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간한 지역 여행 안내서는 다 있는데, 이상하게도 해상영토까지 포함하면 미국 면적에 육박하는 대국인 인도네시아(줄여서 인니)를 소개한 여행서는 없다.
인니의 아주 작은 일부인 발리에 관한 여행서만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인니가 여행할 곳이 없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오히려, 숨겨진 관광지가 너무 많아서 도저히 파악이 안된다.
이 책은 인니 관련 방송 취재를 하는 한국의 방송국들의 거의 대부분이 현지 안내인으로 의뢰를 하는 한국인이, 취재 코디네이터를 하면서 다녔던 인니의 곳곳들을 소개한 책이다.
대략적이나마 방송의 소재가 될만 한 인니의 대표적인 곳들을 소개했다는 의미에서 이 책은 인니 여행 안내서의 씨앗이 될 수 있는 책이다.
단점은 말 그대로 '씨앗' 정도라는 거.
그닥 자세하진 않고, 여행 안내서라기 보다는 여행 수필에 가깝다.
책 내용 전체의 주제가 일관적이지 못하고, 경우에 따라 정보 전달이, 혹은 에피소드나, 개인적 감상 등이 정제되지 않고 나열되어 있다.
따라서 정보가 매우 상세한 대목도 있고, 나름 유명한 곳인데 잘은 몰라서 대충 짚고 넘어가는게 아닐까 싶은 무의미한 대목도 있다.
저자가 한국문인협회에 등단했다고 하는데, 그만한 이력 치고는 문장력이 약하다는 느낌이다.
문장구조와 조사가 틀리게 쓰여 어색한 문장도 많았다.
굳이 긍정적인 장점으로 보자면 글을 참 거침없이 쓰겠구나 싶다.
그래도 전작 <그러니까 인도네시아지!> 보다는 책이 훨씬 낫다.
문학작품도 아닌데 문장이 좀 딸린다고 큰 흠이 되지는 않을듯 하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저자의 고생과 경험을 생각하면, 충분히 존중받을 부분은 있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여행서적을 제작하는 곳에서 돈 들여 전문작가 파견해서 제작하는게 아닌 이상, 이 책을 토대로 점차 내용이 다듬어져 간다면 괜찮은 인니 여행 안내서가 될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을 봤다.
가능성이나 의의를 보아 별 넷 줄까 했지만, 맞춤법이나 문장 구성 등 국어의 아주 기본적인 요소에 민감한 개인적 성향에 따라 별 하나 감점하여 별 셋 준다.
바꿔 말해 가능성이나 의의, 작가의 넓은 경험이 없었다면 별 하나 주고 엄청 혹평했을 거란 뜻.
...근데 한국 문인협회는 국어에 대한 기본적 소양이 다소 떨어져도 괜찮은 걸까?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