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여간 귀찮으니까 하느님을 가두고 전부 없었던 일로 만들어 달라면 된다니까.그럼 안들켜."
신의 목소리를 닮은 밥딜런. 그의 음성은 어떠한 상황에서 듣는지에 따라 틀려진다.
그의 목소리를 가두면 신을 가둘수 있는 걸까?
그를 가둬버리면 신은 갖혀버릴것이고 나쁜 짓을 해도 갖혀버린 신은 그 행동을
볼 수 없을 것이라는 깜찍한 상상이 있다.

일본인 처럼 보이지만 지도에서 찾아봐도 잘 보이지 않는 히말라야 옆의 작은 나라 부탄에서 온 도르지, 불안하거나 불만이 있을 때면 야구연습장을 찾는 고토미, 동물원의 모든 동물을 넓은 초원으로 풀어주고 싶은 가와사키 그들 사이에 우연히 끼어들게 된 "비극은 뒷문에서 일어나" 라는 이유로 밥딜런 노래를 10번 부르며 뒷문을 발로 차야 했던 시나.
네 사람의 이야기가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며 펼쳐진다.

심심풀이로 애완동물을 잔혹하게 살해하는 애완동물 살해범. 우연속에 그들과의 악연이 시작된다. 과연 네 사람은 끔찍한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가?

책의 전개는 느린 속도로 진행된다. 스피드한 전개를 원한다면 조용히 책장을 덮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느린 전개 속에 책의 결말을 암시한 내용들이 조용히 숨어 있으므로 천천히 음미하듯 읽어내려가며 책의 결말을 추리해 보는 것도 재밌을 것이다. 아!! 물론 추리소설은 아니다. 느린 흐름에 호흡을 맞춰 읽어내려가며 장면 장면을 상상해 보는 것도 재밌을 것이다.

새벽까지 이어진 늦은 야근에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와서 앉아 있으니
온몸의 긴장이 풀리면서 나른해져 온다.
이번 한 주는 어찌나 정신이 없던지. 밀려오는 일속에서 허우적거린 느낌이다.
다음주 역시 빡빡한 스케줄이 기다리고 있지만,
어차피 해야할 일이라면 즐겁게 일해보자 생각을 가다듬어 본다.

금요일 새벽. 주말이 시작되는 지금 이 시간은 언제나 잠들기엔 아깝다는 생각이든다.
늦은 시간까지 일을 했던 이유는 휴일을 만끽하기 위해서다.
한 주일을 정신없이 보내서 일까? 이번 주말은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이번 휴일에는 무엇을하지?
우선, 충분히 잠을 자고 냉장고안에 고이 모셔놓은 과일도 먹고
오랫만에 장도 보러 가야지.
반듯하게 집안 청소도 하고, 목욕도 다녀와야겠군.
시립미술관에서 르노아르전 한다던데. 음. 미술관 나들이를 할까?
비가 온다던데. 그냥 집에서 쉴까?

여러 가지 하고픈 일이 떠오르는 지금 이 시간.
몸은 피곤하고 힘들지만 마음만은 풍요로운 시간이다.
 

발없는 말이 천리간다는 옛속담이 있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말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퍼지는지 옛선조들도 알고 있었던 것이리라. 다시 사회생활을 시작했을때 엄마가 해주셨던 이야기. 그건 바로 두귀로만 듣고 입은 가만히 있으라는 것이였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말은 처음 의도와는 달리 그 뜻이 와전되는 경우도 있고 무심코 뱉은 말이 송곳이 되어 나 혹은 그 누군가를 찌르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말의 전파를 소문이라고 한다. 그 누가 시작했는지 모를 근원을 알수 없는 그 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퍼져나간다.

이러한 소문의 특성을 이용해 마케팅에서도 이용하니 그것을 WOM이라고 한다.
(조사해보지 않아 정말 있는지는 모르지만 <소문>에 나오는 내용에 의하면 소문의 전문 용어가 WOM이란다) 선한 표정 뒤에 숨어 있는 인간의 어두운 내면. 그 내면이 빚어낸 욕망과 이기심이 소문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닐까??

인간의 내면을 이용한 마케팅. 그 마케팅이 살인을 불러온다.
두발목이 잘린채로 공원에 버려진 아이들. 사건을 쫒는 형사 고구레와 나지마.
과연 누가 채 어른이 되지 못한 십대의 아이들을 죽였을까?
어른들의 이기심에 희생당한 아이들일까?
아니면, 그 아이들 스스로 자초한 일이였을까?

책을 읽는 내내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들여다 보는 듯한 기분이 들어 마음이 무거웠다.
경찰의 수사방식과 상업주의에 물든 도의를 잃어버린 상술.
가벼운 기분으로 읽을 만한 가벼운 소설은 아니다. 
살인이라는 것 자체가 마냥 즐겁고 유쾌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 줄것이다.

책뒷면에 씌여진 "놀라운 반전에 이르는 마지막 한 문장의 충격"은 차라리 없었으면
좋았을듯 하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책을 읽기전 뒷면을 읽어보는 것이 습관이라면 습관인데 이 문장으로 인해 책을 읽는 내내 집중하지 못했다. 과연 무슨 반전이라는 거지?? 라며 너무 분석해서 읽었던 탓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