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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승리자의 기록에 대해 비판적으로 공부하는 역사 <조선 왕을 말하다 1> \| 역사 현대사	2016.02.09 21:20:58

[ 도서 ] 조선 왕을 말하다

위즈덤하우스 | 2010/08/30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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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승리자의 기록에 대해 비판적으로 공부하는 역사" 이덕일 저 <조선 왕을 말하다 1>를 읽고 / 2010. 5., 343쪽, 역사의 아침

역사교과서 국정화 사태를 맞이하여 뒤늦게 ‘학구열’에 불타고 있는 역사 공부 시리즈.

<조선 왕을 말하다 1>은 <당쟁으로 보는 조선역사>, <노론 300년 권력의 비밀>, <사도세자의 고백>,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 <매국의 역사학 어디까지 왔나>, <한국사 그들이 숨긴 진실>에 이어 일곱 번째 책이다.

십몇 년 전에 읽은 <조선왕조실록>은 딱딱하고 어려웠다. 당시에는 조선사에 대한 관심도 크지 않았고, ‘역사의 교훈’에 대한 관점도 없었기에 더 재미가 없었다.

그런데 역사학자 이덕일은 <조선 왕을 말하다 1>에서 조선의 왕들 중에서 '악역을 자처한 임금들 - 태종과 세조', '신하들에게 쫓겨난 임금들 - 연산군과 광해군', '전란을 겪은 임금들 - 선조와 인조', '절반만 성공한 임금들 - 성종과 영조' 등으로 주제를 나누어 좀 더 이해하기 쉽고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백성들의 염원과 시대의 흐름을 따르게 되면 영웅과 성군이 되고, 그 반대가 되면 역적과 폭군이 되다는 관점으로 조선시대의 왕을 평가하는 저자 나름의 역사평설인 셈입니다.

단순히 판매부수에 의존하는 소설이나 시청률에 의지하는 흥미 위주의 TV 사극드라마가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승자들의 기록과 관점'이 아니라 다른 관점과 입장의 1차 사료를 대비하여 독자들이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

"후대 사람들은 당대에 쓴 1차 사료를 중심으로특정 인물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데, 모든 역사 사료에는 글쓴이의 가치관이 담겨 있게 마련이다. 특히 후대가 전대를 계승했다고 막연하게 생각할 경우 사료를 남긴 사람들의 가치관이 후대에도 그대로 통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조선이 바로 그런 경우이다.

대한민국 사람들 중에는 현재 사회가 조선시대를 계승한 것으로 막연 히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현재에도 만연한 문중 의식과 족보를 중시하는 경향들은 거의 예외 없이 조선시대에 기반을 두고 있다. 아직도 우리는 조선시대 사람들의 가치관으로 그 시대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조선에서 사료를 남긴 사람들은 거의 예외 없이 강한 목적지향성을 갖고있었다는 점이고, 그런 목적지향성이 사료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면밀하게 비판하지 않은 채 후대에 그대로 전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한 인물의 실제 행적은 과거 기록을 남긴 사람들의 목적지향성에 의해 일정 부분 가려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현재의 역사인식이 조선 사관들의 가치관의 틀에서 벗어 나지 못하는 것이다.”(5쪽)

이덕일은 몇 가지 현대적인 관점에서 조선의 왕들을 평가한다.

태종은 '측근 공신을 제거하고 후계자를 양성했으며, 자신을 희생해 미래를 준비한’ 임금으로, 세조는 '성군의 자질이 있었으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공신들과의 공존을 선택한’ 임금으로 평가했다.

연산군은 '거대한 훈구세력을 약화시키라는 시대적 소명이 주어졌지만 이를 인지할 만한 지적 능력이 부족했던’ 임금으로, 광해군은 '시대를 앞서갔으나 신하들과 소통하지 못하고 통합에 실패해 외롭게 몰락한’ 임금이다.

성종은 ‘훈구파를 경계하며 신진 사림에게 탄핵권과 언론권을 주고 시대의 금기와 맞섰으나 궁중의 애정 다툼을 투기로 몰아 참극의 씨를 뿌린’ 임금이며, 영조는 '경종을 독살했다는 혐의를 받고 즉위해 지나칠 정도로 검소하게 생활하며 탕평책을 펼친’ 임금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각 임금의 삶과 당대에 벌어진 사건을 통해 그 시대의 실상을 파헤쳤으며, 여러 문헌과 실증사료를 근거로 조선 왕들을 둘러싼 다양한 의문을 밝혀냈다.

이덕일은 대표적인 ‘승리자의 기록 그리고 사관들의 목적지향성에 의한 왜곡된 역사 기록’이 <연산군 일기>와 <중종실록>이라고 지목했다. 우리에게 알려진 ‘연산군의 폭정’에 대한 사실 기록은 부족하고, ‘중종반정’ 쿠테타를 일으킨 사대부로 구성된 사관들의 ‘평가’와 ‘관점’만이 ‘실록’에 가득하다는 것이다.

(최근에 읽은 <조선의 힘>(역사비평사 2010) 역시 오항녕 교수가 식민사관에서 벗어나 ‘조선 500년사의 역동적인 힘’을 보여주고자했던 긍정적인 취지에도 불구하고, ‘승리자들의 기록’인 실록의 사관들의 평가와 관점만으로 조선의 역사를 해석하려고 하는 오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듯 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연산군이다. <연산군일기>를 남긴 사관들은 연산군을 황음무도(荒淫無道)한 인물로 그려높음으로써 신하로서 군주를 쫓아내고 죽인 불충을 합리화했다. 연산군이 실제로 황음무도한 군주였다는 실제증거는 거의 없음에도 조선 사관들이 덧칠한 가치관은 연산군이 세상을 떠난 지 500년이 넘은 현재까지도 그대로 통용되고 있다. 이는 실제로 있었던 일들과 사료를 남긴 사람들의 가치관을 분리해서 인식해야만 과거 사람들의 행적을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6쪽)

예를 들어, <중종실록>에서 사관은 연산군의 폭정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로 ‘민가 철거’를 제시하지만, 실제 연산군은 당시 국법에서 건축을 금지한 '궁궐 담장 아래 30m 이내의 주택들’ 그중에도 ‘궁궐을 내려다보는 불법 주택들'을 철거 대상으로 결정했다. 게다가 강제 철거도 아니었다. 적지 않은 보상금과 대토까지 제공했고 봄까지 철거를 연기까지 했다. ‘궁궐을 내려다보는 불법 주택’ 중에는 훈구파 등 벼슬아치들의 주택이 많았다.

