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하루종일 집안에만 웅크리듯 있었다.
바람이라도 쐴겸 밖으로 나가니 아직까지도 보슬비가 내리고 있다.
따뜻한 커피 한잔 생각에 근처 마트로 향했다.
(마트안에 커피전문점이 있다.) 하지만, 영업시간이 끝났다네??
흠. 마트라도 둘러볼까? 
장보러 나온것이 아니므로 도서코너 쪽으로 간다.
어떤 책이 나왔을까?
마트안의 작은 서점이지만 나름대로 다양하게 책들이 구비되어 있다.

내 눈을 끄는 책 한권. <이혜영의 뷰티바이블 The Beauty Bible> 핫핑크의 책표지가
시야를 단숨에 잡아 끈다. 그 자리에 서서 책을 펼쳤다.
소장의사가 없으므로 가볍게 읽어볼 심상이다.

나름대로의 뷰티아이콘으로 떠오르는 이혜영이 야심차게 내놓은 뷰티스타일 관련 책이다.

우선 책의 구성을 대략적으로 살펴봤다.
활자가 너무 작다. 배경이 강해 책으로 다가 오기 보다는 그저 보기 좋게만 꾸며놓은
장식같다. 빽빽히 들어선 활자들이 눈에 들어오기 보다는 밖으로 퉁겨져 나가는
느낌이다. 잡지에서 나온 기사들을 짜집기 해놓은 듯한 느낌이 든다.

스타라 불리우는 그녀들이 말하는 뷰티 스타일은 어느 잡지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내용들이다. 메이크업 방법, 남자들이 좋아하는 헤어스타일, 스타일리쉬하게 보이는
헤어스타일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다이어트 관련 내용.
식상한 느낌이다. 여러 잡지에 기획기사로 나온 내용을 모아둔 느낌.
가볍게 지나가듯 읽어 보는 것 이상은 아닌것 같다.

오쿠다 히데오를 말할 때는 풍자와 위트를 빠뜨릴 수 없다.
그를 말할때 빠질 수 없는 또 한가지.
그건 비틀즈다.
스무살 도쿄에서 역시 다무라는 비틀즈와 함께 한다.

80년대 도쿄를 살아가는 다무라의 이야기.
이 이야기 속에서 다무라는 20대 청년기를 보내며 조금씩 어른으로 성장한다.
버블이 팽배했던 도쿄의 시대. 버블의 붕괴 속에서 다무라는 어른으로 성장한다.

지극히 평범한 20살 다무라의 이야기는 소설속에서만 등장하는 인물이 아닌
바로 내 자신이 될 수도 있다. 내가 겪었던 20대 시절이 책을 읽는 내내 함께 나와 함께
했다. 특별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았던 그 시절. 모든것이 안정되지 않았고 불안하기만 
했던 그 시절이 어둡게만 기억되지 않는 것은 젊음이라는 나만의 특권이 있어서가 아닐까?

“젊다는 건 특권이야. 자네들은 얼마든지 실패해도 괜찮다는 특권을 가졌어.”
젊음이라는 든든한 자원이 있기에 어떤 것에도 도전할 수 있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 
날수 있는 젊다는 특권. 그 안에서 다무라도 나도 세상속에 맞서 하루 하루를 살아냈다.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나날. 밥먹을 시간 조차 없이 일에 쫒기며 그렇게 일을 해도
그때는 행복했다. 젊다는 특권관 열정이란 든든한 후원이 있었기에 말이다.

6일간의 일상으로 10년간을 그려낸 오쿠다 히데오의 탄탄한 구성과 빠지지 않는
위트는 책을 읽는 내내 기분좋은 미소를 그려내게 한다.

서평을 정리 하고 있다.

잡념이 생기면 그 생각을 쫒기위해 무작정 책을 읽는다.
그렇게 읽어 내려간 책들이 머릿속에 뒤죽박죽 제멋대로 자리를 틀고 앉아 있다.
정리를 좀 해야 겠다. 그래서 시작한 서평정리.

난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극단적일 정도로 분명하다.
그런 내 취향을 알고는 있었지만 서평을 정리하다 보니 좀 심하기는 하다.
요근래 들어 내가 읽고 있는 책들은 일본소설이 주를 이룬다.
편독이 심하긴 심한 편이다.
작가 몰아보기는 걱정이 될 지경이다.
한 작가의 책을 집요하게 읽다보면 자만하게 된다.
아- 이 작가는 이렇게 늘 글을 쓰는 구나. 구성은 이런식이구나.
새책이 나왔을때도 지레짐작해버리는 우를 범하게 된다.
그리고나서 주홍글씨를 새겨버린다.
이 작가는 이런 사람.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편견을 가져버리게 된다.
좋아하는 작가인데 그런 편견을 가지게 되는 것은 슬픈 일이다.
더 이상 그 작가의 소설에 마음이 설레이기 힘들어 지므로.
스스로의 편견을 깨버리는 건 꽤나 힘든 일이다.
이런 일이 생기기전에 스스로 조율해야 하는데 지금은 가까스로 경계선에 
서있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