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3권의 시작부터 ‘될대로되라쿠스’ 라는 재미난 이름의 골족 총독이 출현한다.
그리고 고문에 가까운 노래솜씨로 자신을 납치하러 온 로마병사들을 제압하는
음유시인 아쉬랑스투릭스
그 음악을 듣지 않으려고 귀에 파슬리를 꽂는 로마 병사들
그 병사들에게 아무리 명령을 내린들 들을 수가 있어야지^^
우여곡절 끝에 골족 전사를 납치해오라는 임무를 완수했으나 이는 그들의 잘못된 선택이었다.
음유시인이 불러주는 노래를 듣고 “차라리 채찍질을 해라.” 는 병사들의 절규와
카이사르에 바칠 예정이었던 총독의 걱정이 공감되는데……
게다가 검투사와 싸우는 맹수 사자까지도 도망치게 만드는 그의 노래솜씨
같은 골족 오벨릭스 마저도 왜 귀찮게 아쉬랑스투릭스를 데려갔냐며 로마군들 별 요상한 생각을
다한다는 솔직한 말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골족과 로마군들을 모두 난감하게 한 음유시인의 굴욕이다.
역시 모르는 단어에 대한 꼼꼼한 설명과
시저의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도다’ 와 같은 지금도 회자되는 명언을
적재적소에 배치한 재치는 여전히 책 여기저기서 번뜩인다.
원형경기장의 검투사로 잡혀간 음유시인을 구하기 위해 기꺼이 로마로 향한 두 친구
치열하게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 검투사들은 아스테릭스의 수수께끼 문제에 푸욱 빠져 전의를 상실하고
아쉬랑스투릭스는 구출했지만 남아있는 검투사들을 위해 원형경기장으로 향하는
의리의 오벨릭스와 아스테릭스
언제나처럼 골족 마을로 금의환향한 아스테릭스 일행을 축하하는 잔치에서도 음유시인의 노래를
막기 위한 고의적인 사고가 있으니 역시나 음유시인의 굴욕이라 할만하다.
고대로마의 아파트 인술라 등 만화 곳곳에서 양념처럼 보여지는 고대로마의 모습, 발전된 목욕문화를
엿볼 수 있는 생활상 등 로마시대의 생활모습과 의상, 원형경기장까지 만화지만 정확한 묘사로
역사지식까지 고스란히 챙길 수 있는 알찬 역사만화책이 아닐 수 없다.

---아이와 함께 로마에 대해 더 알아보기---

배경 하나하나에도 소홀하지 않다.
클레오파트라의 궁전 벽화부터 의상, 술잔 하나에도 섬세함이 그려져 있다.
아스테릭스 시리즈 중 가장 관심을 끌었던 책이 2권이다.
세계사에 대한 상식이 하나도 없더라도 그녀의 코에 관한 이야기는 모르는 이가 없는
아름다움의 대명사 클레오파트라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도도한 클레오파트라는 로마의 반식민지로 들어오라는 카이사르의 말에 크게 화를 내면서
이집트 백성의 뛰어남을 증명해 보이겠다고 큰소리친다.
바로 단시간에 카이사르를 위한 궁전을 지어 보이겠다는 것이었는데~
여왕은 3개월의 촉박한 기간 동안 호화궁전을 지으라고 건축가 누메로비스에게 명령하고
건축가는 골족의 도움을 요청하러 온다.
인정 많은 골족은 파노라믹스 사제와 함께 이집트로 출발한다.
누메로비스의 경쟁자 아몽보피스는 사사건건 궁전건축을 방해하는데……
아몽보피스에게 속아 피라미드에 갇힌 일행
그 와중에도 친구 누메로비스가 악어밥 신세가 될 걸 걱정하는 아스테릭스와
남겨진 강아지 이데픽스를 걱정하는 오벨릭스
이런 인정스러움이 책을 읽는 우리들을 골족에게 빠져들 수 밖에 없는 매력이다.
똘똘한 강아지(비록 뼈다귀의 유혹에 이끌린 것이지만) 이데픽스에 의해 탈출한 일행은
카이사르의 방해와 계속되는 아몽보피스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궁전을 완성하고
후한 대접을 받게 된다.
2권에서도 골족 전사들은 빈털터리가 된 해적(?)이 저어주는 배를 타고 돌아온다.^^
이번 2권에서의 최대 수훈감은 강아지 이데픽스가 아닐까!
마음 같아서는 큼지막한 뼈다귀 하나 건네주고 싶다.^^
이집트와 프랑스를 종횡무진 누비며 들려주는 골족 이야기였다.
50 여쪽의 만화가 500 여쪽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푸짐함을 담고 있는 책이다.
이집트 여행을 끝내고 로마의 대표건축물 원형경기장에서 벌어지는
검투사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3권으로 GO GO~

