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오류라니. 너무하잖아.
한자, 한자, 적어 내려갔던 리뷰가 알 수 없는 오류로 인해. 사라져 버렸다.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써내려 가자.
흠.흠. 너무해 정말.
나들이 삼아 나갔던 서점에서 비닐에 잘 싸여진 <빨간장화>를 만났다.
에쿠니 가오리 그녀의 신작. 그녀의 이야기라면 그 어떤 이야기도 좋다.
아무런 사전지식없이 가벼이 책을 읽어내려가다 쿵- 가슴이 내려앉았다.
이런- 결혼이야기 잖아. 이거 너무 정면인데.
그랬다. 소설속에서 그녀는 늘 결혼에 대하여 이야기 하곤 했다. 그녀들의 이야기.
그녀들의 마음을 담담히 써내려가던 그녀는 <빨간장화>에서 에쿠니 가오리, 그녀.
그녀 자신의 결혼이야기를 담담히 적어놨다.
서른, 열병을 앓듯 결혼문제로 몸살을 앓던 나였다. 혼자만의 삶과 결혼후의 삶.
그 중간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혼란스러워 하던 내게. 그녀의 이야기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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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와코는 지금 상황이 그것과 닮았다고 생각한다. 판박이다.
일년에 두세 차례 얼굴을 내미는 자신의 친정에서 부모님과 이야기하다
갑자기 느끼는 알 수 없는 초조함.
그런 느낌은 늘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그리고 일단 그런 느낌이 들면 수습이 안 된다.
초조, 불안, 의지할 곳 없는 기분.
쇼조에게 돌아가 안정을 되찾고 싶다고 느낀다.
혹은 빨리 쇼조를 만나고 싶다고.
...
홀연히, 정말로 홀연히 히와코는 이해한다.
나는 쇼짱이 있을 때보다 없을 때 더 그를 좋아하는 것 같다.
그것은 발견이었다. 스스로도 믿기 어려운, 그리고 털끝만큼도 의심할 여지 없는.
그 발견에 히와코는 큰 충격을 받았다. 충격을 받았지만, 왜 그런지 납득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