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사랑이었네.

 

세상을 사랑한다는 것은, 나 자신을 사랑하기 때문일 것 이다.

내 이름과 나의 성씨나 내 주위의 소소한 것 까지도 사랑한다는 건 나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는 걸 거다.

세상을 향한 발걸음 발걸음을 내 딛고 걸을 때마다 책 한권씩을 내 놓아 우리에게 세상 이야기를 따뜻하게 풀어 놓으시더니, 이번에는 내면의 모습을 ‘그건, 사랑이었네’ 를 통해서 그의 사랑을 보여 주신 것 같다.

‘그건, 사랑이었네‘ 는 이렇게 한비야 씨의 지금까지 도서와는 다르게 그동안 묵혀두었던 속마음을 하나하나 끄집어 놓아, 마치 늦은 밤 모닥불을 피워놓고 도란도란 주고 받듯이 얘기하는 것 같아 더욱 친근하게 느껴졌다.

‘120살까지의 인생 설계’ 에서는 나도 한수 배웠기에 종목별 ,나이별 리스트를 작성하고 해야할 리스트를 정리해 열심히 살아가는 방법을 실천해 보기로 하였다.

하느님의 숨결을 좀 더 가까이에서 느껴 보고자 성지순례를 하고 싶은 건, 나도 마찬가지 이기에 열심히 기도하며 준비하련다.

특히 ‘두드려라 열릴 때까지’ 를 흥미롭게 읽었다.

그는 대학에 들어 갈 때도, 홍보 회사를 다닐 때에도 세계 일주를 할 때에도 최선을 다하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참 아름답게 보였다.

진정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자 만이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았다.

안간힘을 쓰며 붙들고 있던 끈을 ‘나, 이제 그만 할래’ 하고 놓아 버리면 그 순간은 고통에서 해방되는 것 같지만 곧이어 찾아오는 ‘포기의 고통’은 더욱 깊고 오래 갈 것 같다고 한다. 그것만 넘었으면 문은 열렸을지 모르는데 말이다.

난 한비야씨의 이런 모습이 아름답게 보였다.

무슨 일이나 잘 나갈 것 같아 보인 그녀가 이런 힘든 인내 속에서 오늘의 그녀의 모습을 만들었기에 더욱 가치가 있고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녀 또한 돌아보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두드려서 열린 문들이 자신의 인생의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열어주었고, 성장의 발판을 만들어 주었다고 하였다.

“두드려라, 열릴 때까지!”

자신이 두드렸던 모든 문이 다 열리지는 않았지만 마침내 열렸던 문 중에서 끝까지 두드리지 않았던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최선을 다해 두드렸다면 자신의 한계를 인정할 수 있어 마음이 개운할 것이고 일단 끝까지 해봐야 문이 열릴 확률도 높고 실패를 했더라도 후회나 미련이 없을 것이다.

인생은 어차피 한 번뿐인데 최선을 다해 달려 보고 두드려 본 사람만이, 먼 훗날 자신의 인생을 뒤돌아 볼 때가 된다면, 후회 없는 생을 마감하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고 싶은 소망을 가져 보았다.

월드비전 구호 현장에서의 많은 어려움과, 힘들고 무리한 스케줄, 극심한 과로 그리고 아프리카 남부 수단에서의 아이들, 구호팀장으로서의 막중한 책임감등, 수없이 만나는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헤쳐 나가며 또 다른 내일을 준비하는 그의 모습에서 뜨겁게 열정을 보았다.

그의 행보 하나 하나가 이처럼 온몸을 던져 불사르는 뜨거운 열정과 그런 뜨거운 사랑이 있었기에 오늘의 한비야씨가 우뚝 설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다.

도서 - 그냥 집에 있을걸
케르스틴 기어 지음
서유리 옮김
출판사 - 예담

 “ 이 뚱뚱한 고용이보도 노게 도 졸 어올로는 곳 곧오요” (이 뚱뚱한 고양이보다 내게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오셀롯을 고양이로 폄하하여 오셀롯의 털이 오셀롯보다도 내게 더 잘 어울린다고 말한 것이라고 한다.
토스카나 빌라의 ‘싸모님’편을 읽다가 배꼽 빠지는줄 알았다.