 ---책 읽고 독후활동---

사실 얼마 전까지 [아스테릭스]라는 책의 존재를 몰랐었다.
물론 우연히 도서관에서 스친 적은 있지만 깨알 같은 글자의 만화라는 선입견에
읽을 생각을 못했었다.
우연히 인터넷 서점에서 무려 33권 완간을 알리는 글을 보고 호기심에 몇 권 빌려봤다.
한마디로 이런 책을 왜 진작 몰랐을까? 뒤늦은 탄복이다.
이 책을 추천한 [먼나라 이웃나라]의 이원복 교수는 자신의 유럽 유학기간 최대의 문화적 충격이었다는 또 평생 만화가의 길로 이끈 프랑스의 대표만화가 [아스테릭스] 였다고 한다.
이 책으로 세계사에 관한 호기심의 씨앗이 될 수도 있겠다.
거꾸로 세계사 지식이 깔려있다면 더더욱 재미있게 빠져드는 책이다.
처음에는 이야기를 읽으며 술술 읽고 다시 한번 읽을 때는 그림 하나하나를 꼼꼼히 살펴보자.
문 위에 걸린 뿔 달린 소의 표정, 골족 마을 사람들의 생생한 표정이 익살맞고 재미있다.

로마군의 힘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던 기원전 50년을 시대적 배경으로
결코 로마군이 정복할 수 없었던 작은 마을 골족
골족의 비법은 바로 파노라믹스 사제가 만든 마법의 물약이었다.
로마군 네 명을 박살내는 건 이야기 거리도 못 된다는 듯 등장하는 작은 거인 아스테릭스
어릴 적 마법의 물약 솥단지에 빠져 더 이상의 약은 필요 없는 고인돌 배달부 오벨릭스
그리고 누구도 듣고 싶어하지 않는 노래를 부르는 음유시인 아쉬랑스투릭스
모두 개성만발 주인공들이 아닐 수 없다.
돋보기로 들여다 봐야 할 만큼 작고 작은 골족 사람들이 대제국 로마에 맞서는 모습은 약소국이었던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와 겹쳐져서 시원한 통쾌함마저 느끼게 한다.
알레아 작타 에스츠!(Alea Jacta Est)-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도다.
틈틈이 배우는 라틴어 명언은 또 하나의 어록이다.
중요한 순간에 사용할 수 있는 명언을 그것도 고급스런 라틴어로 구사해 보는 즐거움도 누려보자!
골족으로 위장해서 마을에 들어온 로마병사에게 보여지는 골족 마을사람들의 모습
손으로 담금질하는 대장장이에 한 손으로 고인돌을 운반하고
나무묶음을 가뿐하게 운반하는 모습에 경악하는데……
드디어 물약의 비법을 알아내기 위해 파노라믹스 사제를 납치하는 로마군
사제를 구하러 간 재치꾼 아스테릭스와 사제의 환상적인 작품이 나오는데 바로 발모제
누군가를 다치지 않게 하면서 최대한 곤란에 빠지게 하는 방법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드러나진 않지만 강아지가 그 약이 들어간 수프를 먹고 털복숭이로 변한 모습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왜 전 세계의 많은 독자들을 사로잡았는지 충분히 공감 가는 책이다.
곳곳에 구수한 사투리로 번역의 묘미를 살린 출판사의 재치도 한국독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아닐까!
성급하고 쉽게 짜증내는 요즘 우리들에게 세상에 급한 일이라고는 없는 골족 사람들
아스테릭스 만화 속에서 여유와 웃음을 배웠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