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이제서야 그의 작품을 처음 읽었을까? 아니 어쩌면 이제야 이 작가를 알게 된 것이 감사할수도...중남미 문학에 대해 말하자면 내가 알고 있는 작가는 ’가르시아 마르케스’ 와 ’보르헤스’ 뿐이다. 또 모두 환타지를 소재로 글을 썼다는 것. 물론 아돌포 비오이 까사레스 역시, 환타지 장르를 다룬 작가이다. 또한 보르헤스의 영원한 동반자였다. 이 책에서 그와 보르헤스의 관계와 보르헤스의 후광에 가려졌지만, 훌륭한 작가라고 알려주었다. 나도 역시 동감이다.

러시아 인형은 단편소설로 이루어진, 근사한 작품집이다. 
단편이라하여 엉성하거나 허술하지 않고, 각각이 신비한 독창성으로 뭉쳐져 있다.  

러시아 인형
로취에서의 만남
카토
여행자가 자기의 조국으로 돌아가다
우리들의 여행(일기)
물 아래에서
세 편의 작은 환상 작품 : 마르가리따 또는 철분 플러스의 힘/어떤 냄새/패배한 사랑 

현실에서 만난 환상들... 허구임을 알지만, 현실같은 이야기들... 이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여자들만 느끼는 남자들의 모습이 있듯이, 남자들만 느끼는 여자들의 모습을 정말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다. 이야기 곳곳에는 공감되는 부분들이 있고, 단순하게 쓰여진듯 하지만 기억에 오래 남는다. 기교가 없어도, 정석이어도, 흥미를 이끄는 소설은 있다. 책에 싫증이 났을때 이 책을 읽어보라는 누군가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 한다. 그의 또 다른 책 ’모렐의 발명’ 읽어봐야 겠다.

서로에 대한 믿음, 각자의 애인에 대한 허용, 그리고 모든 사랑에 대한 공개.

인습을 타파한 새로운 커플의 탄생은 세상의 찬사와 악평을 불렀고,

끊임없는 연애 사건은 서로의 심장을 질투로 물들였지만....

보부아르는 왜 끝내 이 남자의 연인이고자 했을까?

사르트르가 진정 그녀에게 바란 것은 사랑일까, 지성일까?

여자와 남자가 도달할 수 있는 극단의 사랑.

서로에게 ’전부’가 되려고 하지 않았기에,

평생토록 연인일 수 있었던 세기의 커플, 보부아르와 사르트르

622 페이지에 달하는 이야기.
그래도 끝나지 않고 계속될 것만 같던 이야기.
보부아르와 사르트르의 삶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 

이 책을 읽기 전까진, 보부아르와 사르트르의 이름만 알고 있었고, 다른 책들을 통해 그들이 유명한 연인사이였다는 것이 전부였다.현재의 시대에도 이런 연애가 있을 수 있단 말인가...
허나 그들은 그 시대에 동경할 수도, 경멸할 수도 있는 연인 - 서로의 모든 것을 공유하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 사귀고 그 소소한 경험도 공유하는 - 이었던 것이다.

이들이 이런 연인이 될 수 있었던 조건은, 사르트르와 보부아르의 뛰어난 지성과, 자유....때문이었을 것이다. 보부아르는 처음에 사르트르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끝임없는 구애와 무엇보다도 뛰어난 그의 지성과 사고...이것이 그녀의 마음을 끌었으리라..

이 책을 읽고 내가 느낀것은, 사르트르가 먼저 사랑을 시작했지만, 진정 그를 위하고 더욱 사랑한 사람은 보부아르 였던 것 같다. 사르트르는 언제나 새로운 유혹과 사랑을 갈망했지만, 보부아르는 새로운 사랑보다 사르트르와 함께 있는 시간을 더욱 갈망했다.
그렇기에, 마지막...사르트르가 병실에 누워있을때 보부아르의 손목을 잡고 했던 말...

 " 내 소중한 비버, 당신을 아주 많이 사랑하오."

난 이 장면을 읽으면서, 왠지모를 가슴 뭉클함과 눈물이 일렁였다.
51년간의 서로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 존경...그리고 사랑....
사르트르 하면 보부아르가 생각나고, 보부아르 하면 사르트르가 떠오르는 그들의 관계는 평생동안 나의 기억속에 아름다운 관계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