린’ 지의 기사와 댄의 5%할인이라는 마케팅 전략(?) 덕분에 피비의 가게에는 손님들이 방문하기 시작한다. 애인의 반대로 원하는 드레스를 사지 못한 아가씨, 그 아가씨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같이 느끼는 손님 애니와의 만남, 댄스파티 드레스를 사기 위해 열심히 아르바이트하는 학생 케이티, 인생을 정리하기 위해 소중한 옷가지들을 빈티지 샵에 내놓은 벨 부인, 아버지의 바람으로 인해 젊어지기에 열중하는 엄마, 경매장에서 만난 멋진 남자 마일스, 그리고 댄과 그의 친구들.... 피비는 그들을 바라보며 빈티지 빌리지에서 즐거운 삶을 보낸다. 하지만, 피비에게는 결혼을 약속한 사람과 헤어질 수 밖에 없었던 가슴아픈 사연이 있는데..... 에마... 에마라는 이름만으로도 무너져버리는 피비의 인생. 그러나 샵과 인연을 맺어가는 사람들로부터 피비의 인생에도 조금씩 변화가 찾아온다. 꿈을 파는 빈티지샵 ’빌리지 빈티지’에서 과연 어떤 마법같은 일들이 생겨날까?

우리 동네에 피비의 ’빌리지 빈티지’ 가 있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럼 나에게도 하나뿐인 빈티지 드레스와 그 속에 숨겨진 꿈같은 일들이 생길지 모르는데.... 읽는 내내, 내 얼굴은 미소를 짓기도 하고, 내 눈은 시큼시큼하니 눈물이 핑 돌기도 했다. 참 잘 쓴 소설을 만났다. 내용뿐만 아니라 세세한 묘사가 머리속에 영상을 가득 담아주었다. 드레스에 대한 묘사며, 샵에 대한 묘사, 피비가 여행하는 곳에 대한 묘사 등등이 너무 아름다웠고, 중간에 살짝살짝 들어있는 일러스트까지 너무나 예쁜 소설이다. 레몬,핑크,라임그린의 컵 케이크 드레스들처럼. 이 소설... 나에게는  34세 주인공 피비의 때늦은 성장소설인 듯한 느낌을 준다.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고 좀 더 성숙한 인격으로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감동적인 소설...

사랑하는 피비에게,
이 시계는 우리 부모님이 물려주신 거예요. 이걸 피비한테 주는 건 내가 가장 아끼는 물건이기도 하지만 쉬지 않고 움직이는 이 시계바늘처럼 시간이 흐르고 날이 흘러 인생이 흘러간다는 걸 잊지 말았으면 싶어서예요. 피비, 부탁이니 자신이 한 일이든 하지 않은 일이든, 그리고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든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던 일이든 지나간 일을 후회하면서 소중한 인생을 낭비하지 말아요. 그리고 언제든 슬플 때면 피비가 내게 해준 헤아릴 수 없는 소중한 그 일을 떠올리면서 기운 내요.
피비의 친구, 테레즈

감동적인 많은 이야기들속에서도 벨부인과 피비의 인연은 빈티지 옷들이 정말 마법을 부린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편지의 이야기는 피비에게만이 아니라 내게도 정말 마음에 울림을 주었다. 후회를 해도 과거는 돌아오지 않는 법... 그런 과거 때문에 괴로워하지 말고, 현재의 소중한 시간을 가장 행복하게 보내는 것... 이것이 인생의 정답이요. 해답인 것이다. 이 소설 덕분에 가슴 따뜻한 가을 & 겨울을 맞이하게 되어서 기쁘다. 
이사벨 울프 작가님~ 꿈을 파는 빈티지샵의 새로운 이야기도 만들어 주세요. ^^

 

꽁지머리 아기의 이름은 '보리'라고 해요.
보리에게는 '콩이'라는 친구가 있어요.
콩이는 보리를 좋아해요.
좋아해, 사랑해!

이렇게 시작하는 책 [날다!] .
보리와 콩이가 사이좋게 놀던 어느날 '딩동딩동~' 붕붕 비행기 선물이 담긴 상자가 배달됩니다. 이때부터 보리와 콩이의 멋진 여행이 시작됩니다. 
보리와 콩이는 새가 되기도하고, 슈퍼맨이 되기도 하고, 새둥지도 구경하고, 구름도 만납니다. 모든것이 새롭고 신기하기만 한 여행... 자 이제 출발해 볼까요?

