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에 중독된 사람들의 이야기
	당신은 마니아와 홀릭의 차이를 알고 있는가? 두 단어 모두 어떤 것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담고 있다. 다른 점이라면 마니아는 어느 기간 동안 트렌드의 유행에 열광하는 현상 속의 사람들을 의미하고, 홀릭은 마니아를 넘어서 중독 수준으로 무언가에 푹 빠져서 멈출 수도 헤어 나올 수 없는 자들을 뜻한다. 이를테면 일 중독을 뜻하는 ‘워... [글 전체보기]

서울 와우 북 페스티벌!

매년 가을, 홍대 앞 거리에서 개최되는 다양한 문화행사들과 책을 결합시킨 축제입니다.

작년에 이런 축제 있다는것을 알았고 드디어 벼르고 벼르다 오늘 참석했어요.

이번 주 내내 내린 비때문에 내심 걱정했는데, 다행이 오늘 비가 그처 얼른 다녀왔답니다 ^-^

그 현장 속으로 빠져보시죠:D

 

제 6회 와우 북 페스티벌의 부제는 바로 "책 꽃이 피었습니다"입니다.

 

홍대에 도착해 앞 거리를 가보니 책 부스로 사람들이 엄청 많더라구요!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출판사들의 열기로 거리가 후끈거렸습니다.

 

'더 갤러리'라는 전시장에서는 북 아티스트 분들의 작품들이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책을 주 재료(?)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인 자리였는데 책으로 만는 나무, 지하철, 산 까지 무척 다양했어요. 전시장은 약간 소규모였지만 입장료가 무료라 나름 만족!

 

거리행사 중간쯤 가보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행사들이 크게있습니다.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서로 웃고 즐기면서 책을 보는 모습들이 정말 좋아보였습니다.

전 아이가 없는 관계로(-ㅁ-;) 패스

 

미니북 만들기, 책갈피 만들기 등 여러 체험행사도 있어요.

약간의 참가비(2,000원)만 내면 도우미분들이 재료도 주시고 예쁘게 완성되도록 지도도 해주세요. 아래 사진은 낙엽이나 허브를 가지고 책갈피와 손수건 문양을 만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책 축제 인만큼, 책이 빠질 수 없겠죠?

여러 출판사와 독자들이 부스에서 서로 책에 관해 이야기하며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대부분 부스에서 30%이상 세일을 했고, 출판사 직원분들이 직접 오시니까 책에 대한 설명도 보다 자세했습니다.

 

거리에서 손수 붓글씨로 엽서와 책갈피를 제작하고 계시는 어느 디자이너분 이셨어요.

갑자기 제 이름은 물어보셔서 당황했지만...?!



바로 이 책갈피를 선물로 받았답니다!

그 자리에서 즉석으로 붓글씨를 써주시는데 뭔가 명필의 손길이 느껴졌다는...:D

 

뿔랄라 수집관에 들러 옛날 물품들이 전시된것도 구경했어요.

저는 처음들어본 곳이었지만 알고보니 홍대에서는 꽤 유명하더라구요~

주인분이 책이 몇 권 내신것 같았는데.. 제목은 잘^^;

 

전시관 내부입니다. 원래 입장료가 2,000원 있는데 저는 무료쿠폰을 출력해가 그냥 들어갔어요. 인터넷에치면 나오니까 가보실 분들은 준비하셔서 가도 좋을듯해요~

옛날 책, 잡지, 과자, 장난감, 인형, 뽑기, 사진 등등 엄청나게 전시되어있어요.

우리 부모님들이 무척 좋아하실 것 같아요!

 

디지털 전시관에서는 그 유명한 아이패드도 만져보았답니다~

우리돈으로 대락 100만원정도 한다고 하네요 -_-; 뭐가 이리 비싸!

그치만 역시 애플사, 뭔가 있어보니고 터치감도 무척 좋았어요.

 

우리나라 제품으로는 인터파크 비스켓이 유일했습니다.

소니, 애플 등등 외국 브랜드는 무척 많았는데 우리나라 제품은 거의 없어서 조금 아쉬웠어요. 인터파크 비스켓! 정말 얇고 가벼웠답니다.

 

행사장에서 받아온 홍보물들..

책과 관련된 축제를 참가했다는 사실이 오늘 하루를 무척 뿌듯하게합니다.

