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펼치는 순간 아이들과 내가 제일 먼저 해 본 것이 책의 제일 앞에 있는 사춘기체크표였다. 큰아이와 작은 아이 모두 "사춘기에 들어왔어요"였다. 아이들도 웃고 나도 웃었지만 큰 아이는 그렇다치고 작은 아이는 이제 12살인데 사춘기라니 하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났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면 가끔 "엄마는 몰라도 돼." 하는 것을 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내 아이니까 항상 어린야처럼 생각이 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특히 둘째는 더욱 그런 것을 느낀다. 아이가 유독 이 책을 꼼꼼히 읽는 것도 그렇고 나 또한 책을 찬찬히 읽어보니 사춘기의 길목에 들어 섰다. 육체적인 성장도 그렇지만 이젠 정신적으로 성숙을 하고 있는 단계이니 아이가 사춘기를 잘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것이 엄마의 역할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가끔은 괜히 엄마에게 짜증을 내는 아이를 보면서 소리를 꽤 질렀던 것이 미안해진다. 호르몬이 변하고 친구들간의 문제라든가 키에 대해서 고민을 혼자서 해 봤을 것이기도 하니 아이가 엄마에게 말을 많이 할 수 있도록 유도를 해야할 것이다. 호르몬이 변하는 것은 스스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친구에게 장문의 편지를 쓰고 가끔 투닥거리면서 싸우고 또 다음 날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지내는 아이들을 보면서 이젠 사춘기구나를 새삼스럽게 실감을 해 본다. 가끔은 준비되지 않은 일을 겪을 때마다 당황하는 일이 생기는데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면 참 좋을 책이 바로 <두근두근 사춘기>이다.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힘든 사춘기가 아니라 사춘기를 수월하게 겪었으면 하는 마음을 전해 보게 된다. 그러면서 나의 사춘기를 조명해 보니 나는 그리 심한 사춘기를 겪지는 않았지만 엄마와 많은 대화를 한 기억이 없다. 아이에게 나는 훗날 시간이 흘러 아이가 아이의 아이의 사춘기에 고민을 할 때 엄마는 나랑 대화를 참 많이 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뜬금없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어찌 되었든 사춘기는 누구나 겪는 과정이니 너무 아프지 않은 그런 과정이기만을 엄마로서 바란다.

아이들에게 중국어를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가 있다. 우선은 이야기의 주인공이 진시왕이라는 것이 흥미롭다. 그 방대한 땅을 가진 중국을 최초로 통일을 한 왕이 진시왕이고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불로초를 찾아 헤메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데 진시왕이 마밥에 걸려서 어린이로 변했다는 사실이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모른다. 아이는 책을 본 즉시 단숨에 읽어내려간다. 얼마나 재미있길래 하는 마음으로 읽어 보니 단연 재미와 중국어 두마리 토끼가 다 있는 것을 알았다.

특히 이야기 단락단락 중국어가 들어 있는데 우리말과 비슷하게 들리는 말과 중국어를 이야기 흐름에 맞게 잘도 구성을 해 놓고 있다. 그래서 우리말의 유희를 즐기듯이 중국어를 알려 주니 그저 쉽게 따라 말하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인 것을 느꼈다. 사실 중국어는 사성이 있어서 참 어렵다. 그런 학문적인 것을 아이들에게 접근하면 너무 어려워서 금새 포기를 할 것이다. 그런데 <중국땅따먹기>에서는 말의 재미을 살려서 말로써 아이들에게 접근을 하니 중국어나 우리말이나 말의 재미를 느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게다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중국어 표현이라서 실용적이다.

1권에서는 가보로 내려 오는 유리구슬을 깨먹어서 할아버지에게 혼날까봐 그 구슬과 똑같은 구슬을 찾으러 중국에 가게되는데 진시왕도 마법에 걸려서 족자에 갇히는 신세가 되는데  함께 만나게 되고 어린아이가 되버린 진시왕도 마법을 풀기 위한 구슬을 찾으러 간다는 스토리라인을 가진다. 재미있게 1권을 읽어버렸다. 구슬조각을 하나씩 찾아가는 진시왕은 2권에서는 어떻게 될 것인지 아이도 나도 너무 궁금하다.