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치 않은 두께에 펼치기를 포기하지 말라고 얘기하고픈 책이다.
숲 속 참나무 가지에 살고 있다는 나무족
개미를 두려워할 만큼 아주 작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려면
시선은 좁게 상상력은 크게 가져야 할 듯하다.
넓고 푸른 숲 속 맑은 공기를 마시며 우리가 늘상 올라가는 숲 속 나무 어딘가에
부지런히 살고 있을 미지의 세상을 그려보는 것도 흥미롭다.
마치 우리 현실 세상의 축소판이듯 음모와 배신, 사랑과 우정..….
그 모든 게 담겨있다.
시련과 역경을 통해서 어린 소년에서 다른 이들을 이끄는 청년으로
거듭난 토비의 모험을 담아놓은 책
표지의 그림보다 더 작은 1.5밀리미터의 신장을 가진 나무족 아이 토비
그의 아버지인 심 롤네스 박사는 나무의 영원한 생명과 나무를 연구하는 과학자이다.
과학의 산물이랄 수 있는 발라이나라는 로봇을 발명하게 되지만
나무숲의 미래를 위해 그 비밀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다.
하지만 나무숲을 지배하려던 음모를 가진 조 미츄에 의해 롤네스 가족은 잡히게 되고
다행히 아들 토비는 순간적인 재치로 탈출을 시도하면서
마치 영화 ’도망자’ 같은 추격전이 시작된다.
’우리를 쓰러뜨리는 건 오직 두려움뿐이다.’ 는 엄마의 말씀은
토비가 위험에 직면했을 때 스스로를 두려움에 가두지 않고 극복하게 하는 말이었다.

행복했던 과거 추억과 현재의 긴박한 추격을 번갈아 담아놓아
왜 이렇게 쫓기게 되었나를 역추적하게 된다.
토비가 어른이 되어 갈 때 곁에서 힘이 되어 준 그의 여자친구 엘리샤
연약한 모습의 소녀지만 강인함과 당당함이 빛난다.
강제결혼을 피하기 위해 순응하지 않고 매번 실패하더라도 탈출을 반복하고
토비를 위해 무서운 감옥으로 가서 기지를 발휘하는 용기까지......
조 미츄의 억압 속에서도 끈질기게 저항하는 토비와 엘리사, 아셀도르 가족,
100살이 넘은 노학자도 포기하지 않는 자유에 대한 열망
순수함을 잊지 않은 그들의 용기가 욕심으로 가득찬 조 미츄일당을 이겨낸 힘이었다.

나무를 훼손하면서 여름 기온이 상승하는 걸 걱정하는 책 속 나무족의 현실과도
너무나 똑같은 지구 온난화로 위기에 처한 우리
‘사물은 괜히 변하는 게 아니야. 다 이유가 있는 거지.’ 복선처럼 되풀이 나오는
토비 아빠의 이 말은 모든 일의 인과응보를 대변해준다.
눈앞의 이익만 쫓는 인간들처럼 심 롤네스 박사의 나무가 살아있다는 항변을 무시한 채
끊임없이 나무의 수액을 파내어 나무를 죽게 하는 어리석은 나무족처럼
더 멀리 앞으로만 나가려는 발걸음을 우리의 현실 내면부터 들여다 보라는 충고를 해 준다.
이 책은 우리에게……
‘봄의 혁명’ 이후 점점 건강해지는 나무를 보며 우리의 희망도 자연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긴박감이 있는 흥미진진 모험 이야기였다.
토비와 함께 쫓기며 또 앞으로 나아가며 조금씩 성장해가는 책 속 인물들에게
아이들이 맘껏 동화될 수 있는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법의 지갑] 신인철 작가님께

소박한 질문 올리고 사인이 들어있는 고마운 책 선물받았어요.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마법의 지갑’ 이라는 제목에서부터

벌써 푸짐해지는 기분입니다.

선물상자를 여는 듯한 표지도 정말 마음에 들어요~

이 책 엉뚱 발랄 유쾌한 책이다.
몽땅 먹어치우는 입 큰 동생(^^ 우리집에도 이런 먹보 동생이 있다.)에게 뺏기지 않으려고
허겁지겁 먹은 초콜릿으로 인해 생긴 엉뚱하고 흥미로운 이야기
제목만 보고는 마법 초콜릿을 먹고 천재가 된 아이 이야긴가 짐작했는데
이 책을 먼저 읽은 아이가 아빠의 발명품이 들어간 칩(정확히는 칩이 들어간 초콜릿 브라우니)을 먹고
공부는 지지리 못하지만 학교에서 인기짱이었던 마이클이
갑자기 17개 국어를 능숙하게 하고 어려운 수학문제도 척척 푸는 천재가 되면서
친구들의 미움을 받게 된다는 이야기였다.

싫어하는 많은 과목 중 유달리 끔찍하게 싫어하는 수학을 빼먹을 수 있다는 달콤한 말에
그 많은 학생회장의 의무를 하겠다고 당당히 출마한 마이클
마이클의 공약대로 즐겁고 편안한 학교생활을 원하며 마이클을 뽑았던 아이들에게
칩으로 인한 무한 천재성이 발휘되면서 일대 혼란이 온다.
시험지에 날짜만 제대로 써도 받을 수 있는 보너스 점수조차 챙기지 못했던 마이클의 변신
친구들의 냉정한 외면과는 반대로 선생님들의 러브콜과 애정을 듬뿍 받는 상황이 웃음을 유발한다.
조절이 안되는 칩의 천재성과 그 천재성을 억누르려는 마이클의 눈물겨운 노력도.....
뱃 속의 칩을 활동 못하게 하려는 친구들의 애정어린 엉뚱한 아이디어도 유쾌하다.
굶겨 죽이기, 잠 안 재우기, 롤러 코스터 타기.....
마치 '마누라 죽이기' 의 장면들을 보는 듯하다.
우리 아이가 내놓은  엉뚱한 제안
물을 가득 배에 채워서 칩이 떠밀려 올라오게 하자는.....
역시 먹는 걸 좋아하는 아이다운 발상이다.
스스로 선택하진 않았지만 맡게 된 연극을 정말 열심히 하는 마이클과 격려해주는
친구들을 지켜보는 마음도 흐뭇하다.
그 많은 대사를 어떻게 다 외웠냐는 친구의 물음에
칩의 무한능력이 아닌 외울 때까지 반복했다는 마이클의 거짓말이
바로 우직하지만 제대로 방법이라는 걸 넌지시 알려준다.
노력하지 않고 캡슐 같은 알약 하나 먹어서 이루어지는 건 없지만
설사 있다하더라도 땀 흘려서 얻은 것의 소중한 가치는 느끼지 못할게다.
공연도중 대사를 잊어버려 원래의 한심하지만 친근한 친구로 돌아온 마이클
다시 생동하는 장난꾸러기로 돌아와서 나까지도 반가워 안아주고 싶다.

이 책을 읽은 아이에게 쉽지만은 않은 선택의 질문을 던져보았다.
공부 잘하고 인기없는 아이와 공부 못하고 친구에게 인기있는 아이 중 선택해야 한다면
공부 못하지만 친구들에게 사랑받는 아이를 선택하겠다고 망설임없이 대답하는 아이들
웃음 뿐만 아니라 친구들과의 우정도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이왕이면 군침도는 초콜릿과 함께 아이에게 선물하면 좋을 책이다.
책 속에 들어있는 발랄하고 유쾌한 이야기들이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선물할 테니까.....

책을 읽는 내내 영화로 만들어진 영상이 그려질 만큼 영화로 만들면 너무 재미있겠다 싶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