 

엄마의 정성과 사랑이 듬뿍 담긴 책이란 느낌이 팍팍 들었다. 손수 만든 보리와 콩이, 붕붕이와 거북이 그리고 다른 여러 친구들... 하나하나의 표정과 몸짓이 너무나 귀엽고 앙증맞다. 
내가 일하는 곳에서는 화요일마다 아이들과 엄마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는데, 이번에는 아이클레이를 갖고 강좌를 진행했다. 시범삼아 몇가지 동물들을 만들어봤는데,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생각과 손은 따로따로.. 만드는 방법을 보면서 하는데도 거참 모방도 어려울 줄이야.이걸 해보면서 날다! 주인공들과 소품들 모두에 들인 창조의 공이 대단함을 느꼈다.

지은이 박은아씨가 디자인을 전공했다하지만, 엄마가 아이에게 좋은 책을 선물하려는 마음때문인지 보리와 콩이의 사랑스런 모습들이 보기 좋더라.
조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줄때도 내용도 중요하지만, 어릴수록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를 읽어줄때(놀아주는것, 비행기태워주는 것, 그네태워주는 것 등등) 훨씬 관심을 기울인다. 게다가 주인공들이 본인들같이 귀엽고(?ㅋㅋ), 동물친구들이 나오면 역시나 무진장 좋아한다. 이런면에서 보면 보리는 비행기 선물도 받고, 곰돌이 친구도 있고, 날아다니면서 여행도 하는 등등 재미나는 부분이 쏠쏠하다.

이 책은 3~4세 미만의 아기들에게 읽어주면 좋을 것 같다. 동화책에 대한 리뷰는 왠지 너무 어려워서 6살짜리 울 조카에게 보여줬더니...아주 좋탄다. 보리가 저처럼 너무너무 귀엽다나~? 유아들을 위한 동화책들을 살펴볼때 전래동화류를 제외하면 외국작가의 책들이 대부분인것 같다. 그러다보니 내 주변의 경우 조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들은 고불고불한 금발머리의 인형같은 공주님들이 많더라. 무엇이든지 빨아들이는 스폰지 같은 아이들을 위해 우리나라의 동화작가들도 열심히 좋은 책들을 출판해주길 바래본다. 언젠가는 ㅋㅋㅋ 내 아이에게 좋은 책들을 읽어줘야 하니깐.

보리야~ 콩이야~ 붕붕아~ 너희들 덕에 동화책도 읽어보고 고마워! 나도 사랑해! 
다음 여행도 부탁해~!

 

가이아 이론... 한마디로 흡입력 강하고, 시종일관 책을 놓을 수 없게 한다. 
눈은 글을 쫓지만, 머리속에선 이미 영상이 펼쳐지고 있었다.

처음부분을 읽으면서 주인공들도 영화같은 스토리라고 언급하지만, 내 자신에게도 제이크 질레할이 연기한 '투모로우' 란 영화가 불연듯 생각났다. 그렇다. 이 소설은 인류의 진화와 함께 유발되는 여러가지 문제로부터 지구가 내지르는 비명에 따른 자연재해에 관련된 소설이다. 그리고 한가지 덧붙인다면 그러한 자연 재해들을 극복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금의 인류종이 아닌 더욱 강력한 인류종을 만들어야 한다는 희망 또는 환상을 심도있게 다룬 소설이다. 막심샤탕의 이러한 생각이 너무나 기발하고 참신했다. 게다가 과학적 사실들과 더불어 인류학, 경제학, 사회학 등등의 다양한 사실들이 독자들을 책 속으로 몰입하게 만드는 그만의 독특한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허구이지만 '과연 그럴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을 유도하고, 공감하게 만드는 치밀함이 작품에 빠져들게 하고 그의 다른 작품까지도 손대게 만들어 줄 것이다. 
물론 그의 모든 소설이 그러한 방식을 취하고, 비슷비슷한 문장과 문체들로 구성되어 있더라도, 난 그의 세계에 빠져볼 각오를 했다. 그만큼 이 소설은 내게 강력한 매력을 선사했다.