그리고 <중종실록>와 <연산군일기>에서 사관은 연산군이 "경기도의 다섯 고을을 혁파하고 백성들을 모두 내？i고 왕실의 노비가 살게 했다”거나 행궁을 짓기 위해 양주, 금천 등 9개의 마을에서 500호를 내보냈다"며 연산군을 비난했다. 하지만 저자는 실록의 다른 기록들을 찾아 반박한다. 당시 행궁의 규모는 ‘큰 집 50칸’으로 "99칸 훈구파 대신들의 집에 비하면 크다고 볼 수도 없"으며, 영조 때 양주 마을 인구가 5만 명이라는 기록이 있듯이 행궁을 위해 500명을 이전시키는 것은, 대한민국 정부가 미군기지를 제공하기 위해 평택 농민들을 내？i은 것에 비하면 약과이지 않을까 싶다.

또한 <연산군일기>와 <중종실록>에서 사관들은 연산군이 대궐이나 길가에서 기생과 비구니와 집단 간음을 하고 1,000여 명이 후궁을 거느린 것처럼 묘사했다. 그러나 저자는 역시 실록의 다른 사실 기록들을 찾아 반박한다. 연산군이 ‘소문이 두려워 누구나 꺽을 수 있는 노류장화인 기생도’ 꺼렸으며, 왕비 소생 2남 1녀와 후궁 소생 서자 2명 그리고 장녹수와 정금 소생 2녀를 두었을 뿐임을 밝힌다. 반면 사대부들이 요순 임금으로 묘사하는 성종은 3명의 왕비아 9명의 후궁에서 16남 21녀를 낳았음을 지적한다. ‘흥청망청’의 연원인 ‘흥청(興淸)’은 연산군이 만든 국가 소속의 전문 음악인들이었다는 것도 공개한다.(당시 국악에는 흥청악, 운평악, 광희악 등 삼악(三樂)이 있었다.) 정원이 300명이었으며 연산군 11년 4월 기록에 “장악원에 93명을 채웠고 207명이 모자란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사관은 연산군 12년 3월에 “흥청악 1만 명을 지공할 잡물과 그릇 등을 미리 마련하라고 명했다”라고 써서 연산군을 매도했다는 것이다.

이덕일은 삼악에 대해 사대부들의 분노한 진짜 이유는 자신들과의 접촉 기회를 차단한 데 있었다고 비판한다. “그간 여악은 사대부들에게 첩을 들이는 통로였다. 연산군은 재위 11년 여악들을 벼슬아치의 집에 가지 못하게 하는 금령을 만들었다. 재위 12년에는 광희를 사노비로 만들어 처를 삼을 수 없게 했다. 연산군에게 흥청은 색욕의 대상이 아니라 최고의 예술가들이었다.”(95쪽)

그 이외에도 이덕일은 실록 속에서 사관들이 기록하거나 의견을 개진하여 연산군을 ‘폭군’으로 색칠한 몇 가지 사례에 대해서도 전혀 다른 사실 기록과 맥락, 관점을 제시한다. 그는 연산군이 숭무정책을 펼쳤으나 대신들과 사대부들의 극렬 반대로 성사시킬 수 없었다. "연산군을 내？i은 중종반정 이후 정권을 잡은 문신들은 병역의 의무 대신 군포를 받는 '군적수포제(軍籍收布制 군적수포제 | Daum블로그 http://m.blog.daum.net/hy2oxy/8693365)’를 합법화 해 조선의 국방력을 무력화시켰다. 그리고 90년 후 임진왜란이 발생한다.”(103쪽)

물론, 그렇다고 하여 이덕일이 <조선 왕을 말하다1>을 통해 연산군이 백성을 위한 ‘성군’이라거나 ‘잘못이 없다’고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연산군이 백성들에게 성군이었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사관의 비난처럼 폭군도 아니었다.”(91쪽)

그렇다면 연산군은 왜 사대부들에게 ？i겨났을까? 그 이유는 연산군이 정치와 역사를 제대로 공부하지 않아 잘 몰랐기 때문이다. "정치는 기본적으로 세력관계이다. 연산군은 왕권을 능가하는 공신세력을 제거해 왕권을 강화하고자 했다. 그는 공신들의 빈자리에 좋든 싫든 공신세력의 정적인 사림을 배치해 우군으로 삼아야 했으나 갑자사화 와중에 사림까지 제거하는 우를 범했다. 공신들은 군사를 일으켜 그를 쫓아냈고 사림은 붓으로 쿠데타를 합리화했다.”(103쪽)

