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고만 살았는지 아이들이 왜? 라는 질문만큼 많이 하는 질문중에
진짜? 라고 많이 묻는데 저자의 유명한 칼럼 제목이 이와 유사한 <정말 그럴까요?> 란다.
다방면의 청소년의 궁금점을 풀어주는 그의 저력이 이 책에서 유감없이 발휘된다.
페이지마다 나타나 있는 수학시간에 배운 무한대 ∞ 표시
lim ∞ 이런 표시가 공포스러운 기억을 함께 불러 오는데....
이 책은 그 공포에서 얼마쯤 벗어나 있을까 호기심이 생긴다.
익숙하지 않은 단위 (cl)센티리터에 당황하고 있을때
나타난 반짝 전구표시
반가워보니 보충설명이 있다.
책을 읽는 중간중간 생각해봐요 란 엄청난 복병이 ㅠㅠ
네 개의 조건을 주고 빗방울의 갯수를 세아려 보라니....
해변의 모래나 밤하늘의 별들의 갯수, 지구에 내린 빗방울의 수
무한을 짐작만 하다가 대략적이지만 구체적인 수로 나타내려는
두 아이의 도전이 새롭게 보인다.
무한도전 책을 읽다보니 고등학교 때의 무리수, 유리수를 누가 만들어내서
우리를 이렇게 괴롭히는 거야 하고 투덜댄 추억이 떠올라 픽 웃고 말았다.
수학을 잘하는 새침데기 누나 라우라와 숫자를 무서워하는 동생 톰
우리 집 두자매의 모습과 흡사하다.
거듭제곱을 보면 속이 메슥거리고
골치아픈 0과 1옆으로 누운 8 (=∞ )때문에 머리에서 김이 나는 것 같다는 톰의 투덜거림이
보통 아이들과 다르지 않아 웃음이 나기도 한다.
우리 딸애도 언젠가 숫자가 머리에서 빙빙 돌아다닌다고 투덜댄 적이 있어....
톰과 라우라 남매의 일주일간의 무한여행이지만 무한을 이야기한
책이라 그런지 시간적 개념은 많이 희석된 것 같다.
어렵다고 지레 포기할 건 없다.
1에서 9까지의 연속 된 수로 신기한 수 100만들기의 다양한 방법과 무당벌레 추격전같은 알쏭달쏭 퀴즈,
거북이와 아킬레스의 달리기처럼 재미난 이야기가 곳곳에 심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넘어선 무한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발휘하는 건 우리 독자들의 몫일게다.
프랙탈을 설명하며 보여준
별의 12변에서 중간 1/3을 떼내는 과정을 무한히 했더니 나타난 전혀 다른 눈송이 곡선
1차원과 2차원 사이의 어디엔가 있는 부러진 차원을 일컫는
프랙탈의 신비로움에 인터넷을 또 한바탕 누볐다.
이런 사진까지 실렸더라면 더 흥미로왔을텐데...
아마 이렇게 직접 호기심을 가지고 찾아보라고 남겨두었나보다.

   
      
우리가 눈여겨 보지 않았던 무한의 세계를 호기심으로 들여다 볼 수 있게 한 책이었다.
프랙탈의 개념을 만든 수학자 만델브로트도 충분한 관찰을 통해서 찾아내었을 것이다.
책의 마지막에서 톰이 TV를 보면서 자기나름의 무한여행을 떠나듯이
우리 아이들도 자신의 꿈이 반영된 흥미있는 무한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인간의 어떠한 탐구도 수학적으로 보일 수 없다면 참된 과학이라 부를 수 없다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말처럼
수학과 함께 공부하다보면 수학 뿐 아니라 과학, 철학, 논리학을 넘나든다는
편집자의 말에 또 한 번 공감하는 책이다.

무한히 큰 수를 표현하는 단위 해, 자를 넘어서 불경의 금강경에서 나왔다는 불가사의와 무량대수(요건 궁금증에 더 찾아보게 되었다)

힐베르트의 무한호텔, 칸토어 등
생소하고 낯선 이름과 이론에 고개가 갸우뚱하기도 하지만 흥미있는 새로운 접근에
바다 속에 가라앉아 있던 보물상자를 건진 느낌이다.
이 책으로 저만치 밀쳐놓았던 수학에 대한 호기심이 스물스물 피어나는 것 같다.

무한대라는 매력적인 수를 만난 건 보너스~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만든 쉬운 수학 동화책이 아니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게 하는 깊이가 있는 철학책을 만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