고인류학자 에마와 유전학자 페테르 그리고 사회학자 처남 방자맹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직원인 제를랑으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는다. 이것은 과학과 관련된 긴급한 문제로 극비를 강조하며 프랑스 남부에서 몇일을 보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직업정신이 투철한 이들에게는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었기에 선뜻 수락하고 만다. 그러나 아무것도, 어떤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페테르와 방자맹 그리고 제를랑은 함께 피레네 산맥에 위치한 픽뒤미디 천문대로 향하고, 아내 에마만이 홀로 제를랑과 같은 소속의 누군가가 기다린다는 폴리네시아령의 파투히바 섬으로 향한다. 단지 그들이 알고 있는 것은 'GERIC 프로젝트' 뿐!

픽뒤미디 천문대에 먼저 도착한 페테르와 방자맹은 제를랑을 도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르몰이란 작자가 저지른 비자금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전문용어를 해석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곳에서 그들을 맞이한 사건은 단순한 비자금 문제가 아니었다. 그것은 인간을 상대로 뇌에 관한 여러가지 연구라 생각했던 일들이 사실은 연쇄살인범들을 대상으로 실험하고, 연구하고, 정보를 수집하고 있었던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 실험은 아직도 진행되고 있었는데....

에마는 점점 심해지는 폭풍속에서도 그녀를 마중나온 티모테라는 청년과 함께 파투히바 섬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그녀를 맞이하는 것은 유럽연합 집행위원이 아닌 텅빈 마을과 불쾌한 기분뿐이었다. 티모테와 함께 마을 이곳 저곳을 살펴보던 중 성당에서 뽑혀진 손톱과 피웅덩이를 발견하고 섬을 떠나려하지만, 심한 폭풍우 덕에 배는 좌초되고 만다. 결국 그녀는 정체를 알수 없는 두려움과 맞서게 되는데... 과연 그들을 위협하는 것은 무엇일까? 
섬에 존재하는 야생동물일까? 아님 악마일까?

점점 밝혀지는 GERIC의 음모와 처참한 살인현장과 괴물들의 습격! 과연 그들은 어떤 동기과 목적을 가지고 연구를 시작했고,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고 싶었던 것일까..
그리고 가이아 이론이란... 
이 책의 구성은 페테르와 방자맹, 그리고 에마 각각의 시선으로 진행되어서 긴장이 두배로 다가온다. 한쪽은 이야기를 풀어가고, 다른쪽은 풀려진 이야기를 뒷받침하듯 행동으로 겪게되는 방식이 맘에 든다.  

얼마전에 커트 보네거트의 [나라없는 사람]에서 읽었던 한 에피소드가 생각났다. 그는 지구의 목적을 예수님께서 인류의 모든 죄를 사하기 위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기 전에 하셨던 마지막 말씀에 비유하여 이런 글을 남겼다.  지구를 괴롭히고, 파괴하고, 썩게 만든 인류라는 바이러스를 모두 제거하기 위해 온갖 질병들을 유발하게 되고, 결국 인류는 멸망한다. 
그리고 지구가 남긴 말은 [다 이루었다] 바로 이 말이었다.
인간은 지구에게 정말 바이러스같은 존재일까. 지구가 살기 위해서는 인류의 멸망이라는 결론뿐일까. 물론 문학작품에서의 상상은 사실보다 극명하다. 근래들어 환경문제를 다루는 많은 책들을 보게 된다. 생명체 지구,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인간... 서로 상호작용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상태에서 현재 이대로는 결국 인류 멸망이 속출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접어둘 수 없다. 아무리 경제가 발달하고, 살기 좋아진다해도 지구라는 터전이 없으면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이다. 또한 자연재해에 대비한다해도 그 큰힘 앞에서는 개미같은 존재가 아닐까...더이상 물러날 곳은 없다. 우리는 이 지구를 살리는데 정말 힘써야 할 때가 된 것이다.

덧붙이는 말, 이 소설 꼭 영화로 만나보고 싶은데... 내 머리속 상영관은 좀 좁았다. 큰 스케일로 누군가가 제작해 주기를 내심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