연산군에 대한 재조명처럼 저자는 태종과 세조, 연산군과 광해군, 선조와 인조, 성종과 영조를 재평가한다. 태종과 광해군, 선조와 영조에 대해서는 저자와 비슷한 느낌을 가졌던 필자도 저자를 통해 좀 더 구체적인 평가 내용을 채울 수 있었다. 물론 세조와 연산군, 인조와 성종에 대해서는 처음으로 다른 관점과 기록을 대하는 것이라 좀 더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이덕일은 머리말 ‘역사는 현재학이자 미래학이다’에서 '21세기를 지향하는 현재의 가치관 나아가서 미래지향적 가치관으로 조선의 군주를 바라’보자고 제안한다. 21세기에 사는 백성(인민)의 요구와 시대적 소명은 무엇일까? 200~700년 전 역사적 인물을 보면서 인간사회의 역사를 어떤 면에서는 되풀이하게 되고, 또 다른 면에서는 나아지는 것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시각은 대부분 두 가지 관점으로 귀결된다. 하나는 성리학적 관점이고 다른 하나는 조선 중기 이후 집중된 현상인 당파적 관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선의 국왕들을 바라볼 때 사료에 담겨 있는 관점의 영향을 제대로 걸러내지 않으면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현재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요구되는 가치관이나 역사관이 성리학적 관점이나 조선 후기 당파적 관점이 아니라면 되도록 이 두 관점의 영향을 배제한 채 조선의 국왕도를 바라 보아야 한다. 곧 주희를 만세의 스승으로 여겼던 과거의 가치관이 아니라 21세기를 지향하는 현재의 가치관 나아가서 미래지향적 가치관으로 조선의 군주를 바라보아야 한다는 뜻이다."(7쪽)

-인상 깊은 문장-

“모든 군왕은 성군(聖君)으로 기억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성군은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군주의 피나는 노력이 시대의 요구와 합치될 때 탄생할 수 있다. 때로는 성군의 등장을 위해 역사는 악역을 요구하기도 한다. 태종은 역사가 자신에게 부여한 악역의 길을 피하지 않고 묵묵히 걸어간 그런 군주였다.”(17쪽)

“왕조 국가에서 왕권은 누구와도 나눌 수 없다. 왕권은 법치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불법, 부정을 저지르면 그 누구라도 법에 의해 처벌받는 것이 법치이다. 신생 조선에는 수많은 공신들이 있었고 공신들은 자신들이 법 위에 존재라고 생각했다. 태종은 법 위의 존재가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이런 결심은 수많은 측근들의 피를 요구했다.”(29쪽)

“정적에 대한 탄압은 거꾸로 그를 도와주는 결과로 나타나기 쉽다. 정적에게 결정적으로 타격을 가하려면 도덕적으로 매장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연산군 일기>와 <중종실록>의 사관들은 연산군을 황음무도한 폭군으로 묘사해 도덕적으로 매장시키는 방법을 택했다. 그리고 그들의 의도는 현재까지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75쪽)

“아무리 좋은 정책도 주위의 뒷받침이 없으면 성공할 수 없다. 광해군은 당시 명나라를 성리학적 관점이 아니라 현실적 관점으로 바라본 유일한 인물이었다. 그러나 광해군은 이런 외교관을 야당인 서인과 남인은 물론 여당인 대북의 당론으로도 삼지 못했다. 시대를 앞서간 군주의 비극이 여기에 있었다.”(123쪽)

“광해군의 출발은 좋았다. 자신을 지지했던 대북만이 아니라 각 당파를 아우르는 연립정권을 구성해 전후 복구에 나섰던 것이다. 각 당파는 전후 복구에 전념하자는 데 암묵적으로 합의했다. 그러나 분묘종사라는 사변적 현안이 등장했을 때 광해군은 각 당파의 이해를 조절하는 데 실패했다. 그런 사변적 문제로 연립정권은 무너지고 말았다.”(128쪽)

“절차의 투명성은 결과 못지않게 중요하다. 특히 대통(大統)처럼 최고 권력을 잇는 절차는 나라 안의 모든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 절차가 불투명하면 정국에 혼란이 온다. 당사자는 정통성 콤플렉스에 시달리고 이는 정국 운용에 큰 부담이 된다. 호문(好文)과 호학(好學)의 군주 선조의 큰 문제점이 바로 불투명한 왕위 계승 과정었다. 방계승통”(143쪽)

"지배층이 피지배층의 신뢰를 받는 방법은 간단하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것이다. 로마의 파비우스 가문처럼 어린 후계자만을 남기고 모두 목숨을 바치는 가문을 어찌 백성들이 존경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조선의 사대부는 자기희생은 커녕 군역을 합법적으로 면제받았다. 지배층이 군대에 가지 않는 나라의 피지배층이 전쟁 때 종군할 이유가 없음은 물론이다.

왜군이 다대포진을 함락하고 동래부사가 전사하자, 선조는 서인 류성룡을 도제찰사로 삼고 그의 천거로 신립을 삼도순변사로 삼았다. 류성룡이 <징비록>에서 '신립이 직접 무사를 모집했으나 따라가려는 사람들이 없었다'라고 전하는 대로 군사도 없었다. 중종 때 군적수포제가 실시되면서 양반 사대불들은 군포 납부 대상에서 제외되고 일반 백성들만 납부의 의무를 지게 된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지배층의 군역이 면제된 판국에 피지배층이 목숨 걸고 체제를 위해 싸울 이유가 없다. <선조수정실록>의 기록대로 류성룡이 모집한 8천 명이 조선 병력의 전부였다."(161쪽)

"임진왜란 발생 15일 만에 신립의 조선 정규군은 충주에서 대패했다. 나라를 가장 먼저 포기한 인물은 다름 아닌 선조였다. 임금이 한양 도성을 나서자 난민들이 먼저 공사노비들의 문서가 있는 장예원과 형조에 불을 질렀다. <기재사초>에 '인심이 이미 떠나버려 모두 책망할 수 없었다'고 전하고 있다. 이런 조선이 어떻게 16만 명의 전문 싸움꾼들로 구성된 왜병을 물리칠 수 있었을까? 여기에는 세 가지 배경이 있는데, 의병의 봉기와 이순신을 필두로 한 조선 수군의 분전, 그리고 명나라군의 참전이었다. 의병 기의에는 일부 사림의 솔선수범과 류성룡이 주도한 개혁입법(면천법과 작미법)이었다."(166쪽)

"왕조 국가의 기본 의리는 군위신강(君爲臣綱)이다. 신하는 임금을 섬기는 것이 근본이란 뜻이다. 그러나 당쟁이 격화되면서 서인은 당론의 시각으로 광해군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명나라 황제가 자신들의 임금이 되고 광해군은 그 신하에 불과하게 되었다. 그래서 황제에게 불충한 광해군을 축출하는 것이 충성이란 해괴한 논리가 쿠테타 명분으로 성립되었다."(181쪽)