늦게까지 공부하던 딸이, 배꼽잡고 숨넘어가는 소리를 하는 엄마가 마냥 신기했던지 
"엄마!, 그렇게 재미있어?" 하며 놀렸다.
나도 카알 사모님의 흉내를 내보았다.
“고롬! 재뮈 이꼬 말꼬~ ”
“노의 작온 공존님 공부하논데 방회 되었뇨? - (나의 작은 공주님이 공부하는데 방해되었나?) ㅎㅎㅎ

“드디오 오숏네! 오뇌퇴 뷸라에 오숀 것을 환용합니도 (드디어 오셨네! 아테네 빌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모피를 몹시도 좋아하는 카알 사모님과 극단적인 모피코트 반대론자인 엄마와의 팽팽한 긴장감속에서 토스카나에 있는 빌라에서 두 가족이 함께 휴가를 보내게 되면서 일어난 일들이다.
결국 아빠가 카알 사장님의 ACTI에 판매과장으로 일하기로 하고, 카알 싸모님은 모피제품을 사지 않겠다는 조건을 내 걸었다.

“불곤 여우도 온 되나요(붉은 여우도 안 되나요)?”
“여우, 밍크, 물개, 토끼 다 안돼요.”
“맹쇠하꼬요.”
후에 카알 사장님 부부는 오셀롯 코트를 팔고 그 돈을 세계야생생물기금에 기부도 하였다고 한다.

도서[그냥 집에 있을걸]은 여행을 떠나며 있었던 재미난 이야기들을 엮은 이야기로 여행갈 때 가방에 넣고 가기에 알맞은 크기로 친구들과의 이야기에서도 화제 거리로 유익할 책이다.

비비와 그녀는 인터넷에서 ‘그림 같은 어촌’에 위치한 가족호텔이라는 문구에 반해 찾아 갔다가, 창문 밖으로 보이는 건물 골조와 그곳에 사는 노동자들이 살인, 강도, 그리고 강간을 일삼는다는 소리에 아예 호텔 문밖을 나갈 생각조차 못하고 보드게임으로 보냈던 휴가들..
전갈과 거미 때문에 겪어야 했던 고통 등..
허리 요통을 다리미 수증기요법으로 씻은 듯이 해결했으나 주위에 가학 피학성 변태 커플이라는 오인과 함께 둘이서 다리미를 이용한 행위를 한다는 오해를 받았다는 얘기.
여러 이야기에 빠져 단숨에 읽어 버렸다.
여행날짜 잡아 놓고 비 올까봐 노심초사 하는 이야기까지 우리네 생활과 크게 벗어나지 않아 더욱 친근했다.

어느 해 인가 나도 바닷가 모래에 앉아 보트를 타고 즐기는 여행객들을 보다가 심하게 멀미났던 일..
시골 모기는 지독해서 잠깐 사이에 30군데도 넘게 팔과 다리를 물려서 고생했던 일..
물고기 잡는다고 뛰다가 발을 베어서 경운기에 실려서 병원에 갔었던 남편친구 아이들..
남편은 싱가폴 여행을 다녀온 후부터 비행 공포증으로 한동안 잠을 못 이룰 때가 있었다.
갑갑해서 비행기에서 뛰어 내릴 뻔 했다는 말로 우리를 웃겼지만, 본인은 지금도 후유증이 심한듯해 보였다.

아이들 어릴 때 여행을 가다 보니, 뒷자리에 아이 두 명이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깜짝 놀라 찾아보니 승용차 뒷좌석 위에 선반과 유리창 사이에 있는 공간에서 몸을 둥글게 말고 밖을 감상하고 있었?? 있었다.
지나가던 다른 차의 운전자 아저씨가 우리를 바라보며 웃음을 짖고 있던 모습이 눈에 선했다.
지금은 아이들이 우리들보다도 더 몸집이 커져서 다시는 그럴 일이 없겠지만 여행하면서의 기억들은 시간이 갈수록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가슴에 남게 된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그냥 집에 있을 걸, 사서 고생한다는 생각을 누구나 할 것이다.
그러나 그곳에서의 잊지 못할 추억을 생각하면 또다시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게 된다.

이번 주말에는 가족들과 격포해수욕장에 있는 콘도를 예약해 놓았는데, 어떤 추억꺼리가 우리를 기다릴지 벌써부터 설레인다.

 

쉿, 조용히!

원제 Quiet,please

스콧 더글러스 지음

박수연 옮김

부키 출판사

 

 

 도서출판 부키에서 출간한 ’쉿, 조용히!’ 를 받아본 순간 책 질이 좋아서 참 좋았고, 특히 쪽수를 새겨 넣은 숫자가 예뻐서 더욱 애정을 갖고 한 장 한 장 아껴가며 음미하며 읽었다. 

‘소곤소곤’ 코너에서는 책 읽는 중간 중간 쉬어가며 상식을 키워가는 곳으로서, 참으로 유익했으며 새로운 호기심을 충전하기에 충분했다.

