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위해 알아야 할 불편한 진실
	며칠 전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사고 집으로 가는 길에 영수증을 확인했다. 영수증 끄트머리에는 놀랄만한 마트의 공지사항이 적혀있었다. ‘10월 1일(금)부터 비닐쇼핑백 판매가 중단되오니, 장바구니를 꼭 챙겨주세요!’ 장바구니… 그러고 보니 나는 장바구니를 사용하지 않는다. 장바구니를 마련할 생각에 표정... [글 전체보기]

한국에서 히가시노 게이고만큼의 인지도를 지닌 외국 미스터리 작가는 없을 것이다. 나오키상 수상작 및 영화로도 잘 알려진 '용의자 X의 헌신'과 '백야행'은 비록 흥행은 아닐지라도 그의 이름은 각인시키는데 충분했다. 나를 미스터리의 계열에 발을 적시게 이끈 작가도 히가시노 게이고였는데 그의 작품을 처음 만났던 신선함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탐정클럽>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라는 것 하나만으로 읽어야할 이유가 충분했다. 작은 사건에도 예상치 못한 반전을 거듭하여 독자로 하여금 끝까지 긴장하게 만드는 것이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다. 소설에서는 조연이지만 사실상 가장 큰 역할을 하는 '탐정클럽'. 이 책이 여타 추리소설과 다른 점은 바로  탐정은 단지 매개체의 역할을 한다는 것 이다. 상류층 고객만 상대하며 비밀에 싸인 존재, 신비스런 매력의 남자 탐정과 20대 후반의 미인인 여자 조수의 이인조로 이루어진 콤비. 항상 검은 정장 차림이며 무표정한 사무적인 태도로 일을 처리하는 그들은 어딘가 모르게 음침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풍기지만, '정확, 신속하면서 명쾌하고 고객의 비밀은 철저히 지킨다. 대개의 추리소설들이 경찰 및 탐정들의 추리과정을 서술하는 것이 주류여서 그런지, 이 책은 읽으면서 담다른 신선함과 차별성을 느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하던가? 이 책은 그 좁고 막막한 길에 대한 이야기이다. 부패와 배신 그리고 탐욕, 그것은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살아가면서 한 번쯤 그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든다.  모르고 살다 죽는다 한들 그다지 손해볼 것도 없고 그러고 싶지만, 그래도 알고 싶어 하는 이유는 단순히 인간이 악하다는 이유는 아닐 것이다. 그 좁고 어두운 길을 끝까지 따라가 보면 과연 무엇이 나올까? 어떤 진실이 감추어 있는지 알고 싶은 내면에 은밀한 욕망이 책장에서 손을 땔 수 없게끔 만든다. 작가는 인간의 어떠한 심리를 장난감삼아 이야기를 썼고,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무슨 구조와 반전을 사용하였는지, 오랜만에 수수께를 푸는 느낌의 독서를 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속에서는 치졸한 치정극이나 불륜극이 꾸며져 나오더라고 막상 범인을 알게 되면 가여움과 안타까움을 느끼게 되는 특징이 있다.  솔직히 추리소설에서 새삼 삶의 교훈이나 세상의 이치를 알기는 힘들지만, 작가는 인간의 내면 ,심지어 악한면마저 생각해보게 만드는 묘한 매력으로 작품을 쓴다. 결말, 범죄, 반전들은 내가 아닌 타인의 이야기를 통해 정화를 시키는 일종의 카타르시스라고나 할까? 읽고나면 어느 정도 깨어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토해지고 다시 헹구어진다면 그들도 별 다를 바 없는 인간이지 않을까?

 

그 동안 읽어 본 그의 작품 중 에서는 평균이상이라  평하고 싶다. 그만의 스타일이 여전이 책속에 녹아있고, 재미 또한 놓치지 않았다. 그의 팬으로써 히가시노의 명성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그 처음부터 끝까지를 지켜보고 싶다. 본 작품의 일본 발간년도가 1990년도이고 그 후로 탐정클럽이 등장하는 작품이 없는 것으로 보면 매력적인 캐릭터인 두 탐정은 일회성 캐릭터인것 같다.  치밀하게 짜여진 사건과 묘사, 마치 하나의 퍼즐 같은  트릭, 이중 삼중으로 독자들을 농락하는 능수능란함에 독자들을 놀라한 하가시노 게이고, 기존 추리소설의 규칙을 과감히 깨고 좀 더 다른 유형의 의외성으로 작가의 재치를 옅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차가운 현실 속 에서 더 냉혹하고 불편한 진실을 찾아가는 탐정클럽의 활약은 그만이 창조할 수 있는 특별한 매력을 뿜어낸다. 그렇게 밤이 깊어가는 가을밤을 작가의 트릭과 함께한다.