"정치는 상대방과 자신이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폐모론에 반대하는 자신들을 조정에서 대거 내쫓은 대북에 대해 서인은, 인조반정 후 대거 살육으로 보복했다. 폐모는 명분일 뿐 본질은 정적 제거여서 폐모에 반대한 소북까지 대거 죽였다. 정치가 사라진 빈자리는 혼란이 차지하는 법이어서 쿠테타 주역이었던 '이괄의 난'이 발생하고, 그 여파로 청(후금)까지 침략을 생각하게 되었다. <계해정사록>과 <명륜록>은 인조반정의 목적이 정적 살륙이었음을 말해준다."(187쪽)

"인조와 서인이 변화하는 국제 정세를 몰라서 친명반청 정책을 고수했던 것은 아니다. 친명 사대는 정권 획득과 유지의 명분이었다. 군사는 없지만 전쟁불사론이 횡행했고, 현실적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입을 열지 못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국제 정세는 국내 정세에 파묻혀 없는 것처럼 치부되었다. 이러한 양자 사이 모순의 충돌로 발생한 것이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이다."(193쪽)

"명분과 현실의 괴리는 비극을 초래한다. 병자호란 이후 청나라를 섬겨야했던 인조는 청나라를 인정하려던 소현세자를 제거했다. 청나라에 맞서 싸우지는 못하면서 청나라를 인정하면 난적이 되는 모순은 이후 조선 지배층의 정신세계에 숱한 악영향을 끼쳤다. 말과 행동이 따로 노는 모순은 분노이 표적을 찾았고, 세자의 남은 가족이 그 대상이 되었다. 인조는 아들에 이어 며느리와 손자까지 죽여버린다."(204쪽)

[ 2016년 2월 9일 ]

조선왕을말하다1, 이덕일, 식민사관, 조선왕조실록, 연산군,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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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서평] 식민사학의 후예들이 숨긴 한국사 4대 왜곡 바로잡기 <한국사, 그들이 숨긴 진실> \| 역사 현대사	2016.01.28 15:24:49

[ 도서 ] 한국사 그들이 숨긴 진실

역사의아침 | 2009/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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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서평] 이덕일 저 <한국사, 그들이 숨긴 진실 : 한국사 4대 왜곡 바로잡기>(2009 역사의아침)

2008~9년 중국 각 지역의 박문관에 가 보면 큰 지도가 붙어 있는데 그 지도에는 예외 없이 만리장성의 동쪽 끝을 한반도 깊숙한 황해도까지 연결해 놓았다고 한다. 한국인들(이북사람 포함)뿐 아니라 상당수 동양인들이 오랫동안 알고 있던 역사적 상식과 다른 모습이다. 그러나 중국의 공식 견해를 담고 있는 <중국역사지도집>은 만리장성을 한반도 내륙까지 그려놓고 있다.

중국이 이렇게 주장하는 근거는 한사군(漢四郡)에 있다. 중국 고대 한(漢)나라가 고조선을 멸망시키고 세웠다는 식민통치기구 한사군의 중심지가 낙랑군이다. 낙랑군은 평양에 있었고, 나머지 군들도 대체로 한반도 중북부에 있었다는 동북공정의 주장을 지도로 표시한 것이다.

동양의 오랜 역사서인 사마천의 사기(史記 기원전 109~91년) ‘태강지리지(太康地理志)에 “낙랑군 수셩현에는 갈석산이 있는데 만리장성의 기점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이 수성현이 황해도 수안군(遂安郡)이라면서 만리장성을 황해도까지 끌어들인 것이다.

수성현을 황해도 수안군이라고 처음 주장한 인물이 일제시대 식민사학자 이나바 이와기치(稲葉岩吉)다. 이는 중국 동북공정의 뿌리가 일제 식민사학임을 말해준다.

200년대 초반 중국의 동북공정이 알려졌을 때, 한국은 물론 북한까지 반발이 거셌다. 고조선이나 고구려 등 동북아의 고대사는 한민족 전체의 뿌리이자 정통성이자 역사이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다.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전국민적 분노가 높아가자 정부가 2006년 만든 기구가 ‘고구려연구재단’과 이를 계승한 ‘동북아역사재단’이다. ‘동북아역사재단’에는 국사편찬위원회와 서울대, 고려대 등 국내 사학계의 주류학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그러나 ‘동북아역사재단’은 중국이 동북공정을 옹호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2015년 4월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제작하여 국회에 보고한 <동북아역사지도>에는 만리장성이 황해도까지 내려오고 한사군이 한반도 중북부에 있었다. 고조선과 위만조선의 도읍지가 평양이었다고, 일본이 주장하는 임나일본부가 가능성이 있고 독도는 한민족의 역사에서 사라진 것이다.

‘동북아역사재단’이 일제 식민사학자의 거짓 주장과 중국의 동북공정이 주장하는 바와 거의 다를 바 없는 고대사에 근거한 역사지도를 만들어 당당하게(?) 국회에 보고한 것이었다. 당초 국민의 세금이 투입된 취지인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역사왜곡에 한국이 대처하기 위함’을 전면에서 부정한 셈이다.

저자는 <매국의 역사학, 어디까지 왔나>(이덕일 2015 만권당)을 통해 한국 주류사학계의 '매국의 역사학’에 대해 증언하고 고발하고 규탄하였다.(독후감은 http://book.interpark.com/blog/viewBlogMain.rdo?bid1=bgnb&bid2=bwel&bid3=mybookpinion&bid4=001 참조)

이 책은 ‘동북아역사재단’이 국민세금을 헛되이 쓰면서 일제 식민사학과 동북공정과 다름 없는 한국고대사를 연구하는 동안, 이덕일이 2009년 한국사 연구에 있어 한국 주류사학계에 심각하게 나타난 4가지 문제점을 연구하여 출간한 것이다. ‘한국사 4대 왜곡’에 대한 반론집인 셈이다.

