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 소설을 읽을땐 무척 두근거린다. 어린 시절 책이 유일한 친구였던 내성적이었던 나는 유독 모험으로 가득한 소설을 좋아했고, 그러한 취향은 지금까지 주욱 이어져왔다. 어떤 상황에서도 당당하며 자신의 앞길을 용감하게 헤쳐나가는 주인공들을 얼마나 동경했는지 모른다.  몇번이고 그 책들을 반복해 읽으며 그들과 여행하고 모험을 즐기며 꿈을 키우던 나는 지금도 가끔 그런 모험의 세계를 공상하고는 한다.

[39 클루스2 모차르트의 악보]는 책의 두께에 비해 턱없이 양이 적게 느껴졌다. 한장 한장 읽어야 할 분량의 두께가 줄어들 수록 '이책은 왜이리 글씨가 크고 줄간격이 넓은거야'라고 투덜거릴만큼 재미있고 긴박감 넘치는 빠른 스토리의 전개가 펼쳐진다. 전편 해골이 쌓인 미로에서 여행 시작의 설명과 몇가지 반복되는 '투덜거림'은 39개의 단서를 찾는 내내 지속되는게 아닐까 살짝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2권에서의 스토리 전개는 이런 저런 생각이나 책에 대한 불만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단숨에 읽어내려가게 된다.

탐험이나 모험이란 단어... 얼마나 멋진 단어인가...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힘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그러했던 위대한 이들의 행적을 쫓으며 하나씩 찾아가는 단서들. 대부분의 이러한 소설들의 그러하듯이 포기하지 않는 용기나 정신의 가치를 가장 1순위로 올려놓는 결말이 되지 않을까 싶지만 당연히 기다리고 있을 결말을 안다고 해도 그 과정은 흥미롭고 재미있다. 가치관의 중요성은 모두가 알고 있다고 해도 그것을 실제로 행하고 깨닫는 과정이라는 것이 더 큰 가치를 지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밴만달러를 포기하고 위험이 도사리는 모험에 뛰어들 결심을 할때부터 이들은 이미 그러한 자격을 갖춘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마지막에 발견하게 될 가장 가치있는 단서 하나가 숨겨져 있을거라는 기분이 든다. 뭘까... 나름의 추측을 해보지만 도무지 알 수 없다.

언제부터인지 책을 읽으면 자꾸 비평을 하는 습관이 생겼다. 영화든 연극을 봐도 마찬가지다. 무슨 전문가도 아니면서 묘한 선입견을 가지고 책을 읽는다. 지나칠 정도로 '수준'을 따지는 내 자신을 보며 리뷰를 쉽게 쓰지 못하고는 했다. 39 클루스는 이런저런 생각없이 단숨에 읽어내리게 만드는 흡인력과 탄탄한 내용구성력을 가지고 있다. 투덜투덜 불만 많은 어른이 되었지만 어린시절 책한권이면 하루가 행복했던 소녀에게 무한한 상상의 세계를 선물해줬던 책들의 가치를 일깨워 준다.

요즘 아침마다 거울을 보며 웃는 연습을 한다. 길을 걷다 연예인 뺨치게 너무나 멋지게 생긴 사람을 본적이 있는데 이 사람 표정이 말할 수 없이 칙칙해서 저런 얼굴로 화사하고 밝은 표정이면 얼마나 더 멋질까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고선 거울에 비친 뚱한 내 모습에 스스로 놀라 거울이나 유리만 보면 슬쩍 웃는 연습, 예쁜 척 하는 표정을 짓고는 한다. 한번은 전철에서 유리창에 비친 얼굴을 보며 예쁜 척, 웃는 표정을 만드는데 내 뒤에 서있는 사람과 눈이 딱 마주쳤다. 아마도 역시나 유리창을 통해 온갖 망측한 표정을 지으며 실실 거리는 사람을 보며 실소를 했을 런지, 얼마나 멋쩍었던지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지만 그것 또한 나름의 재미있는 기억이 되었다.

독일에서 유머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는 다’는 것으로 정의 내린다고 들었다.

친구도 매일 만나서 우는 소리, 힘든 얘기만 하는 친구보다 힘든 걸 뻔히 알아도 유쾌한 대화를 이끌어 줄 수 있는 친구가 좋고 한번이라도 더 만나고 싶은 것처럼 밝고 긍정적인 태도나 생각이 분명히 삶에 있어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다.

