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는 자기계발서에 질려 한 동안 보지 않았다. 다른 표지의 다른 내용들이지만 결국에는 '성공'이라는 주제를 어떻게 포장하느냐만 다를 뿐, 결국 같은 내용이었다. 그러나 최근 책을 좋아하는 친구가 이 책을 권했고, 또 우리학교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리기 위한 엄청난 예약행렬이 이어지는 것을 보고 '뭔가 다른가?'하는 생각에 바로 손에 집어 들었다. 얇은 분량에 자기계발서 겸 에세이 집이라 시험기간인 와중에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 세계 9개국에서 출간되었고, 미국과 일본 아마존닷컴에서 계속 상위권이 머무른다는 이 화제의 책! 도대체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길래 이리도 사람들 입에 오르고 내리는걸까?

'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저자는 지금까지 인생을 살면서 자신이 경험하고 배웠던 그 모든 소중했던 일들을 '혁신'이라는 주제에 맞추어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성공이라는 가치아래 실패를 등한시하는 '성공 제일주의'도 없으며, 오히려 실패의 이력서를 작성해보라는 조언도 서슴없이 제공한다.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바로 '5달러 프로젝트'였다. 그 인기에 힘입어 현재 대학생을 대상으로 공모전까지 열렸다고 하니 열기가 대단한듯 하다. 하얀 봉투에 단돈 5달러만 담아주고 '어떤 아이디어도 좋으니, 봉투를 연후 두시간안에 수익을 창출해라'란 자저의 요구는 당시 스탠퍼드 학생들에게 가장 경악스러웠던 그러나 가장 인기있던 과제였다고 한다. 레모네이드를 파는 학생, 예약대행 서비스를 하는 학생, 자신을 상품화 시키는 학생, 기네스북에 도전하는 학생 등.. 이러한 일련의 활동들을 통해 창조성과 기업가 정신을 기르려는 노력들이 눈에 띄었다. '창조'는 매우 매력적인 단어이다. 천편일률적인 사회에서 남들과 다른 생각, 기존의 틀을 거부하며 자신만의 능력을 세상에 보여주려는 열정들이 이 책속에 가득하다. 이 점은 우리 기성세대와 다른것 같다. 주변을 봐도 부모님이 '안정'을 바라져서 그 의견을 따라 공무원류의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즐비하고, 내 전공인 '교육'의 특성상 뚜렷한 이유없이 '철밥통'이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임용에 목을 메는 친구들이 많기 때문이다. 사실 실패는 그리 매력적인 존재가 아니다. 그치만 이제 막 꽃피워 세상에 나올 우리 20대들은, 경력이나 재력 등에서 쌓인 것이 없기때문에 또한 잃을 것도 없다. 잃을 것이 없으니 무엇이 두렵겠는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아서 죽자살자하는 그 열정이 우리에게 필요한 전부이다. 나 역시 '탈락'이라는 단어에 가끔씩 움찔거리는 수 많은 대학생중에 하나이지만, 오히려 이 기회 때문에 주변을 둘러보게 되고 더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일이 종종 있기 때문에 넘어질 지언정 빨리 일어나기 위해 노력한다.

결국 주제는 '성공'이다. 그러나 성공에 이르는 방식을 창조와 혁신이라는 가치 아래 다양하게 길을 꾸며놓은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본인의 이야기를 비롯한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들을 읽어보고 있으면, 기존 서적들의 뜬 구름 잡는 이야기보다 더 강하게 피부에 와 닿는다. 과거에 '프론티어 정신'이 영토확장과 시장개척에 의미를 두었다면, 오늘날의 이것은 아이디어 창출과 혁신에 주안점을 둔다. 68억 인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더 이상 같은 생각과 같은 이야기는 없다. 설사 기존의 것과 비슷한 일일 지라도, 그것이 자신이 얻고자하는 열정이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내가 있기 때문에 세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불확실한 미래를 희망아래 당당히 끌어안을 수 있는 그 자세만으로 우리의 매력은 200% 상승하게 된다. 제목은 '스무살에 알았더라면~'이지만 이는 20대만 한정 지을 뿐,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내용이다. 열정이 멈추는 순간 사람은 늙기 시작한다. 최근 한 기업가가 '조직은 젊어져야 한다'란 발언을 해 구조조정의 바람이 분다고 예측이 떠돌지만, 그 '젊음'이 단순히 나이상의 젊음이 아닐 것이다. 이미 많은 이들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그들처럼 혹은 나만의 열정과 에너지를 가지는 삶이되길 오늘도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