‘한국사 4대 왜곡’은 ‘한사군 = 한반도설’과 ‘<삼국사기> 초기 기록 불신론’, 그리고 ‘노론사관에 의한 조선 후기 서술’과 ‘현대사 연구 금지론’이다.

첫째, 고조선과 한사군 문제는 고조선과 한사군의 강역문제가 중심이 된다.

고조선과 한나라 간의 전쟁은 한 무제가 사신 섭하涉何를 보내 회유했으나 고조선의 우거왕이 거부한 데서 비롯되었다. 아무 소득 없이 돌아갈 수 없던 섭하는 두 나라 사이의 국경인 패수에서 자신을 배웅한 고조선의 비왕裨王 장長을 찔러죽이고 한나라로 도주했다. 한 무제는 섭하를 처벌하는 대신 요동 동부도위遼東東部都尉라는 벼슬을 내려 표창했다. 그러자 우거왕은 군사를 일으켜 요동을 공격해 섭하를 죽였고 한 무제는 죄수들을 모아 군대를 조직해 고조선을 공격했던 것이다.

그런데 고조선과 한나라의 국경인 패수에 대해 일제 식민사학자인 쓰다 소우키치[津田左右吉]의 주장대로 압록강으로 보거나 이병도의 시각대로 평안북도와 평안남도 사이를 흐르는 청천강이라고 보는 것이 한국 역사학계의 시각이다. 그러나 패수의 위치가 현재의 압록강이나 청천강이라면 고조선과 한나라는 전쟁 자체를 벌이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듯 그간 고조선상은 두 가지 사관에 의해 왜곡되어왔다. 바로 중화사관과 일제 식민사관이다. 이 두 가지 사관으로 가려진 베일을 걷어내야 진정한 고조선상이 드러난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사기>, <수경>, <한서>, <삼국사기>, <삼국지> 등 1차 사료는 물론, 한반도에서 출토된 중국계 유적과 유물을 정밀하게 분석해 현재 한국 주류 사학계의 고조선사에 관한 정설이 일제 식민사학과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왜곡되었다는 사실을 밝혀냈으며, 원原 고조선상을 생생하게 복원해냈다.

둘째, <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이다. <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을 처음 제창한 인물은 일제 식민사학자인 쓰다 소우키치인데 그의 이론은 놀랍게도 지금까지 한 번도 근본적인 검토의 대상이 되지 않고 부분적 수정만 거친 채 한국 사학계의 주류 이론이 되었다.

서기 3~4세기까지의 <삼국사기> 초기기록은 김부식이 조작한 가짜라는 것으로 현재 주류 사학계의 정설이다. 이 이론의 창안자 역시 일제 식민사학자 쓰다 소우키치다.

쓰다 소우키치의 한국 고대사관은 간단하다. 1910년대 남만주철도회사의 위촉을 받아 쓴 <조선역사지리> 등의 저서에서 쓰다는 고대 한반도 북부에는 낙랑군을 비롯한 한사군이 있었고 한강 남쪽에는 삼한三韓이라고 불린 78개의 소국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다고 서술했다. 그래야 한반도 남부에 고대판 조선총독부인 임나일본부를 존속시킬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삼국사기>는 같은 시기 한반도 남부에 삼한이 아니라 신라와 백제라는 강력한 고대 국가가 존재했다고 서술할 뿐 임나일본부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서술하지 않았다. 그래서 쓰다는 <삼국사기> 초기기록이 조작되었다는 ‘<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을 만들어낸 것이다. <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과 임나일본부는 동전의 양면 같은 존재임에도 해방 후 한국 주류 역사학계는 임나일본부는 부인하면서도 <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은 그대로 존속시켜 정설로 만들었다. 이렇듯 이 책에서 저자는 <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이 만들어진 배경은 물론 이 이론이 우리나라 현행 국사교과서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조목조목 짚어냈다. 또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국가 연구기관의 실태를 샅샅이 파헤쳤다.

셋째, 조선 후기사를 노론사관에 의해 서술하는 문제다. 율곡 이이의 십만양병설을 조작해내고, 효종의 북벌에 시종일관 발목을 잡은 송시열이 북벌의 화신인 것처럼 서술하고, 실학의 이용후생학파, 곧 중상학파를 노론이 주도한 것처럼 서술하고, 세도정치를 정조의 책임으로 돌 기술들의 실체를 살펴보고 과연 그것이 옳은가를 검증했다.

인조반정을 주도한 서인에 뿌리를 두고 있는 노론은 장희빈의 왕비 책봉을 계기로 숙종 때 잠시 남인에게 정권을 빼앗기고, 경종의 왕권을 무력화하려다 소론에게 잠시 정권을 빼앗긴 것을 제외하고는 조선이 멸망할 때까지 정권을 장악했다. 정조 때 소론과 남인들이 일시 정계에 진출했으나 소수에 지나지 않았고 노론 우위는 계속되었다. 권력독점은 부정부패를 낳았고, 급기야 ‘세도정치’로 이어지면서 외세와 일제의 침략에 무기력했고 심지어 적극 협력하기까지 했다.

노론의 사상적 배경은 극단적 친명 사대주의와 성리학 유일사상 주의였다. 그들은 대외적으로는 모든 개방을 거부하고, 사회적으로는 신분제의 완화 내지 폐지를 요구하는 사회 흐름에 역행해 신분제를 강고히 했으며 적서차별과 남녀차별을 극대화했다. 주자학과 다르면 같은 유학이라도 사문난적으로 공격했고, 천주교를 비롯한 다른 사상을 극단적으로 억압했으며 사회변화를 거부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노론의 사관이 조선 후기사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율곡 이이가 십만양병설을 주장한 것처럼 조작하고, 효종의 북벌정책에 가장 크게 반대했던 송시열을 북벌의 화신처럼 서술하고, 노론 당론과는 상극일 수밖에 없는 실학의 이용후생학파(중상학파)를 노론이 주도한 것처럼 서술하고, 최근에는 정조독살의 혐의를 받는 노론 벽파가 정조의 우당友黨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모두 조선 후기사를 노론의 시각으로 본 결과물들이다.