작가의 속마음을 페이지 아랫부분에 보충설명식으로 얘기해주니 작가와 함께 하고 있다는 생각에 정겨움이 더했다.

’쉿!,조용히’ 는 도서관에서 일어난 일들을 재미있게 풀어낸 이야기로써 여러 계층의 사람들을 만나 볼 수 있었다.

작가가 애너하임 도서관의 사서가 되는 과정을 그린 에세이이다.

내가 자리를 뜨려고 돌아서는데 아트가 나를 다시 멈춰 세웠다.

“대학 졸업까지 얼마나 남았지?”

“일 년 반 정도요.”

“그러고는?”

“무슨 말씀이세요?”

“졸업하면 뭘 할 건데?”

“문예창작 석사 학위를 따든지 하려고요.”

“그게 잘 안 풀리면 문헌정보학 대학원도 한번 고려해 봐. 컴퓨터 지식이 있는 사서도 몇 명쯤은 필요할 테니까.” 그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웃었다.

“남자 사서면 더 좋고.”

“생각해 볼 게요.”

“컴퓨터에 대해서는 자네가 나한테 가르쳐 줄 게 많겠지만 나도 이십년 도서관 경험을 자네에게 가르쳐 줄 수 있어. 우리가 함께 일하면 언젠가는 자네가 내 신발을 신고 걸을 수 있을 걸세.

  그날 밤 퇴근길에 아트가 내 우편함에 넣어 둔 홍보물을 발견했다. 시 소속 공무원이 문헌정보학 석사 학위를 딸 수 있도록 주 정부에서 교육 보조금을 지원한다는 내용이었다. 장학금 전액을 지원하며 내가 의무적으로 해야 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시에서는 젊은 사서를 그토록 절실하게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다.

그해??청은 수락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산 호세 주립 대학원에 입학해 사서 양성 과정을 듣게 되었다.

  학교를 졸업한 후 나는 정식 사서로 다시 태어났다. 다른 사서들도 나를 다르게 대접했다. 나는 마침내 동등한 대우를 받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 것들이 싫었다. 단지 내 이름 뒤에 문헌정보학 석사라는 타이틀이 붙어서가 아니라, 내가 하고 있는 일 혹은 내가 도서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근거로 동등한 대접을 받고 싶었다.

 

 

 

 컴퓨터를 오래 보면 볼수록 앞으로 도서관이 어떻게 변모할지 그림이 그려졌다. 사람들은 컴퓨터를 주요 검색원으로 사용하고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없을 때야 비로소 책을 볼 것이다. 다시 말해 도서관은 디지털 요새로 변모할 것이다.

나는 도서관의 미래를 봤고 내가 어디에 속해 있는지 보았다.

 

게임만 하려는 십대들 --- 공공 도서관 사서가 된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을 위한 사서가 된다는 의미라는 사실이다. 나는 십대를 좋아하지 않지만 내가 계속 공공 도서관 사서 자리에 머무르고 싶다면 십 대들과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성공하지 못하는 십대도 있겠지만, 그렇더라도 나는 다른 십 대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쳐 세상을 변화시켰으면 좋겠다.

사서를 못 잡아먹어 안달인 사람들 --- 자신의 물건이 없다고 사서를 다그치지를 않나, 도서관 뒤편 에어컨 시설 뒤에 자신의 물건을 숨겨 두고 살림을 차리질 않나, 화장실에서 나오질 않는 노숙자까지..

그러나 나는 화장실에 대해서 그리고 나는 그곳에서 일어난 모든 사건에 대해서 생각했다. 나는 종이었다.

화장실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바닥에서 잠을 자는 사람들마저도 섬겨야 했다.

나는 땡전 한 푼 없는 사람들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까지 섬겨야 했다. 그것은 겸허하고도 보람 있는 일이었다.

노숙자를 돕는 것은 나로 하여금 내 일을 조금 더 사랑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이곳은 나의 인생이고 나의 열정이었으며, 앞을 내다보면 기다란 길이 보였지만 그 길은 밝았다.

나는 우연히 사서가 되었다. 누구도 자신이 어른이 돼서 무엇이 될지 확신할 수 없다.

물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겠지만 좋아하는 일은 하루에도 열두 번 변한다.

나는 우리네 인생이 운명과 우연에 이끌린다고 믿는다.

우리가 언제나 원했기 때문이 아니라 행복감을 느끼기 때문에 우리는 어떤 곳에 머물러 있는다.

결국 우리 모두는 우리가 하는 일에서 행복을 느끼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