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사람을 얼마나 편안하게 하는지 모른다. 집은 어머니와 같은 존재가 아닐까 생각한다. 흙냄새가 맡고 싶어서 마음의 병이 든 사람이 생길 수 있을만큼 흙이 그리운 사람은 단독주택을 그리워 하고 편안함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아파트도 집으로는 정말 좋은 집이다. 어머니는 나를 낳아 주신 집이니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보고싶어하는 것은 당연한 것일거다.

12인의 여성작가들이 집에 대한 이야기를 펼친다. 나느 글을 읽으면서 내 집의 소중함을 한번더 생각해 보게 된다. 직장생활을 해서 그런지 쉬는 날에는 집밖으로 한발자국도 안나가는 날도 있다. 작년에 8년된 집을 수리를 해서 더 아늑해진 나의 집...이젠 나의 집을 잠시 남에게 빌려 주고 나도 집을 빌려서 살려고 한다. 집이란 목적이 있으면 옮겨야 하는 것이기에 이번엔 공부라는 목적을 가지고 옮기려고 한다. 곧 떠날 집이라고 생각하니 이방 저방 집안의 것들이 다욱 애착이 간다.

우리 부모님 세대는 집에 대한 애착이 더 많으셨겠지. 집때문에 울고 불고 하신 기억도 가지고 계시리라. 어쩔 수 없이 집이 경매에 넘어가게 되면 얼마나 마음이 아프실까. 자기몸의 어느 한 부분을 도려낸 듯한 마음도 드실 것이다. 그런 어머니와 아버지는 내 마음의 안식처였고 나의 보호자셨을 것이다. 어머니가 나를 사랑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미역국을 끓여서 어머니께 드린 희정씨처럼 부모 자식간의 정은 또 어떻게 설명할 수가 있는 것인지 모른다.

난 지금도 예전에 살았던 부산의 작은 아파트를 잊지 못한다. 우리집도 아닌 빌려 살았던 집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가끔 그 집이 꿈에서도 보인다. 아마 집이란 내 추억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곳이라서 여러 군데 살았지만 각별히 생각나는 집이 있는가보다. 그래서 작가들도 유년시절에 살았던 집들을 소재로 글을 쓸지도 모르겠다. 소설을 읽으면서 나의 집, 나의 고향에 대한 향수로 몸살을 앓기도 하였다.

지금의 30대는 길이 없어보인다. 심리학에서도 20대까지를 유아청소년기로 분류하고 20대, 40대에 대한 언급을 하고 있으나 30대를 구체적으로 어느 시기라고 지정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어찌 보면 30대는 20대와 40대의 낀세대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지금은 IMF구제금융 이후 살기가 예전만 하지 못하게 된것고 하나의 이유라고 할 수 있다. IMF라는 것을 맞기 이전에는 공부를 그리 열심히 하지 않아도 대학을 나오면 그럭저럭 일자리를 구하여서 밥벌이를 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이 되었으나 지금의 30대는 대학을 다니는 내내 취업걱정으로 제대로 청춘을 즐길 시간도 없었고 또한 취업이 안되어 88만원 세대로 불려지기도 하였다. 예정과 비교를 해 보면 참 살기 어려운 나이 30대, 20대에 취직하고 결혼하여 열심히만 살면 넉넉한 40대가 보장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40대에 정년퇴직을 당하면 어떡하나 고민해서 지금까지도 자기계발을 게을리 하지 않으면 안되는 30대가 참 측은하다.

그러다보니 마마보이나 마마걸이 되어 모든 의사결정을 부모와 의논하여서 하는 경우도 생기고 다른 사람과 경쟁을 하면서 자랐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잘 믿지도 못한다. 스스로 자라면서 결정하고 실패를 반복하여서 진정한 어른이 되어야 하는데 의지를 많이 할 수밖에 없어서 진짜 어른이 되는 과정을 지금에서야 겪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제는 서른살이 나는 누구인지, 어디로 가야하는지 곰곰히 생각해보고 모색을 해야 할 때이다. 어찌 생각하면 시대의 피해자일지는 모르지만 그것만을 한탄하고 있을 때는 아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도 인간관계도 사랑도 믿음에서부터 시작하고 자신의 의지를 확고히 한다면 두려울 것이 무엇일까 싶다. 분명 그들은 시대를 잘 못 타고 나기도 하였지만 그것을 탓할 수는 없고 이제는 그 시대적인 것을 받아들이고 지금에 맞게 생각하고 행동하면 될 것이다. 사회의 주축이 30대이다. 노력한 만큼 결실을 맺게 마련이니  열정을 가지고 한다면 못할 일이 무엇일까. 20대의 어설픔도 없고 40대의 의욕상실도 없는 나이, 서른...참 듣기 좋은 나이다.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여유와 어설픔이 없는 나이 서른살들이여 힘내고 일어서서 열정을 불태우라고 말하고 싶다. 인생은 정말 질풍노도와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살면서 일어나는 수많은 태풍과 파도를 정면으로 맞서거나 우회하여야 하는 일들이 참 많다. 그러기엔 30대의 열정이 부럽다. 시대한탄은 그만하고 세상과 당당히 맞서서 멋진 30대가 되길 바란다. 이 책은 30대에게 그런 마음을 깨우쳐 주기에 충분하다. 심리학적 이론이 곳곳에 있어서 참고하기에 참 좋다. 30대들은 이 책을 보면서 스스로에게 자문을 해본다면 자기성찰에 도움이 될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