이렇듯 한국 주류 역사학계의 고대사 인식체계가 일본 식민사관에 깊게 경도되어 있다면 조선 후기사 인식은 노론사관에 깊게 경도되어 있는 것이다.

넷째, 독립운동사를 말살한 부분이다. 한국 주류 역사학계는 “역사학자는 현대사를 연구하면 안 된다”는 기상천외한 논리로 독립군의 항일 무장투쟁사를 말살시켰다. 과연 독립군의 항일무장투쟁은 존재하지 않았는지, 존재했다면 왜 말살되었는지 조목조목 짚어냈다.

한 나라가 숱한 고초 끝에 독립을 쟁취하고 새 정부를 수립하면 그 직후부터 독립운동사 연구가 붐처럼 일어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한국은 1980년대 독립운동사와 사회주의사 연구가 붐처럼 일어나 현대사 연구 금지 원칙을 무력화시키기까지 독립운동사는 소수의 연구자들을 제외하고는 전문적으로 연구되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껏 <국사 교과서>는 무장투쟁보다 식민지 체제 내의 애국계몽운동이나 실력양성운동 등을 위주로 서술해왔으며, 무장투쟁사는 마지못해 이름 정도 적어주는 선이었다.

예를 들어 현행 고등학교[국사 교과서]에는 1920년대 항일 무장투쟁의 중심 조직인 참의부, 정의부, 신민부 등의 삼부에 대한 내용이 거의 실려 있지 않다. 그러나 삼부는 이렇게 축소 서술해야 하는 조직이 아니다. 삼부 중 참의부(대한민국 임시정부 육군 주만참의부)는 1924년 결성 당시 5개 중대에 600여 명의 무장병력을 갖춘 행정·군사 조직으로, 일제 기관에서 발표한 것만으로도 교전 78회, 주재소 습격 56회, 면사무소와 영림서 소각 20개소, 일제 군경 사살 95명의 혁혁한 전과를 올렸으며, 1924년에는 함경도 혜산을 순시하고 압록강을 따라 신의주로 내려오던 조선총독부의 사이토 마고토[齋藤實] 총독의 배에 수백 발의 총탄을 퍼부어 혼비백산하게 만들기도 했다. 정의부와 신민부 역시 여러 차례 국내 진공작전을 펴가며 항일 무장투쟁운동을 벌였으나 <국사 교과서>에서는 이런 사실은 일체 침묵한 채 1940년 임정 산하에 한국광복군이 창설되었다고만 서술했다.

한국광복군이 본격적으로 전투에 나서기 전 일제가 패망했기 때문에 학생들은 1920년의 청산리·봉오동 전투 외에는 별다른 무장투쟁 없이 연합국 승전의 부산물로 해방된 것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으며 실제로 대부분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 과연 독립군의 항일 무장투쟁이 이렇게까지 축소된 배경에는 어떠한 의도가 숨겨져 있는 것일까?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문제들은 저자의 주장처럼 하루 빨리 우리 사회의 담론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그간 한국 사회에서는 현상의 문제에 집착한 반면 현상을 발생시키는 본질은 상대적으로 무시되어왔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본질에 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21세기를 살아가야 할 우리의 2세들이 앞으로도 식민사관과 노론사관으로 왜곡된 역사를 교육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중국의 동북공정을 포함하는 식민사관은 침략사관이고 노론사관은 상대에게 닫힌 폐쇄사관으로 두 사관이 가진 침략적, 폐쇄적 성격은 현재 동북아의 화해와 평화 체제 구축에도 큰 장애가 되고 있다. 대한민국이 동북아의 진정한 평화 체제 구축의 선구가 되려면 그 시발점은 일제 식민사관과 노론사관의 극복에 두는 것이 옳다.

이덕일을 비판하는 주류사학계 학자들은 이덕일이 ‘고대사 전공’이 아니라면서 그의 주장을 무시하고 폄하하고 비난하고 공격한다. 식민사학을 비판하고 극복하자고 하는 일부 학자들 중에서도 이덕일의 연구 취지와 성과와 노력을 폄하하고 비난할 뿐, 식민사학이 한국 주류사학계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 그리고 중국의 동북공정과 연결되어 한국고대사를 어떻게 왜곡하는지에 대한 입장이나 연구는 진행하지 않는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주한 교수의 <노론 300년, 권력의 비밀>(2015 역사의아침)을 시작으로, 이덕일 교수의 <사도세자의 고백>(1999 푸른역사)과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2000 김영사), 그리고 <한국사, 그들이 숨긴 진실>(2009 역사의아침)과 <조선 왕을 말하다 1,2>(2010 역사의아침), <삼국사기>(김아리 역 2016 돌베개), 이덕일을 비판하는 오항녕의 <조선의 힘>(역사비평사 2010)까지 읽었다.

덕분에 3년 전에 읽었던 <당쟁으로 보는 조선역사>(이덕일 1997 석필)도 다시 훑어보았고, 이 책 다음에 읽으려고 <우리 안의 식민사관>(이덕일 2014 만권당), <고조서은 대륙의 지배자였다>(김병기 2006 역사의아침), <영조와 사도>(김수지 2015 인문서원), <고구려는 천자의 제국이었다>(김병기 2007 역사의아침), 북한의 고대사인 <조선통사>(1988 오월)과 <고조선 력사개관>(2001 사회과학출판사), 그리고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금성출판사)도 준비했다.

