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과 줄리에트와의 불같은 사랑이야기. 
운명마저도 돌아서게 만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표방하고 있는 [구해줘]는 기욤뮈소의 대표작이다. 85주 연속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를 지킨 구해줘는 사랑이야기다.

기욤뮈소의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사건 전개와 반전, 단숨에 심장을 빠른 속도로 뛰게 만드는 역동적인 스토리는 단 한순간도 읽는 사람을 나른하게 하지 않는 놀라운 힘을 보여준다.

- 줄리에트는 이제 막 스물아홉 살이 되었다. 물론 아직 젊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열아홉 살 시절의 풋풋함은 찾아볼 수 없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 누군가의 목숨을 구한다는 것, 그건 사랑에 빠지는 것과 같아. 그것보다 더 좋은 마약은 없지. 누굴 구라고 나서 한 며칠 동안은, 길을 걸을 때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달라져 보여.
나 자신이 불멸의 존재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고. 마치 내가 구해낸 게 바로 나 자신이었던 것처럼 말야 : 마틴 스콜세지의 영화 <비상근무> 중에서

- 우리는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 앨버트 코헨

- 뉴욕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뭔가를 찾아 헤맨다. 남자들은 여자들을 찾아 헤매고, 여자들은 남자들을 찾아 헤맨다. 뉴욕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뭔가를 헤맨다. 그러다 때때로 누군가는 자신이 찾아 헤매던 그 누군가를 찾아낸다. : 도널드 웨스트레이크

- 사랑은 열병과도 같다, 사랑은 의지와는 무관하게 태어나고 사라진다. : 스탕달

- 아내가 결혼했다. 이게 모두다.

나는 그녀의 친구가 아니다. 친정 식구도 아니다. 전 남편도 아니다.
그녀의 엄연한 현재 남편이다. 정말 견딜 수 없는 것은 그녀 역시 그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내 인생은 엉망이 되었다.

작가는 이야기를 풀어나가기전 이런 서두를 남겼다. 과연 엉망이 되었을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 만으로도 견디기 힘들 정도로
힘들텐데 하물며 나도 사랑하고 너도 사랑하니, 둘다 같이 살아야 겠다니.
이 얼마나 발칙한 상상이란 말인가?

아내의 결혼. 일부일처제의 나라에서 과연 가능한 일일까?
소설은 아내의 결혼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던 주인공의 시각으로 일부일처제의 통념에 대해 논의를 벌인다.

적절히 축구 이야기를 섞어가며 풀어 나가는 그의 글은 분명 재미있는 글이면서 우리의 윤리관에 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다. 하지만 결론은??
맥이 빠져 버린다.
결국 보편적 윤리관을 뛰어넘고 사회적 통념을 뛰어넘을수는 없다는 말인가?

과연 아내의 결혼이 아닌 남편의 결혼이였다면?? 그렇다면 결론은 어떻게 지어졌을까?
처음 이 소설이 나왔을 때처럼 커다란 이슈를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

'현재'의 아내가 '다른' 남자와 '또' 결혼했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소설은 한 번 읽으면 황당하지만 두 번 생각하면 슬프다(김미현-문힉평론가) 라는 글귀가 마음에 와닿는 걸 보니 나역시 우리나라의 보편적 윤리관에 길들여진걸까? 아니면 내 사랑에 대한 심중의 질투일까?

마지막 장을 덮으며 뒷 맛이 개운치 않았던 이유는 결국 사회적 통념의 높기만 한 벽에 대한 답답함이였다.
 

[연애소설], [영원의환], [꽃] 으로 이루어진 가네시로 가즈키의 중단편 소설집이다.
책에대한 사전 정보 없이 읽어 내리다가 어? 이대로 끝나 했더니 중단편이였다.
가네시로 가즈키는 재일조선인이다. 그는 항상 경쾌하고 빠른 속도로 이야기 하고 있지만 그의 이야기는 마냥 밝지 만은 않다.
그의 이야기 속에는 일본 사회에서 느꼈을 그의 고독함이 짙게 뭍어나온다.

자신이 마음을 주는 대상마다 무슨 이유에선지 자꾸 죽어나가서 ’사신’이라는 병명을 갖게 된 남자,  청부업자 K, 애인의 정부를 죽이고 싶어하는 남자. 죽음과 관련되어 있는 이 세사람이 그의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다.

만남과 대화를 통해 다시 태어나는 사람들. 소설속의 주인공들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눈다. 나는 그 대화에 귀를 기울여준다.

늘 죽음을 부른다 하여 사신이라 불리우는 그.  지독히도 외로웠을 그의 삶. 그는 오래된 도서관속에서 박제된 듯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말 그대로 불쑥 자신의 인생에 뛰어 들어온 여인. 그는 그녀와 눈을 마주칠 수 없다. 그녀를 잃고 싶지 않다.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 두사람. 결국 그녀도 그의 운명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게 되지만 그녀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추억으로 남는다. 그는 그녀의 사랑과 추억으로 인해 더이상 자신의 운명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 "이상하게 여길지도 모르겠지만, 난 지금 행복해. 내 기억은 그녀만으로 가득하니까. 나를 계란처럼 반으로 탁 깨면, 그녀하고의 추억만 흘러나올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