꿈을 얘기하면 허풍이나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되어버리거나 웃자고 한 얘기가 상황과 맞지 않아 주책 맞은 사람이 되어 버리거나, 재치 있게 상황을 좋게 만들어 보려고 한 일이 임기응변에 능한 얍삽 빠른 사람 취급을 당한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점잖 빼는 삶을 배우며 살아왔던지라 아직도 종종 마음먹고 유쾌한 척을 하다가도 소심해지고는 한다.

유머와 재치를 멋쩍어하고 자신 없어 하는 나 같은 사람에겐 타인의 말투나 삶을 바라보는 방식을 배울 수 있는 얘기들을 제공해 준다.

결론은 밝고 명랑하게 긍정적인 사고 방식으로 매일을 감사하며 살아가면 성공하고 행복하다는 것! 

최근 아이티 지진 기사를 보고 집에 강아지 사료를 사들고 들어가며 난 참 행복한 나라에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지진이 나서 죽을 염려도 없고, 산처럼 쌓여있는 시체들을 보며 괴로워하지 않아도 되고, 강아지를 키울 수 있고, 물도 풍부한 나라에 살고 있으니 이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일인지 모르겠다. 비록 우리나라가 지진에 대해 안전권안에 들진 않는다고 하더라도 아직까지 언젠가 지진이 일어나 고통 당할거라는 걱정을 미리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된다. 그저 주어진 지금 삶이 얼마나 풍요로운지 감사하고 내일은 더 행복할거라고 적어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삶이고자 노력한다면 충분히 오늘 이 순간이 누릴만 하지 않을까 싶다.

모든 아날로그적인 것을 좋아한다. 그다지 성공한 삶을 살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나름 삶을 꾸려온 비결이 그 아날로그적인 성격에 있지 않나 싶다. 마음이 힘들거나 심리적으로 압박감을 느낄 때면 놀이거리를 찾는다. 혼자라도 손님상에나 낼만한 음식을 종일 요리한다거나, 종일 걷기 여행을 하거나 현재 내가 처한 상황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찾는다.

때로 그렇게 삶을 즐기려 노력해도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고 종일 잠만 쏟아질 때가 있다.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고 내쉬는 내 숨소리마저 팍팍한 기분이 드는 때.  삶에 대한 두려움, 나 자신에 대한 두려움, 타인에 대한 두려움, 두려움, 두려움으로 가득차서 모든 것이 막막할 때에는 어떻게 해야만 할지 조용히 말해주는 책이다.

성경에는 “두려워하지 말라”는 권고가 365번이나 나온다. 즉 일년 내내, 매일 한 번씩 “두려워하지 말라”고 권고하는 것이다. -본문중

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내용에 순수에 대한 강조가 많다. 기독교적 입장에서 보면 순종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자신의 ‘앎’에 의지하지 말며, 지극히 단순하면서도 순수하게 하나님께 다가가는 법에 대해 말하고 있다. 주는 것을 이걸 왜 나한테,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닌지 복잡하게 의심하고 따지지 말고 아이처럼 “감사 합니다” 하고 달갑게 받으라는 요지의 내용들... 읽을 땐 끄덕끄덕 거려도 문제는 일상생활에서 실천이 참 힘들다는 것이다. 많은 훈련이 필요할 것이다. 나 자신의 마음, 생활, 여러 면에서 조금 더 긍정적인 마음을 품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강요하는 느낌 없이, 잔잔하고 따스하며 예쁜 일화들을 예로 성경말씀과 믿음에 대한 진리를 깊이 있게 들려주는 책이다. 

요즘 한동안 먼지 쌓인채 읽지 않던 성경을 읽기 시작했다. 잠언과 시편은 모두 완독했었지만 여전히 내게는 어렵기만한 성경이다. 처음 예수님을 영접하고 교회를 다니고 성경공부를 하던 시절 기도할때마다 울고 날마다 울었던 때가 있다. 그 때 아무조건없이 나를 사랑한다는 하나님을 향해 수많은 질문을 던졌고 나는 아직 의심하고 확신하지 못한다. 믿음이라는 것이 뿌리깊게 생기기 전까지, 삶을 내게 주어진 조심스럽게 풀어보아야할 값진 선물로 받아 들일 수 있는 때까지 내겐 얼마만큼의 시간이 남았는지 모르겠다. 매일을 소중하게 감사하게 보낼 수 있기를 기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