"중국이 동북공정에 박차를 가하던 1997년 요녕성遼寧省 금서시錦西市 연산구連山區 여아가女兒街 태집둔邰集屯 소황지小荒池의 옛 성터에서 '임둔태수장'이라고 쓴 봉니와 승丞 자가 새겨진 봉니가 각각 1점씩 수습되었다. 금서시는 갈석산에서 발해 해안을 따라 올라와 금주만錦州灣을 끼고 있는 만주 서쪽의 해안도시다. 일제 식민사학자들이 한반도 북부에서 발견했다는 봉니는 조작과 위작 시비가 끊이지 않는 반면 금서시에서 발견된 봉니는 위작시비가 일 여지가 없다. 왜냐하면 중국 사회과학원에서 발간한[중국역사지도집]은 임둔군이 한반도 내에 있다고 했는데 임둔태수장 봉니가 발견된 곳은 중국 요서 지역이기 때문이다. 중국에 불리한 사료가 중국에 의해 발견되었으니 위작시비가 일 수 없는 것이다.”(159쪽)

"정조어찰이 느닷없이 정조 독살설을 부인하는 사료로 둔갑한 현상은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역사연구 구조문제를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정조어찰 연구자들이 이를 독살설을 부인하는 사료인 것처럼 말하자 이 분야를 전공했다는 일부 교수들이 마치 사실인양 덧붙이고 각종 언론이 이를 받아 대서특필했던 작금의 현상은 역사해석 분야에 관한 한 정조가 사망하던 당시보다 더 노론 벽파의 시각이 지배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사회의 역사 연구가 재생산 구조의 문제점과 깊숙한 관계를 맺고 있다.”(313쪽)

"해방 직후부터 1980년대까지 대부분의 역사학도들에게 현대사는 일종의 금기 영역이었다. 이른바 국사학계의 태두가 만들었다는 현대사 연구 금지 원칙은 표면상 현대사는 객관성을 갖기 어렵다는 명분을 들고 있었다. 청동기시대가 되어야 고대 국가가 시작된다는[국사 교과서]의 공식이 단군조선을 부인하기 위한 의도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것처럼 한국에만 있는 현대사 연구 금지 원칙 또한 독립운동사를 말살하기 위한 의도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도 한참 후였다. (325쪽)

저자는 ‘한국사 4대 왜곡’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수많은 국내외 역사서와 사료들을 조사하고 분석했다. 그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서는 아마 엄청난 공부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그가 인용한 저서와 자료 목록만 기록하는 것도 벅차다.

<삼국유사>(일연), <삼국사기>(김부식), <만선역사지리연구>(쓰다 소우키치 1913), <사기> '조선열전' '장군표기열전' '혹리열전' '흉노열전' '진시황본기' '태깅지리지' '자객열전' '몽염열전' (사마천 BC100년경), <한서> '지리지' '무제본기' '오행지' (반고, 반서 서기 100년 한나라시대), <성호사설>(이익), <낙랑군시대의 유적>(조선총독부 1913), <고조선 연구>(리지린 1963), <고조선사 연구>(문정창 1969), <한국고대사신론>(윤내현 1986), <고조선은 대륙의 지배자였다>(이덕일 등 2006), <고조선 사라진 역사>(성삼제 2005), <수경>, <수경주>(역도원 북위시대), <수경주교>(왕국유), <수경주소>(양수경), <사기색은>(사마의 당나라), <사기정의>(장수절 당나라), <사기집해>(배인 남송시대), <조선고고학연구>(후지타 료사쿠 1948), <동국여지승람>, <대동지지>(김정호), <후한서>(범엽 서기 5세기경 남송시대), <조선고고연구>(북한 1995), <한국사 신론>(이기백1977), <조선사대관>(이병도 1948), <신수 한국사대관>(이병도 1973), <일한고사단>(요시다 토우코치 1893), <조선사의 길잡이>(이마니시 류 1935), <조선반도사 편성 요지 및 순서>(조선총독부 1916), <민족문화대백과사전>, <삼국지>(진수 3세기 후반), <괄지지>(이태 642년 당나라), <조선사 연구>(정인보), <중국역사지도집>(중국 사회과학원), <요사>(탈탈 219년), <신증동국여지승람>, <진서>(방형령,이연수 646), <고려사>, <당육전>, <시경>, <좌전>, <열녀전>(유향 BC10년경), <연경재전집>(성해응 1830년대), <수서> ‘지리지’, <신당서> ‘지리지’, <설원>(유향 한나라), <회남자>(유안,이상 한나라), <송서>, <아방강역고>(정약용), <사군지>(유득공), <해동역사>(한진서), <동사강목>(안정복), <연려실기술>(이긍익), <자치통감>, <평양일대 락낭무덤에 관한 연구>(리순진), <낙랑문화연구>(동북아역사재단), <주서>, <동국이상국집>(이규보), <고사기>(일본 고대 사서), <일본 서기>(일본 고대 사서), <흠정 만주원류고>(청 고종 1777), <청사고>, <백산학보> '만주원류고 연구의 필요성’(홍이섭 1967), <한일역사공동연구보고서>(한일역사공덩연구위원회 2005), <선조실록>, <선조수정실록>, <사계집 : 율곡행장>(김장생), <율곡연보>(송시열), <율곡전서>( 1749, 1814), <성시열과 그들의 나라>(이덕일), <우서>(유수원), <영조실록>, <조선왕조실록>, <연기>(홍대용 1766), <과정록>(박종채), <조선사 3대 논쟁>(이재호), <북학의>(박제가 1778), <정조 어찰첩>, <정조실록>,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이덕일), <사암선생연보>, <사이토 문서 : 조선귀족열전>, <조선귀족열전>(조선사편수회 1910), <친일진상자료집 4권>(친일반민족행위규명위원회), <독립신문>, <정의부 연구>(1998), <참의부 연구>(2005), <한국독립사>(김승학 1964), <강화학 최후의 광경>(민영규)

-식민사관 관련 언론 기사들-

식민사관 ‘삼국사기 초기기록 허위론’ 교과서에 그대로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60859.html

식민사관은 해방 후 어떻게 주류사학이 되었나? www.greatopen.net/index.php?m=ci&cc=gb&mm=view_text&idx=5492

