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처음 읽었던 책은 예쁜 그림동화책이 아니라 위인전 시리즈였다. 꽤 두툼한 위인전 한권이면 혼자서 하루종일이라도 괜찮았다. 그 영향일까 역사서적에 관심이 많고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도 그런류의 글들을 만나면 유심히 읽고는 한다. 그렇게 알고 있던 내용들을 [세계사 지식in사전]에서 자세히 알게 된 것도 있고 전혀 몰랐던 새로운 이야기들도 많이 알게 되었다.
사전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에피소드들을 짤막짤막 간결하게 묶었지만 충분히 필요한 내용을 전달하고 있고 더 읽을 만한 책을 소개함으로써 좀더 자세하게 읽어보고 싶은 동기부여를 제공한다.
역사는 흘러간 과거이다. 한번 흘러간 것을 주어담을 수 없고 흘러가는 강을 거스를 수 없듯이 지나간 시절의 어디쯤을 뭉텅 잘라내어 뜯어 고칠 수 없다. 하지만 지난 역사는 우리에게 삶의 지혜를 대물림 해주기도 하고 ’그래선 안된다’거나 ’그렇게 해야 한다’는 암묵적인 교훈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누군가에게는 좋은 멘토가 되어 그의 삶을 뒤바꾸는 역활을 하기도 한다.
먼훗날 현대의 재미있는 발명품이나 그에 얽힌 에피소드들, 우리가 즐기는 문화, 인터넷에 떠도는 유투브속의 우스광스럽거나 감동스러운 동영상들이 사전에 기록되고 후대의 사람들이 읽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 때쯤이면 지금의 모습이 어떻게 묘사될까... 적어도 비웃음 거리는 되지 말아야 할일이다.
열다섯의 나이에 점자를 발명한 브라유처럼 역사에 이름하나 남길 수 있다면 참 멋진일이다. 어린시절 위인전을 읽으며 때로는 내가 그 위인이 되어 있는 모습을 상상하고는 했다. 인문학 관련 서적들이 대체로 읽기에 좀 지루하고 어렵게 느껴진다. 특히 역사관련서적들이 그러하다.
[세계사 지식in사전]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고 책을 읽고 마구마구 감동이 밀려오는 착각을 일으키는 억지스러운 교훈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많은 이야기들속에서 첨부된 차례에서 자신이 흥미있는 단락을 짚어 시간날때마다 틈틈히 찾아보고 읽을 수 있다. 잡식이긴 하지만 다양한 정보들을 가진 작은 사전으로써의 제 역활을 하는 책이다.
재미있고 흥미로운 소재들 위주이지만 그렇게 역사에 친근하게 접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내가 어린시절 읽었던 위인전 덕분에 학교수업시간에 그들에 대해 배울때마다 다른 아이들이 잘모르는 일화들을 내가 알고 있을때 자부심과 남모르는 우월감을 느꼈듯이 이 책을 읽는 아이들 또한 그렇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근거없는 소문을 그럴듯하게 다룬 것이 아니라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고증한 흔적이 엿보이는 재미있으면서 성실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