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들어줍니다.
이런 문구를 보게 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보는 솔깃한 말이 아닐 수 없다.
마을 축제에서 만난 낯선 사람의 초대에 우연히 응하면서
반신반의로 소원을 들어주는 마법카드를 받아 든 네 사람
마음 속에 있는 말을 마구 쏟아내 다른 사람에게 마음의 상처 주는 소녀 폴리,
외양과 번지르르한 말에 넘어간 철부지 소녀 로위나, 물긷는데 지쳐버린 농장의 한 소년 애덤 그리고 카드를 가장 현명하게 사용하는 유일한 어른이자 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잡화점 주인 스튜 미트
사실 세 명의 아이들은 금전이나 황금에 눈이 먼 어른들에 비하면 얼마나 소박한 소원을 말했는지…..
하지만 시련으로 다가온 마법의 카드를 통해 세 아이의 성장을 엿볼 수 있었다.
소원카드로 인해 세 명의 아이에게 벌어지는 일들을 보며 익히 들어온 어리석은 소원 이야기가 떠오른다.
세가지 소원을 말할 수 있는 할아버지가 소시지를 말하고 그 어리석음에 화가 난 할머니가 소시지 코에나 갖다 붙으라고 외치고 결국 마지막 소원 하나는 소시지를 코에서 떼라는……결국 남는 건 소박한 소시지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보며 우리는 얼마나 아쉬워했던가
세 명의 아이들은 확실히 소시지보다 귀한 걸 얻었다.
폴리는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는 말을 아끼고 배려를 배우면서 사랑 받는 아이가 되었고
애덤은 자신의 숨겨져 있던 재능을 찾았고 로위나는 진정한 사랑을 얻었으니….
한 바퀴 둘러 온 느낌이지만 결국 삶의 진실은 눈속임 같은 마술이 아닌 정직한 마음이었다.
아이들에게 예쁜 말을 써라 이렇게 잔소리하는 책보다 자기도 모르게 불만이나 나쁜 말을 쓸 때면
터져 나오는 개구리 소리 때문에 망설이고 그 과정에서 깨닫는 폴리를 보면서
스스로 깨닫게 되는 이 자연스러움
예쁜 동화 속에 빠져 들다 보니 어느새 진정한 우정과 가족간의 사랑을 배우게 된다.
계속 이어질 뉴베리 수상작에 대한 기대감에 설렌다.
농장이 물에 잠기게 된 게 애덤의 소원 때문이었다는 걸 들은 애덤 아버지의 온화한 표현
“누구나 더 나아지기 위해 소원을 빈단다.” 라고 말하며 자신도 아마 똑같은 소원을 빌었을 거라는 말로 아들을 다독인다. 농장을 잃고도 사소한 불행이 우리를 포기하게 만들지는 못할 거라는 애덤 아버지의 각오야말로 어려운 현실을 이겨내는 힘이 아닐까
밥 먹으면서도 책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아주 넓게 상상력을 펴 볼 수 있는 책이다. 뻗어나갈 상상력의 방향이 무궁무진한 책이다.
만약 아이들이 공부나 돈, 아름다움을 원했다면 이야기는 어떻게 뻗어나갈까?
나에게 이런 카드가 있다면 어떤 소원을 말할까…..
맘껏 상상하며 잠깐 행복한 공상을 해보기도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