주류 식민사학자=조폭? 이런 주장이 나온 이유 http://omn.kr/aj54

[이덕일의 천고사설] 노학자의 회고록 읽기 http://www.hankookilbo.com/v/15fcc130926b40cabe038acd2b828d5a

쓰다 소키치와 이병도의 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 비판 blog.daum.net/kkt1594/16143609

이덕일 강의, "일본은 임나일본부를 살리기위해 삼국사기 초기 기록을 가짜로 만들었다" https://youtu.be/BUJMZkZfDow

[ 2016년 1월 28일 ]

한국사그들이숨긴진실, 식민사학, 한국사4대왜곡, 이덕일, 동부공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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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소설책에 밑줄 긋는 행위는 다음 독자와의 대화 <장정일의 독서일기 1> \| 인문사회	2016.01.18 00:15:12

[ 도서 ] 장정일의 독서일기 1

범우사 | 2003/01/05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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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책에 밑줄 긋는 행위는 다음 독자와의 대화"

[서평] 장정일 저 <장정일의 독서일기 1>를 읽고 / 1994. 11., 271쪽, 범우사

서평, 즉 ‘독후감’을 잘 쓰는 걸로 정평이 난 장정일 작가에게 책 읽는 방법 또는 서평 쓰는 방법을 배우고 싶었다. 수년 째 책을 즐겨 읽고 독후감을 쓰지만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장정일의 독서일기 1>은 작가 장정일이 글자 그대로 자신의 ‘매일매일 읽은 책에 대한 소개와 책을 읽은 소감을 일기 형식으로 정리한 책’이다. 그는 1993년 이전부터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1년 365일 동안 거의 일주일에 두 권의 책을 읽었다. '책 속의 책’을 대략 세어 보니 그는 1993년 한 해에만 무려 132권의 책을 읽고 그에 대한 길고 짧은 독후감을 일기식으로 남겼다.

그리고 그는 ‘작가는 곧 독자’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의 작품을 준비하기 위해 엄청나게 독서를 했다. 그런 자세가 작가와 나의 출발점이 디를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나만의 작품을 쓰겠다"는 것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단지 이 세계와 사회와 사람에 대한 나의 무지와 무식을 넘어서기 위해 책을 읽기 때문이다.

30대의 장정일은 좋게 이야기하면 자신감 넘치고 목표의식이 뚜렷한 사람 그리고 삐딱하게 이야기하면 상당히 독선적이고 독불장군이었던 것 같다. 적어도 책에 관한 한.

“내가 읽지 않은 책은 이 세상에 없는 책이다. 예를 들어 내가 아직까지 읽어보지 못한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는, 내가 읽어보지 못했으므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톨스토이도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내가 그 책을 읽어야 한다. 내가 한 권의 낯선 책을 읽는 행위는 곧 한 권의 새로운 책을 쓰는 일이다.”(머리말)

장정일은 시인이자 소설가다. 따라서 그가 읽은 책의 대부분은 문학작품이었다. 그리고 그가 남긴 '독후감’은 때로는 아주 거칠고 때로는 아주 후하다.

거칠게 표현한 독후감은 ‘이 쓰레기 같은 소설’(하창수 <젊은 날은 없다> 세계사 1992), ‘오문과 악문으로 가득한 책’(공지영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문예마당 1993), ‘서구정신에 의한 동양정신에 대한 강간이며 비역’(로버트 퍼시그 <선을 찾는 늑대> 고려원 1991) 등이 있고, 후한 평가로는 ‘그는 황새인 것이고 나는 뱁새이기 때문이다’(롤랑 바르트 <텍스트의 즐거움> 연세대 1990), ‘일급의 평론가가 쓴 역시 좋은 소설’(이인화 <영원한 제국> 세계사 1993), ‘단순한 악동전 이상의 감동’(최인호 <내 마음의 풍차> 중앙일보사 등이다.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만의 고유한 독후감과 서평을 남길 수 있는 장정일의 자신감이 부러웠다. 그리고 그의 자신감이 그저 근거도 이론도 없는 것은 아니라고 느끼기에 더욱 그렇다.

<장정일의 독서일기> 1~7권 시리즈로 충분히 공부한 후, 내가 전에 읽었거나 알았떤 많은 책들을 새로운 기분으로 다시 읽고 싶어졌다. 다시 읽으면서 장정일의 독후감을 내가 발견할 수 있을지 그리고 다시 읽은 후 장정일의 독후감을 비판하던지 아니면 나만의 새로운 독후감을 써낼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장정일의 독서일기 1>를 통해 다시 또는 처음 읽고 싶어진 책으로는 장정일의 작품인 <너에게 나를 보낸다>, 마광수의 <즐거운 사라>, 공지영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와 <고등어>, 이인화 <영원한 제국>, 필립 듀 쀼 드 끌랠상 <스노비즘>, 공선옥 <오지리에 두고 온 서른 살>, 최인호 <내 마음의 풍차> 등이 있다.

아직 멀었지만, 그래도 <장정일의 독서일기 1>를 읽으면서 책을, 특히 문학작품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해 조금 눈을 뜬 것 같다. 무엇이든지 꾸준히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면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된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인상 깊은 문장-

"소설책에 밑줄을 긋는 행위는, 요주의를 위해 밑줄을 그을 때를 제외하고는 독자가 작가 혹은 등장인물과 자신을 동일하게 느낄 때이다. 그리고 그 밑줄은 다른 독자가 그 책을 들었을 때 당신도 내 생각에 동의하느냐는 물음 곧 대화가 된다. 이때 밑줄로 건네는 그 대화는, 소설을 읽으며 밑줄치기에 탐닉하는 사람은, 책이 아무리 좋아도 사람이 책(고독)만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을, 누구에게나 타인(사랑)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해준다."(161쪽)

[ 2016년 1월 17일 ]

장정일의독서일기1, 장정일, 공지영, 롤랑바르트, 이인화, 공선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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