한비야 선생님의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읽고 충격을 받아, 굶는 아이가 없는 세상을 바라며 월드비전에 입사한 한 사람의 에세이이다. 그는 어느 날 일하던 중 '2달에 한 번씩 해외 사업장에 나가 소식을 전달하는 기사를 써라' 막중한 임무를 받고 약 1년 동안 여러 국가 사업장에 나가 취재겸 봉사를 하게 된다. 유럽과 아프리카 그리고 동남아시아를 쥐잡듣이 오가며 기록한 생생한 삶의 이야기가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이 책은 기존의 한비야 선생님의 책과는 다른 느낌이다. 그녀의 책이 직접적으로 현실을 전하고 도움을 주기위한 열정을 설파한다면, 이 책은 약간 감성적이고 에둘러 말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어째서 신은 유럽에 풍족한 자연환경과 자원을 고루주시고, 아프리카나 남미에는 열악한 환경과 질병 그리고 가난을 함께 주셨을까. 아니, 그건 그것을 악용한 과거의 제국주의나 오늘날의 신자유주의 일지도 모른다. 이 속에서 가장 고통을 받고 있는건 우리 아이들이다. 자신들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를 당연한 듯 받아들이는 그 태도가 나는 더 마음이 아프다. 하루에 1달러 남짓한 돈을 벌기위해 목숨을 걸고 다이너마이트 폭파 작업을 하는 볼리비아의 아밧, 조혼풍습과 식솔에게 들어가는 돈을 줄이려는 부모님 탓에 14살에 벌써 두 아이에 엄마가 된 네발의 싼티, 전쟁으로 인한 가난에 선천적인 심장병으로 인해 하루하루 죽음만을 기다리는 보스니아의 알렌 등 그 아이들의 이야기가 내 마음을 파고든다.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소 '잘산다'라는 말은 듣는 국가의 이들은 현재 자신의 삶이 얼마나 축복인지를 모른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언제 어디서나 쓸 수 있는 물, 전기, 냉난방 그리고 내가 입맛 없어 건너뛰는 한 끼 식사가 절대 '당연한 것'이 아님을 깨닫기에는 참으로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 감사만 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사랑은 동사라는 어느 사회단체의 말처럼 도움의 필요성을 느낀다면 직접 나서야한다. 현실적으로 그들에게 다가설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니만큼 국내에 많이 분포해있는 봉사단체를 통해 후원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우리 주변에 있는 어려운 사람들을 돕거나 작게는 물과 전기를 아껴쓰는것도 훌륭한 봉사활동이다. 흔히들 '우리나라에도 못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왜 굳이 다른 나라 사람들을 도와주냐'라는 질문을 많이들 한다. 그러나 다들 알고 있듯이 이미 우리나라는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있고 타 국가와 비교했을 때 사회복지정책이 잘 갖추어져 있다. 허나 흔히 말하는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의 아이들은 하루하루를 전쟁과 같이 살아가며 삶에 위협을 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나와 우리에겐 당연한 것들이 그들에게는 엄청난 혜택이라는 점이 심금을 울린다. 우리나라 6.25전쟁을 통해 시작된 월드비전, 한국은 수혜국이었지만 약 40년간에 도움 끝에 다른 국가를 도와주는 공여국으로 전환되었다는 사실이 그들 또한 도와주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을 증명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와 그들이 다를 이유는 없다. 우리가 지금 잘나서 '잘 사는 나라'에 태어나 마음껏 누리다 가는건 내가 이룩한 성과가 아닌 하늘이 주신 선물이다. 그 선물을 나 혼자만 가져서 되겠는가? 조금만 눈을 돌리면 더 많은 사람들이 보이고 넓은 세계가 기다린다. 마음으로만 봉사를 외치지 말고 이제 우리 직접 행동으로 보여줬으면 한다.

 

'굶는 아이가 없는 세상' 다소 허황되게 들리긴 하지만 참 아름답다. 어른들이 '자식들 입에 밥 들어가는 것만 봐도 배가 부르다'라는 말을 요 즘들어 실감한다. 식량이 없어 영양죽으로 끼니를 때우는 사람(이마저도 먹으면 다행이다), 3초마다 한 명씩 아사하는 어린이들이 있는 현실과 다이어트 열풍이 불고 있는 여러 사회를 비교해보면 정말 모순적이라고 느낀다. 내가 가지고 있는 욕심을 한 스푼만 덜어 나누어 주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 한 스푼들이 모여 그들에게 밀가루를 주고, 깨끗한 물을 주고, 진료를 받게 해준다는 것을 직접 실천해야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