올해는 비가 많이 와서 몇몇 행사가 취소되기도 했는데, 내년은 정말 날씨가 맑았으면 좋겠어요. 내년에 또 만나길 기다리겠습니다 :D

생소한 제목의 책. 이번 주 수요일 한비야 선생님의 강연회에서 독자 퀴즈쇼가 있었다. 선생님의 최근작 '그건 사랑이었네'에서 직접 문제를 내셨는데 문제는 '이 책을 읽고 너무 재미있어서 구호팀 버스를 놓칠 뻔 했다, 이 책은 무엇인가?'이었다. 난 책을 읽은지 약 1년지 지난지라 어리둥절했고, 뒤에 않은 어떤 분이 정답을 맞추셨다. 한비야 선생님이 너무 재미있어서 버스까지 놓칠정도였던, 그 책이 바로 '채링크로스 84번지'이다. 약 150p정도의 분량으로 매우 얇고 편지를 묶어놓은 책이라 글이 띄엄띄엄 있어서 금방 읽을 수 있었다.

 

1949년 뉴욕의 어느 허름한 아파트에 사는 여류 희곡작가, 그녀는 책 소유욕은 있지만 새 책을 사기엔 돈이 부족했다. 어느 날 잡지 광고란을 보고 영국 런던에 '채링크로스'라는 중고 서점이 있는데 그 곳이 괜찮다라는 글을 읽고 무작정 편지 한통을 날린다. 그녀가 가지고 싶은 도서목록과 약간의 금액과 함께.. 런던에서 중고 책, 그중에서도 절판된 책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채링크로스 서점은 어느 늦은 가을 미국에서 온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국외로 책을 보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프랭크(서점주인)은 친절하게 도서목록을 살피고 책을 준비한다. 이렇게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서로 다른 나라에서 책으로 시작된 아름다운 인연이 시작되었다. 책 전반을 가로지르는 영미권 특유의 위트와 책과 작가를 사랑하는 마음이 세월과 글이라는 매체를 넘어 여기까지 전해진다. '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파이'란 100% 편지형식의 소설을 본 적이 있는데, 그 책은 소설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위트와 유머를 일부로 많이 집어넣었겠지'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채링크로스 84번지'는 아무런 편집없이 순수하게 편지를 주고받은 내용 자체였는데, 그 속에서 당시대의 풍부한 유머와 해학을 보니 영미권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도 위트가 많나보구나 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서로 얼굴 한 번 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20년 동안 진실하고 또한 사랑스러운 우정을 쌓는다. 디지털로 대변되는 그냥 키보드나 문자로 몇 개 두드리기만 하면 메시지가 전송되는 건조한 매개사이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아니다. 가끔가다 보면 정말 아날로그의 情이 그리울 때가 있다. 손쉽고 빠르게 오고가는 메일보다는 정성스래 손으로 한자한자 쓴 편지, 정확하고 딱딱한 디지털시계보다는 부드럽게 움직이는 아날로그 시계, 요즘 대두되는 디지털 북보다는 한장한장 넘길 수 있는 종이 책들.. 어쩌면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일 수도 있지만 너무 빨리 가면서 중요한 많은 것들을 놓치는 것이 아닌가하고 뒤를 되돌아본다.

안타깝게도 책의 주인공인 이 둘은 서로 만나지 못한다. '채링크로스'의 주인인 프랭클이 병으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한참 뒤에 소식을 전한 작가(헬렌 헌프)는 슬퍼하지만 이미 늦은 일. 영국으로 한 번 여행을 와달라는 말에, 계속 이런저런 일이 생겨 가보지 못했고 가끔 사진을 보고 위로하며 이렇게 20년 동안의 인연은 마치게 된다. 1950, 60년대 영국과 미국의 생활사에 대해 간간히 언급된 부문과 이름 모를 수많은 영미권 작가들 덕분에 계속 글과 주석사이를 눈으로 왔다갔다 하는 것은 이 책의 또 다른 재미이다.

 

지난달 영국에 갔는데 지하철에 '채링크로스 스트리트'간 역이 있었다. 나름 번잡한 곳이 있는 역이었지만 항상 지나치기만 했지 구경한 적은 없었는데, 책의 배경이 이 곳이란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다시 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내 기억에 영원히 남을 '채링크로스'중고서점. 올 가을, 나도 한 번 중고서점에 들려 사람들의 손때묻은 책 속에서 인연을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