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나의 촌평^^ "잘 키운 포수 한 명, 열 선수 부럽지 않다.
야구를 좋아하는 야구팬이긴 하지만 일반팬의 입장에서는 굳이 읽지 않다도 되는 다소 전문적인 야구이야기[포수란 무엇인가] 하지만 읽다보니 야구에서 포수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포수가 얼마나 힘든 포지션인지 알게 됐다. 경기를 보면서 포수가 잘했을 때 칭찬은 인색했고 투수의 바운드 공을 놓치거나 도루를 허용하는 실책을 했을 때 비난했었는데 책을 읽으며 힘들지만 묵묵히 그라운드에서 자리를 지키는 많은 포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야신이라 불리는 김성근 감독의 자제분이자 치밀한 전력분석으로 SK와이번스 우승의 숨은 조력자로 활약한 김정준 해설자의 꼼꼼하면서도 차분한 설명으로 이루어진 책은 포수의 모든 것을 그림으로도 설명해주어 일반인들도 비교적 쉽게 볼 수 있었다. SBS야구해설위원으로 만날 때 차분하고 객관적인 해설을 좋아했는데 책에서도 그의 어투가 묻어나는 것 같다.
"이기면 조금 배우고 지면 많이 배우는 게 야구다."-미국 메이저리그 오랜 격언 -
모든 포지션이 그렇지만 특히 좋은 포수가 만들어지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과 경험이 필요함을 이 책에서 포수의 역할을 보니 더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막중한 책임의 포수, 감독의 분신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라운드 안에서 투수를 비롯해서 경기를 조망하고 이끌어가는 정말 중요한 역할인만큼 투수와의 절대적 신뢰는 물론 앉는 것부터도 내가 편하게가 아니라 투수가 편하게 던질 수 있도록 하는 배려와 희생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p.40 "가장 높은 수준의 기술을 가지고 있는 프로야구라 할지라도 가장 중요하게 여길 수 밖에 없는 것이 바로 모든 플레이의 기본기다. 포수의 기술에서도 마찬가지! '바른 준비 자세'라는 기본을 확실하게 몸에 익혀야 한다." 첫 단추의 중요함!을 강조하며 포수에게도 가장 기본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p.61 "블로킹은 포수의 마음을 전하는 언어다."
p.66 "온몸이 글러브라고 생각해야 한다."
p.164 일본의 어느 명포수는 그만의 오랜 경험을 통해 "투수를 정신적으로 그리고 기술적으로 서포트해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끌어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최종적으로 팀을 승리로 이끄는 것이 바로 포수의 역할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무려 3kg에 육박하는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수없이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며 시속 140km이상의 강속구를 온몸으로 받아내야하고 자신의 손가락 하나 움직임에 경기의 흐름이 좌우되는 무거운 책임감과 홈으로 뛰어드는 주자와의 충돌로 인한 부상위험 등 포수가 그라운드에서의 역할이 너무나 컸다. "포수의 확신에 찬 눈빛과 움직임이 투수에게 자신감을 준다." 투수에게 절대적인 힘과 도움을 주는 포수, 베테랑 포수 진갑용이나 박경완 같은 선수가 나오면 웬지 모를 무게감과 안정감이 느껴졌던 건 선수들의 오랜 노력과 땀, 그리고 깊은 신뢰때문이었다.
서문에서 김성근 감독은 포수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투수는 천지차이로 변할 수 있다고 말한다.
p.7"..한국 야구가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진심으로 자신을 희생할 줄 알고 신속하고 과감한, 하지만 확실한 근거가 있는 판단력을 지닌 진짜 포수가 나와야 한다....이 책을 읽고 나면 야구가 보다 재미있어질거라 믿는다." 이 책을 통해 어렵고도 무거운 역할, 포수에 대해 조금 더 알고나니 2014년의 야구가 더 기다려진다^^ 포수의 기근이 가져온 강민호 선수의 FA대박과 외국선수에게 내어줄 수 없는 포지션 등을 감안해 역발상으로 포수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희망도 남기고 있다. 좋은 포수가 많이 나와서 한국프로야구가 더 발전하기를 응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