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멕네 잡화상은 마을 가장 안쪽에 자리하고 있었다.
자그마한 가게였는데, 별다를 장식 없이 그저 창문 위에 푸른색 페인트로 쓴 '잡화상' 이란 간판만 걸려 있었다.
토멕은 꿈꾸는 눈빛을 지닌 소년이었다.
모든것. 그랬다, 토멕네 잡화상은 없는 것 없이 모든 것을 파는 곳이었다.
파리채나 페드리종 신부의 영약처럼 어디엔가 쓸모 있는 물건 뿐 아니라, 고무 탕파와 곰잡이용 칼처럼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물건들 모두를 빠짐없이 갖추고 있었다.
토멕네 가게가 문을 닫는 일은 결코 없었고, 입구에 매달아놓은 나무 팻말은 늘 같은쪽, '영업중' 쪽으로 돌려져 있었다.
토멕에게는 비밀이 하나 있었다.뭐 엄청 특별나거나 쉬쉬해야 할 그런 비밀은 아니고, 그저 아주 천천히, 토멕 자신도 감지하지 못할만큼 그렇게 서서히 그의 마음속에 자리 잡게 된 비밀이었다. 마치 머리카락이 자라는 걸 순간순간에는 느끼지는 못하지만 어느 날 쑥 자라버린 모습과 마주하게되는 그런 느낌처럼 말이다.
그의 가슴속 비밀을 정리해보자면 이렇다.
토멕은 지루해하고 있었다. 아니 그보다 좀 더 센 표현이 낫겠다.
그는 답답해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 떠나고 싶은 생각이 가득이었다.
이곳을 떠나 세상을 둘러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불쌍하게도 떠나고 싶다고 무작정 떠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토멕이라는 이름을 걸고 마을 유일의 잡화상을 운영하면서, 그것도 할아버지 아버지를 거쳐 대대로 내려오는 가게을 꾸려오면서, 그리 쉽게 마음 내키는 대로 훌쩍 떠나버릴 수는 없는 일이었다.
떠난다면 대체 사람들이 어찌 생각할까? 마을 사람들이 버린 거라 생각하진 않을까?
무언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진 않을까? 이 마을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거라고 생각하면 어쩌지?
아무튼 그들이 제대로 이해해줄 리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을 거라는 사실이 토멕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었다. 이제는 자신의 가슴에 이 비밀을 묻어놓겠노라고, 그러다 보면 서서히 자리잡았던 지루함이 모르는 새에 물러가 사라져버릴 거라고, 토멕은 다짐하듯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때 갑자기 들려오는 또랑또랑한 목소리에 토멕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 막대사탕 있나요? "
토멕은 고개를 들었다. 세상에서 더는 예쁠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소녀가 눈앞에 서 있었다.
" 이 가게에서 모든 걸 다 판다고 했죠? 정말로 모든 게 다 있나요? "
소녀가 눈을 들어 토멕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물었다.
" 네...., 아무튼 필요한 것들은 모두 있지요."
토멕은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약간의 겸손을 더해 대답했다.
" 그렇다면...." 주저하며 여린 목소리로 시작한 소녀의 목소리에 갑자기 희망의 기운이 솟아났다. " 그렇다면 혹시 크자르강의 물이 여기에? "
토멕은 도대체 무슨 물을 말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듣도 보도 못한 그 강이 어디에 있는지는 더더욱 알 수 없었다. 그런 토멕의 표정을 소녀가 읽어버렸다. 어두운 그림자가 그녀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고 그녀는 토멕에게 눈도 맞추지 않고 덧붙였다.
" 죽지 않게 해주는 물이라고 하죠. 모르세요? "
토멕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정말 몰라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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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 약간의 내용을 생략했지만, 이렇게 시작되는 동화같은 모험 이야기다.
소설의 내용을 내 느낌대로 설명하는 것 보다, 이렇게 직접 적어 보았다.
이 내용을 읽고, ' 아~! 나도 읽고 싶다' 는 생각이 들게 하려는 것이 나의 의도인데..
계획대로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가 문득문득 떠오르는 그런 소설이다.
책 내용으로 더 깊이 들어갈수록, 보물을 찾아 떠나는 순간순간의 모험들이 줄지어 나타난다.과연 토멕은 크자르 강물도 찾고, 소녀도 만나게 되고, 영원히 살 수 있을까.....
무언가, 지금...
삶이 무의미한 반복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픈 소설이다.
그리고...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하고 픈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