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Rainbow Bridge로 너무나도 친숙한 뉴에이지 아티스트 Steve Barakatt의 신보, Someday, Somewhere.
5년만에 들고나온 이번 앨범에서, 그는 세계 이곳 저곳으로의 여행을 함께하자고 청하는 듯 다양한 스토리를 가지고 우리를 찾아왔다. 그의 고향 퀘벡부터 시작해서, 산타 모니카, 뉴욕, 교토, 서울 등.. 그의 음악과 함께 상상력 넘치는 여행을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앨범 자켓에 그려진 일러스트들은 아무런 색이 없이 밑그림만 남아있지만, 스티브 바라캇은 이 음악을 들으며 함께 여행하는 동안, 일러스트마다 각자의 색채를 입히길 원하는 지도 모른다. 아무튼 언제나 즐거운 그와의 여행을 시작해 보자.
A Night in New York City
어느 초여름 밤. 창문 밖에서 시원한 바람이 커텐을 스치고 들어온다. 방에는 작은 스텐드만 켜놓고 있지만, 휘황찬란한 도시 조명 때문에 외롭거나 쓸쓸하지 않다. 커피보단 와인 한잔이 더 어울리는 이 밤. 아무도 이 여유로움을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순간 만큼은 이 세상의 그 어느 것도 부럽지 않다.뉴욕엔 가본 적 없지만, 이 노래는 왠지 내가 뉴욕의 어느 방 한켠에서 여유롭게 음악을 듣는 듯한 느낌을 준다. 내 꿈의 도시. 뉴욕. 언젠가 뉴욕에서 이 CD를 들으며 오늘을 회상하리.
Autumn in Quebec
스티브 바라캇은 캐나다 퀘벡 출신의 음악가이다. 퀘벡의 가을은 어떠하길래 그는 이렇게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멜로디로 퀘벡을 그려내고 있는 것인가. "Autumn in Quebec"의 음악만으로도 퀘벡의 이름 모를 어느 언덕에서 저편너머 지는 노을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마음 한켠이 괜시리 아려오지만, 이내 ’괜찮아 질거야’하며 혼자 다독거리게 되는 곡이다.
Cedars of Lebanon
1년의 1cm가 자란다고 하는 레바논의 백향목. 그는 레바논의 심긴 백향목을 보면서 어떠한 생각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드는 이곡. 울창해 보이지만, 홀로 그 자리에서 수백년을 자라온 외로움 같은 것이 곡에서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아무도 봐주지 않는 곳에서 또 한번의 봄을 맞아 묵묵히 잎사귀 틔울 준비를 하는 고목이 연상되는 곡. 태어나서 음악만을 고집해온 그와도 닮았다. 바라캇은 내한공연장에서 새 앨범의 수록곡 중 이 곡을 가장 먼저 관객 앞에 선보였다. "이 곡은 저의 뿌리(Origin)를 담은 곡입니다. 제 곡에서 아시아적 감수성이 드러난다는 얘길 많이 듣는데 그에 대한 해답일수도 있겠네요." 바라캇은 "아시아계 혈통을 이어받았기에 음악에 아시아적 요소가 자연스레 묻어나는 것"이라며 "음악을 통해 아시아 팬들과 쉽게 소구할 수 있어 행운"이라고 덧붙였다.
He is from Seoul, She is from Pyongyang
음악이란 참 신기하다. 노래만 듣고 있어도 서울에서 온 남자와 평양에서 온 여자가 만나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것처럼 섬세한 감성이 느껴진다. 스티브 바라캇만이 풀어낼 수 있는 독특함이라고 생각된다.
이번 음반은 앨범 자켓을 보지 않고, 어느 나라일까 상상하며 듣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어디로의 여행이든 그의 풍부한 감성을 공유할 수 있을 기회가 될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